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요즘 수입차의 폭리와 불성실한 A/S처리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경재력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지불하고 정식수입차를 구매하려고 할 때에는 응당 거기에 따른 기대가치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넘게 더 웃돈을 주고 구입해야만 하는 정식수입차는, 그에 따른 A/S만 완벽하다면, 즉 소비자가 해당 차량의 문제에 대해 A/S기간 동안만큼은 최소한 아무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리라는 보장 만 있다면 구매메리트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국내 A/S센터는 차량의 수리가 아닌 파트교체만 수행하는 곳 같아 보입니다. 문제가 생긴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FIX할 수 있는 능력이 과연 존재하는지, 그나마 파트교체만이라도 제대로 하기는 하는지.

세계적인 명차를 수입해다 팔면서 정작 그 차량을 다루는 A/S센터는 동네 카센터만도 못한 현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손재주가 좋다고 합니다. 반면, 꼼꼼하지 못하고 대충대충하는 성격이 좀 만연한 것도 사실입니다. 부품뜯고 제대로 조립이나 하면 다행이지요.

똑같은 한국사람이 수리를 하면서 공임은 수입차를 다룬다는 이유 하나로 일반 카센터 공임의 몇배를 받기도 합니다.

좋습니다. 비싸게 받으려면 비싸게 받으십시오. 다만, 비싼 값어치를 스스로 한다고 생각할때에만 그렇게 하십시오.

얼마전 당좌거래정지 공시를 보다 낯익은 회사 이름이 보이더군요.

페라리, 마세라티의 공식딜러 쿠즈플러스.

기사를 뒤져보니 이태리 본사에서 정식딜러권을 취소했다고합니다.

지금 쿠즈 재고차량들이 중고차 딜러들한테 마구 넘겨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수천만원에서 1억 넘게 더 주고 정식 수입 페라리를 산 고객들은 그 권리를 어디가서 찾을 수 있을지.

그넘의 A/S가 뭔지... 그걸 볼모로 비싸게 팔았으면 책임은 질 수 있어야 할텐데.

요즘은 수입차만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샵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그 중 몇 군데는 값도 값이지만 정말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어차피 길어야 3년정도인 A/S에 대한 기대만 포기한다면, 직수입차량이 훨씬 매리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입니다만, 국내 수입차 판매의 대부분이 리스 형태로 나가는데 이것이 국내수입차시장을 많이 왜곡시키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차피 세금으로 낼 돈을 세이브하는 개념으로 타서 그런건지 값에 대한 저항도 크지 않게 되는것 같고, A/S기간 만료와 리스기간 만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니 2-3년 타고 문제생기기전에 (돈 들어가기 전에) 버리고 다시 새차로 계약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차사기 쉽고 바꾸기 쉬우니 신기한 현상중의 하나가 작년까지만 해도 강남길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던 렉서스 ES330은 신형 350이 나온 이후 요즘엔 정말 보기 힘든 차가 됐습니다.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입니다.

이렇게까지 비약하고 싶지는 않은데, 부동산 폭등으로 쉽게들 돈벌어서 그런지, 아니면 로또로 대박맞은 사람들이 한달이면 4-50명씩 나와서 그런지, 탈세가 만연되어서 그런지, 제값보다 비싸게 책정해도 잘 팔리고 소비자의 권리는 무시되는 현실이 통용되는 국내수입차시장에서 정작 엄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은 뼈빠지게 벌고 모아 좋아하는 차를 사고 싶어하는 우리같은 매니아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