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달 정도 전에 일본의 친구가 정말 저렴하고 좋은 제품이 있다면서 볼트 스테빌라이져와 접지킷 세트를 보내왔습니다.

Full Spec이라는 정체불명의 제품인데 겉보기의 제품의 만듬새는 제법 괜찮더군요. 친구가 보내온 자료와 메일로 보내준 링크를 보니 노골적으로 상표명을 써가면서 'X이X즈마를 능가하는 성능 Full Spec' 이라고 선전하고 있더군요. 그 링크의 가격은 3천엔 중반대인데, 그나마도 친구는 다른 루트를 통해 2천엔 후반에 구입해서 EMS로 보내왔습니다.

내용 구성은 다른 볼트 스테빌라이져 제품들 처럼 검은 상자에 플러스와 마이너스 배선이 한 가닥씩 나와있고, 반대편에는 접지를 위한 3구의 브라켓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꽤 고급스럽고 듬직한(?) 느낌의 접지선이 각각 다른 길이로 5개가 포함되어 있으니 엄청 저렴한 셈 입니다.

그래서 이거 정말 믿을만한가 했는데 홈페이지의 소개에 나온 스펙도 나름 신뢰성이 있고, 그 친구를 비롯, 웹에서 열심히 찾아보니 몇몇 블로거들이 남긴 사용기에서도 제법 괜찮은 평판을 받고 있더군요.

그래서 보내온 정성도 정성이고, 해보고 뭔가 이상하면 떼어버리자 하고 달아보기로 했습니다.

헌데 변변한 복스 하나 없이 스패너와 바이스 플라이어 등의 몇 가지 소소한 공구만으로 작업하려고 하니 접지까지는 한계가 있더군요. 더군다나 제가 워낙 급한 성질에 떨어지는 손재주로 인해 DIY라면 아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인데도 다행이 작업은 쉽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동봉된 설명서에 접지 포인트에 따른 효과가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던데 복스가 없는 관계로 일단 아쉬운대로 헤드램프 부근에만 접지선을 한 가닥 물려줬습니다. 설명서에는 그곳이 헤드램프를 밝게 만드는 포인트라고 나와 있더군요. 사실 이 제품을 속는 셈 치고 달아보자 하고 마음먹은 이유도 밝은 전구를 끼워도 만족스러운 광량이 나오지 않는 헤드램프 탓도 있었으니까요...... . ^^;

장착 후 아직 주행은 못해봐서 리스폰스의 변화라던가, 출력상승이라던가, 연비 향상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만, 각종 램프의 밝기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특히 쉬프트 램프와 계기판, 심지어 번호판 조명까지도 밝아졌더군요. 라디오는 아주 큰 차이는 못느끼겠고, 나중에 CD들을 우르르 들고가서 진득하니 들어봐야 할 듯 합니다.

내친 김에 접지 마저 해야지 하고 복스세트도 하나 주문해뒀습니다. 그것도 조금 비싸긴 하지만 JIS 인증을 받았다는 대만 제품으로 주문했습니다. 몇 번이나 쓸런지 모르지만 기왕 사는 것 중국제 사서 한 두번 쓰고 버리면 그게 더 돈 아깝죠. ^^;

아무튼 공구 도착하는대로 접지까지 마저 다 하고, 연비도 좀 살펴본 후에 더 자세한 소감 추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