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류청희입니다.

7월 말에 직장을 옮기고 나서 하루 출퇴근 거리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전에는 왕복 70~80km였던 것이 지금은 120~130km 정도 됩니다.
거리상으로는 60% 정도 늘어났지만, 시간상으로는 2배 가까이 걸립니다.
그 중 절반 정도는 자동차 전용도로라도 극심한 정체를 겪는 구간이죠.
원래 나무늘보급의 게으름과 느긋함에 젖어 살아왔지만, 유난히 길이
막히는 것은 참지를 못하는 탓에 며칠 사이에 성격이 무척 안좋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에도 종종 올라오는 내용입니다만, 요 며칠
정말 답답해서 저도 몇 줄 적어봅니다.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길 위에서 만나는 차들도 많아서인지, 답답하고
짜증나는 주행패턴을 보여주는 차들을 유난히 많이 맞닥뜨리게 됩니다.
방향지시등 켜지 않고 불쑥불쑥 들어왔다 나가는 차들이 부지기수인데,
대부분 꽤 긴 거리를 좌우 차선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비슷하게
달리게 되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게다가 차선변경이나 도로진출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면 여지없이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줄이는 차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방향지시등을 조금 일찍 켜고,
'끼어들지 못하게 막자!'고 달려드는 차의 뒤로 재빨리 들어가곤 하는데,
이런 전략(?)도 간파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괴로울 때가 종종 생깁니다.
지난주 후반, 서울의 엄청난 정체 속에서는 정말 내려서 한 대씩 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모두들 바쁜 분들이고, 어떻게든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은 같을텐데, '흐름'을
생각한다면 다같이 조금씩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흐름을 끊어가면서
오버액션 하시는 분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길은 다같이 쓰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쉬운 게 아닌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