애가 타고 노는 자전거에 바람을 넣지 않고 놔뒀더니 바람이
다 빠져서 벗겨지려고 할 정도더군요.

사실 자전거 요즘처럼 흔한때도 없지만, 동네에 자전거 포가 없습니다.

살때는 분해된거니까 트렁크에 넣고 왔다지만, 조립된 상태인걸 트렁크에
넣고 자전거 포를 찾아갈 엄두가 안나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언 2년을
애 자전거에 바람 한번 안 넣어줬네요.

어제 또 여편네의 성화가 시작된 겁니다. 대체 자전거에 바람 언제 넣어
줄꺼냐고 말이죠. =_=;;;


그때 갑자기 미쉐린 자동차용 펌프로 자전거도 넣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주차장에 가서 미쉐린 전동 펌프를 꺼내서 차 시동 걸어 연결하고, 애 자전거에
연결하려고 보니.. 노즐이 잘 안 맞더군요. 혹시나 펌프 뒷면을 보니까 여러가지
노즐이 있던데 자전거용 어댑터도 마침 있어서 그걸 자전거에 먼저 끼우고 바람을
룰루랄라~ 넣어 줬습니다.

어댑터가 있긴했지만 상당히 부실해서 들어가는 바람보다 세는 바람이 더 많데요..


그렇게 요란하게 펌프를 탈탈탈탈~~~~ 하면서 앞, 뒤 바퀴를 다 넣으니 제법
탱탱해져서 탈만하게 바람이 들어가더군요.

만족하면서 시동 끄려고 차에 가려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저기요, 제 아들 자전거에도 바람 좀 넣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_-;;;;

저랑 동년배쯤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애들 자전거를 끌고, 엉거주춤한 포즈로..

주말 방바닥 파기파의 동병상련이 느껴져서 넹~ 하고 또 탈탈탈탈~~~~~


얼레... 그 아저씨 자전거에 넣고 있는데 그 뒤로 자전거를 끌고 나온 아저씨들의
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OTL




결국 7대까지 잘 넣고, 8대째 넣다가...
미쉐린 전동 펌프는 하얀 연기를 내 뿜으며 근무 중 순직해 버렸습니다.

솔직히 미쉐린 펌프 2만원인가 주고 사서 별로 아까운 생각은 안 듭니다만..
30분 넘게 공회전 시킨 제 차의 휘발유가... 금싸라기 휘발유...

o(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