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점검을 하기 위해 RS2를 거라지에 입고 시켰는데, 마음이 적적하던 차에 아기다리고기다리던 1/18 RS2 모형이 도착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타이밍으로 제격이죠. 해외 아우디 S2 포럼에서 다이캐스트 사업을 하시는 회원분이 포럼 회원들을 위해 프리오더를 진행 했었는데, 그 기회에 모형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 3개월 정도 기다린 것 같군요.

 

여러 회원님들이 그러시듯, 저 역시 자동차 모형을 많이 좋아합니다. 플라스틱 모형 제작도 옛날에는 많이 했었는데 결혼 하면서 접었고, 다이캐스트 모형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RS2는 한 1여 년만에 구입한 다이캐스트로군요.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실제 가지고 있던 차량을 다이캐스트와 함께 소유한 적은 한 번도 없었군요. 기왕이면 모형의 색깔도 실제 차와 같이 라구사 그린 이었으면 참 좋았을 것을.. 모형이 한정판이라 RS블루 한 가지로 나오는 것이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모형의 퀄리티는 최고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이는 부분의 디테일을 많이 살리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그리고 1/18 스케일로는 유일의 RS2 모형이기에 그런 것은 다 참아 줄 수 있습니다.

 

 

아우디의 레이싱 헤리티지를 떠올리실 때 랠리만을 생각하신다면.. 아우디의 반 쪽면만을 보시는 겁니다. 랠리는 물론 여러 온로드 경주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RS2를 비롯한 아우디 고성능 모델에 많은 영향을 끼쳤겠죠.

 

제일 위의 두 차량은 1991/1992 시즌 아우디 V8 DTM입니다. 지금 DTM 차량을 생각한다면, 당시 차량들은 정말 자동차 처럼 생겼었습니다. 아우디 V8은 1990 및 1991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요. 발터 뢸, 한스 요아힘 슈턱 등 걸출한 드라이버들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사실 슈턱은 사진에 보이는 4대의 경주차를 모두 몰았습니다.) 엔진은 3.6리터 V8이고 풀타임 4륜구동을 사용했습니다. 92 시즌에는 아우디가 약간 꼼수를 부리다가 (크랭크샤프트를 규정에 맞지않게 개조해서 사용) 걸려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DTM에서 철수했습니다.

 

V8 밑에 있는 차량은 1988 미국 SCCA Trans Am 시리스에 출전한 아우디 200입니다. 미국산(?) 유명 드라이버인 헐리 헤이우드와 슈턱이 드라이버 였고요. Trans Am을 완전히 평정해 버려서 SCCA가 4륜구동을 금지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차량이기도 합니다. "Unfair Advantage"라는 말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유럽은 물론 미국 땅에서도 저 표현은 아우디와 언제나 함께 했었습니다.

 

그 아래 차량은 1989 IMSA GTO 아우디 90 입니다. 88년 시즌 이후 아우디 200이 SCCA 주관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되자, 규정이 느슨한 IMSA로 옮겨서 출전한 차량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첫 출전한 1989 시즌에 한스 슈턱이 드라이버 타이틀 3위, 아우디가 매뉴팩쳐러 2위를 했습니다.

 

아우디 V8을 제외한 두 레이스카들은 모두 RS2와 같은 아우디 5기통 엔진을 얹었습니다. 다만, 아우디 200의 경우 크로스 플로우 헤드가 아니라서 흡기 및 배기 매니폴드가 엔진의 같은 방향으로 뻗어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IMSA 아우디 90 모형의 5기통 엔진 모습입니다. 터보 브레이스 하며, 에어필터 격벽 등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생긴건 지금 기준에서 보면 쇳덩어리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720마력의 출력을 내는 괴물이기도 합니다. 아우디 4륜구동의 특성 상 엔진이 앞으로 많이 튀어 나왔는데, 무게배분을 생각할 때 레이스카로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앞으로 뻗어나온 모습에 뭐라 할 말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상해 보이는 설계로 경주에서 대단한 성적을 거뒀으니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한 것이겠죠.

 

꼭 최고 성능의 차량이 아니더라도, 아우디가 앞으로도 남자의 마음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차량을 계속 출시해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다이캐스트 회사들도 분발해서 좋은 모형을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