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페이스북이나 다른곳을 통해서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얼마 전 차를 바꾸었습니다. 

아래는 얼마전까지 타던 94년식 E34 530i입니다.








제가 E34를 구입한 것은 2년 반 전이었습니다.

원래는 E30을 사려 했는데 구하는 동안 인연이 닿는 차를 만나지 못했고 그러다가 94년식 530i를 사게 되었죠. 

처음에는 주로 혼자 탈텐데 너무 큰 차를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친구들과 함께 움직이는 일이 많아졌고 4~5명이서 당일거리로 여행을 다녀온 경우도 종종 생겼는데 

그때마다 이 비머는 정말 충실한 애마가 되어주었습니다. 

편하게 타기에도 좋으면서 운전재미도 꽤나 좋았기 때문에 늘 '이 차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늘 하곤 했지요. 

매일 보는 차임에도 불구하고 현관문을 나서서 차를 향해 걸어갈때마다 '내차지만 참 멋있다'는 생각을 매일 했구요. 

외관 컨디션은 수준급은 아니었지만 적당한 상태여서 주차장에서 새로운 문콕이 생겨도 마음아프지 않을만큼 

편하면서도 어디가서 부끄럽지는 않을 정도였고 의외로 잔고장도 거의 없어서 메인터넌스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조만간 브레이크를 교환할 때가 되어서 브렘보 로터에 아케보노 패드의 조합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었고 타이어도 

교환주기가 되어서 다음엔 뭘로 할까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면서도 사실 다른 차에 눈을 돌리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워낙 싫증을 잘 느끼지 않고 편한것에 좀 

안주하는 편이라 차도 잘 바꾸지 않습니다만 너무 그런 성향도 좋지는 않은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는 있거든요. 

변화를 두려워한다고나 할까...제가 그런게 좀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변화를 좀 줘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죠. 

제가 제 530i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만이라면 뒷좌석 헤드레스트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뒷시야가 넓다는 점은 있지만 뒷좌석 승객의 안전에는 아무래도 불리한 점이 있으니까요. 

특히 최근에는 여럿이서 같이 움직이는 일이 종종 있다보니 그 점이 점점 더 불안요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 친구 안종호 (지난번 고등학생 카트레이서 미국 현지훈련 게시물 http://www.testdrive.or.kr/index.php?document_srl=1458336 의 찬수 아버지)가 겨울방학때는 찬수, 성현이와 함께 자신도 미국에 올 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E34로는 조금 공간이 부족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 

물론 그때가서 필요한 차를 렌트하면 됩니다만 이게 차를 바꾸는 핑계거리중 하나로도 작용하게 되더군요. 

일단 현재로서는 SUV나 미니밴은 아웃오브 안중이고 해서 다른 차종 중 공간이 좀 여유로운 차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E34를 살 무렵에 거의 구입직전까지 갔던 벤츠 E클래스 왜건입니다. W124 Estate라고도 하고 S124라고도 하죠. 

이 차를 사면서 떠나보낸 E34보다는 외관 컨디션은 조금 더 낫습니다. 

인테리어 상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으나 암레스트를 겸하고 있는 센터콘솔이 망가졌고 전 차주가 애프터마켓 

용품을 나사로 박았다 뗀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순정 오디오는 카세트와 라디오만 되는 유닛인데 카세트테이프가 들어간 채 걸려버려 라디오밖에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운전석쪽 뒤스피커만 소리를 냅니다. 

E34는 대시보드 디자인 때문에 오디오를 바꿀때 Business CD43이라는 순정 유닛으로 업그레이드 했는데 

S124의 대시보드 디자인은 오디오가 반드시 벤츠 순정 유닛이어야겠다는 삘이 꽃히지는 않아서 애프터마켓 

제품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이 차는 나중에 귀국할때 가지고 들어간다면 쌍용 체어맨과 호환되는 부품이 많아서 유지보수에 유리한 면도 좀 

있을것 같고 자동변속기라 부모님께서 운전하실 일이 생겨도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달 반이 지나는 동안 이 차로는 약 6천km정도 돌아다녔습니다. 

전에 타던 E34에 비하면 옵션도 많이 빠져있고 운전재미에 있어서도 떨어지지만 일상적으로 타기에는 무척 편하고 

조용한 차입니다. 

W124 세단과 쿠페에는 옵션으로 들어간 후륜 셀프레벨링 서스펜션이 왜건에서는 기본장비인데요, 제 차에 

문제가 있는건지 원래 이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댐핑이 무른 느낌입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고, 또 이 차가 코너링머신인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조금만 더 

뒤쪽 서스펜션이 탄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도 몇 번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고속빨은 좋더군요. 

3.2리터 M104엔진은 89.9 x 84로 의외로 약간 숏스트로크입니다만 전반적인 주행영역에서의 토크는 꽤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E34 530i의 M60B30엔진은 84 x 67.6의 상당한 숏스트로크에 3.0리터 V8이어서 상당히 독특한 성격이었는데 반해 

E320의 직렬 6기통 엔진은 실용적이고 편하지만 별다른 감흥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연비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떨어집니다. 

시가지주행이 많은 일상주행에서의 연비에서는 예전의 530i보다 좋은데 고속도로 주행을 주로했을때의 연비는 

오히려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얼마전에 이베이에 190E 2.6에서 빼낸 5단 수동변속기가 매물로 올라왔던데 M104엔진에도 맞는다고 하더군요. 

 꽤 탐나는 물건이기는 했지만 총알도 그렇고 해서 그냥 넘겼습니다. 

한달반이나 지나서 이제는 이 차에 완전히 적응되기는 했지만 지금도 길가다 E34를 보면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참 쳐다보게 됩니다. 














좌우 리어뷰 미러의 크기가 다른 것은 처음에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던 부분입니다.  

농담삼아 2:8 가르마라고도 얘기하곤 하죠.



리어 페이싱 3열 시트가 있어서 7인승이기도 합니다.  

뒷좌석 가운데자리까지 헤드레스트가 달려있는 점이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