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 동안 아랄 슈퍼트로닉 0W40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만, 오늘 과감하게 아랄오일을 빼버리고 오일을 교체했습니다.

작년 봄에 넣으면서 후덜덜한 가격 때문에 적어도 1만 이상은 타고 교환하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꼬박 1년 동안 겨우 5천 키로 조금 더 타고 오늘 교환해버렸네요. (평소에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아버지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행거리가 정말 얼마 안됩니다)

1.6 엔진에 확실히 0W40이란 점도는 지나치게 무거운 느낌도 계속 들었고, 무엇보다 오일의 무거운 느낌만큼 떨어지는 연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하루라도 더 빨리 교환해주는 것이 오히려 돈을 버는 것이겠다 싶어 목표 주행거리의 절반 뿐이 못타고 비싸게 주고 넣었던 아랄오일을 쏟아버리게 되었습니다. 뭐, 사실 주행거리를 떠나서 아직 점도는 이상 없지만 넣은지 1년이나 되었다는 사실도 영 찜찜하더군요.

이번에 고른 오일은 와코스 슈퍼 스테이지 5W30 입니다. 이전부터 오메가 오일과 와코스 오일을 꼭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숙원 중 하나를 풀어보네요. 물론 같은 30급으로 4CR도 있기는 합니다만 가격도 후덜덜하고, 파워 계통은 올순정인 제 차에 무슨 4CR같은 사치를 부릴 필요가 있을까 싶어 그냥 저렴한 슈퍼 스테이지로 골랐습니다.

슈퍼 스테이지 오일은 꼭 과일 통조림같은 형태의 깡통에 옛날 음료수캔 따듯이 따서 따르도록 되어 있더군요. 때문에 남은 오일의 보관이 정말 애매합니다. 오늘은 트렁크에 보관하고 있던 여분의 아랄오일을 따라버린 후 거기에 따라왔지만, 다음 번에는 빈 병 하나 준비해서 가야 할 듯 하더군요.

더불어 캔타입으로 별다른 눈금도 없다보니 엔진오일 정량이 3.3L인 제 뉴프는 오일을 넣기가 참 애매하더군요. 그래서 일단 3L를 넣은 후 시동 한 번 걸어서 한 차례 순환시키고, 다시 게이지를 찍어보면서 나머지 0.3L를 보충해서 넣었습니다.

먼저 시동을 걸었을 때 과장을 좀 보태서 시동이 확실히 걸린 것인지 계기판을 다시 들여다 볼 정도로 아이들 소음이 확 사라졌습니다. 어째 아랄오일을 쓸 때는 시동을 걸면 냉간 상태의 아이들 중에 계속 '갈갈갈갈' 하는 불쾌한 잡음이 들려서 아버지가 차를 얼마나 험하게 쓰길래 차에서 경운기 엔진 소리가 난다고 몇 번 잔소리까지 하셨는데 그 소리가 없어졌네요.

그리고 전체적인 엔진 소음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오늘 오일 교환 후에 마눌님 병원 모셔다 드리느라 삼성동에서 서대문까지 가는 동안 옆에서 계속 '엔진이 갑자기 왜 이렇게 조용해?' 하고 물어보더군요.

더불어 가벼워진 점도 덕분인지 리스폰스가 무진장 빨라졌습니다. 속된 말로 살짝만 밟아도 쌩하니 달려주니 마음까지 후련하군요. 그 동안 40이라는 무거운 점도 때문인지 엑셀을 꾹 밟아도 한 박자 더딘 리스폰스에 참 답답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는데 말이죠. 마눌님은 '움직이는게 갑자기 무서워졌다.' 하고 표현해주십니다. 크흐흐...... .

집에 오는 길에 테스트 코스로 고른 곳은 역시나 저희 집 뒷산길인 북악 스카이웨이. 마눌님한테 팔각정가서 커~퓌 한 잔 마시고 가자고 꼬드기니 '왜? 오일 갈아줘서 막 달리고 싶어?' 하며 정곡을 쿡 찌르십니다.

역시 가볍게 치고 나가는 순발력과 가속력, 거기에 리어 보강킷으로 든든해진 차체 덕분에 청와대에서 팔각정 오르는 길이 평소보다 더욱 과감해지더군요. 팔각정 주차장에 주차하자마자 타이어 타는 냄새에 슬금슬금 도망가는 사람들...... . 으윽...... .

부드러운 엔진반응과 빨라진 리스폰스, 거기에 쉬프트 다운에서도 울부짖던 엔진이 이제는 훨씬 가벼운 음색과 함께 부드럽게 치고 올라가니 운전이 훨씬 즐거워집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선택한 와코스 프로 스테이지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는군요. 앞으로 주위에 엔진오일로 머리 싸매는 분들께 와코스 넣으라고 옆구리 쿡 찌르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