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일요일)저녁 5시경에 내방역에서 이수역 내려오다가 접촉사고가 났습니다..

60제한속도인데 계기판상으로는 70정도 밟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골목에서 나와 급 1차선으로 질러가서 유턴하려던 세피아 차량이
제가 달리던 2차선 한 가운데에 갑자기 멈추더군요..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뒷 타이어가 lock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전날(토요일)에 내린 약간의 눈의 영향이 있는듯 했습니다..
(노면에 약간의 윤기가 있는 정도..)

끝에가서는 발BS도 약간 쳤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좌측 1차선에도 느낌상 차가 주행중일듯 하여
왼쪽으로 완전히 피하지는 못하고, 약간 핸들을 좌측으로 꺾어
다행히도 세피아의 문짝을 들이받는 상황은 모면하여,
범퍼 깜박이 부위끼리 접촉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경찰이랑 보험이 왔는데 처음엔 7:3을 말하더군요.. (제과실이 30%)
그런데 상대방 보험사직원과 제 직원이 서로 한참 사진찍고 실랑이하더니
제 보험사직원이 저를 잠깐 불러내어, 잘못하면 5:5가 나올수도 있다 하더군요..

문제는 스키드마크였는데, 너무 길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통사고분석사 자격증 문제집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스키드마크로 속도를 추정하는 공식이 있긴 있습니다..
이 공식은 평지와 맑은날, non ABS를 기준으로 하는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직원은 제가 잘못하면 제한속도 60의 20 초과인,
80으로 달렸다는 결론이 나오면 과실 20%포인트가 추가되어 5:5가 될 수 있다는겁니다..
황당해서 따졌습니다..
약간의 경사가 져 있고, 어제 내린 약간의 눈이 마르지 않아 노면이 미끌미끌한데 어떻게 그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냐.. 당장 내 타이어와 노면의 동마찰계수를 측정해서 적용하고, 토목공학 전공하는 친구 불러서 도로 경사각 측정하겠다.. 그럼 되는거 아니냐..

당황한 직원은 '5:5가 나올 확률도 있다는 뜻일 뿐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더군요..

접촉사고 수준이고 다치지 않은데다가 제가 대물보험이 없으므로
어차피 왠만하면 각자부담으로 웃으면서 헤어질 생각이었습니다만,
제가 20킬로초과 과속이라니, 그게 억울해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돈 모아서 다른 차를 사게 되더라도 엑순이는 그냥 갖고 있을 생각을 먹은지
불과 며칠 채 되지도 않아서,
ABS 있는 차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 이 시각 (새벽 4시반)까지 맴돕니다..
ABS 있는 차들은 실제로 과속으로 인한 과실이 있어도
스키드 마크가 거의 없을테니 그 과실조차 고려가 안 될 것이라는 생각에
ABS 없는 차량들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은 심정도 들더군요..ㅎㅎ

한달 쯤 전에 폭설왔을 때 ABS의 필요성을 조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이 생기니 짜증만 더해갑니다..
물론 60km/h를 살짝 넘긴 잘못은 있습니다만,
한가한 일요일 오후에 8차선 대로에서 계기판상 70 정도 밟은거라면
'안전운전'까진 아니어도 나름 절제한거라 생각하는데...

엑순이 가뜩이나 고쳐줄 부위 많은데, 휀다 판금에 범퍼 도색에 깜박이 교체까지..

걍 사람 안 다친걸로 돈 벌었다 생각하고 넘어가렵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