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침몰하던 위기의 닛산을 구해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22일, 곤 회장은 고려대에서 내외신 기자단들과 기자 감담회를 열었다. 르노삼성의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 조돈영 부사장을 비롯해 한국닛산의 그렉 필립스 사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곤 회장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르노삼성은 앞으로 르노의 플랫폼으로 개발

곤 회장은 르노삼성의 방향에 대한 질문에 “르노삼성은 더 이상 닛산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는다. QM5를 시작으로 르노의 플랫폼을 따르게 된다. 이로써 르노삼성은 더욱 볼륨이 커질 것이며 수출시장에서 닛산제품과 중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10%의 점유율을 보이는 내수시장에 대해서는 “한국시장에서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다. 양질의 제품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만족과 품질 향상에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르노삼성은 르노의 아시아 전진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각종 악재에 대한 해결책은 신흥시장 발굴 및 현지조달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답으로는 신흥 시장 발굴을 꼽았다. 곤 회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문제는 모든 메이커에서 겪는 공통된 어려움이다. 자동차 산업은 일정한 주기가 있기 때문에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라며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이 높다. 러시아는 성장세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유럽에서 가장 큰 신흥 자동차 시장이 될 것이다. 인도의 바자스 등의 회사와 합작해 신흥시장에 소형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강세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이른바 ‘로컬 소싱’이라 불리는 현지조달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은 “닛산은 80%정도가 현지에서 조달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환율이 적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로컬 소싱을 최대한으로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닛산이 무너진 이유는 도요타와의 경쟁 때문

곤 회장은 “과거 닛산이 무너진 이유는 도요타와 경쟁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경쟁에 집중하게 되면 무너지게 되어 있다. 경쟁사에만 신경 쓰고 소비자를 등한시하면 뒤처지기 마련이다.”라며 “실패를 통해서 얻는 것이 있다면 해볼 만하지만 실패를 통해서도 얻는 것이 없다면 안된다.”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함과 실패를 딛고 올라서는 추진력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닛산을 인수할 때 천명이 넘는 사람을 만났다는 곤 회장은 “상황을 잘 모르면 알기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을 구하고 답을 얻는다. 이런 과정에서 배울 점을 찾아내고 가장 중요한 가치를 정해 의사결정을 한다.”라며 철두철미한 분석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선택이 리더십이라 전했다.

한국에서도 GT-R 출시할 계획이다

곤 회장은 닛산의 고성능 차량인 GT-R을 국내에 소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닛산의 한국진출 선언 때부터 붉어져 나온 GT-R의 한국 출시는 국내 마니아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GT-R은 현재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모두 일본에서 차량을 주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서도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워낙 공급물량이 부족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공급이 안정화 되면 한국시장에도 당연히 GT-R을 선보일 것이다.”고 전했다.  


오토조인스 / 장종훈 기자 [autojang@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