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으로 네번째 만화가 지면을 탔군요.

위 그림은 처음 전륜과 후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만들어본 러프입니다.

후륜이 너무 강조되어 있어 수정이 된 거죠.  

동물을 비교한 이야기는 제가 수년 전 이동희님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는 투스카니 출시 전이었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일본 출장을 다녀오신 분이 스카이라인

1세대부터 R32까지의 개발을 담당한 사쿠라이씨와의 면담 내용을 차세대 스포츠카 패널에

출장보고로 올린 내용에 나와있었고 그 부분을 이동희님께서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나중에 그 엔지니어 성함이 ‘사쿠라이 마사이치로’ 씨라는 것과 아주 작게 나온 사진도

입수하게 되었죠.  



그리고 만화를 그리면서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던 부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성캐릭터의 옷도 상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고 자동차가 달리는 그림에선

배경을 그리는데 차를 그리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에 다른 주에 출장 중 어린 따님 둘이 있는 지인의 집에 방문을 하는데 제 차가 따로

있었던 게 아니라서 가던 길에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곰, 강아지 등을 비롯한 동물캐릭터들을 그려주었는데 그때 받은 조금

황당하면서도 당연한 리퀘스트가 있었습니다.  

꼬마숙녀들에게서 나오기엔 너무나 당연한 건데 말이죠.

“공주 그려주세요……드레스 입은 공주요.”  

“저기…… 얘들아.. 수영복은 안되겠니?”

“…”

“에어로빅 옷도 가능해. 공주도 운동 할거 아니겠니.”
(빅토리아 시크릿도 일부 품목은 가능한데..라는 얘기까진 못 꺼냈고….)

이런 특이한 경우를 대비해 여성복 그림을 열심히 연습할 필요는 없겠지만 만화를 그리면서

등장 캐릭터의 옷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동물 캐릭터들은 그래도

아무렇게나 입히면 되는데 여성캐릭터의 경우 만화가 신문에 실릴 시기에 맞으면서도

적당한 옷을 골라주어야 하니까요.  결과물로 볼때는 별 것 아니지만 운전자세 에피소드를

그릴 때 쓸만한 스키복 이미지 찾는데 걸린 시간도 꽤 됩니다.

아무튼 만화를 위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들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화 특성상 글을 최대한 축약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제 표현력 부족으로 의도한 것과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어차피 어느 글이나 만화에서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나 문구를

찾아내는 분들은 항상 있습니다. 김주영님께서는 제가 오로지 후륜만이 고급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고급성을 추구하는 차에는 후륜구동이 더 어울린다는 일반적인 이야기였고 고급성

보다는 코스트가 더 중요한 보통의 니어럭셔리급은 전륜구동으로도 의도한 범위 내에서의

고급스러움을 충분히 가질 수 있겠지요.

요즘 차들의 주행감성 구분이 모호해진 부분은 100% 동의합니다.  더군다나 미국에서처럼

과속에 따른 범칙금이 어마어마한 경우 일상주행에서는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가끔씩

분명한 차이를 나타내는 상황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고급성이나 스포츠성을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후륜구동인 차가

있던가요?  픽업트럭 같은 경우는 당연히 논외로 쳐야 할테고 전륜구동 기술력이 없는 경우,

또는 피아트 124에 바탕을 두고 있는 라다의 일부차종 등을 예로 들 지 말고 찾아보면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주어진 길이도 짧고 원고료도 얼마 되지 않으며 차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개략적인 설명 이상을 끌어낼 수도 없는

만화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는 건 아니신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리어카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것의 차이에 대한 비교는 제가 생각해 낸 것은

아니고 예전에 학창시절에 레이스팀 선배에게 처음 들은 적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몇 번

들은 비유입니다.  이번 만화 초기 파일럿본을 보신 다른 동호회원께서 썰매의 예를

들어주셨기에 다시 수레를 끌고 미는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포함을 시킨거였죠.


에혀~~ 이제 또 다음 에피소드 뭐하나 고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