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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46 M3는 M3뱃지를 단 3세대 모델입니다.
직렬 6기통 독립쓰로틀 3.2리터에 343마력(북미형 333마력)을 발휘하며 8000rpm을 돌릴 수 있는 유닛입니다.
2022년 타보는 2002년형 M3의 느낌이 왜 다른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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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처음으로 E46 M3를 시승했을 때 탔던 SMG2모델은 내부적으로 수동과 동일한 구조를 가진 덕에 로직을 이해하면 스포티한 운전에 잘 맞았고, 부족한 기능적인 부분을 운전자의 개입으로 운전의 완성도를 합작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E60 M5의 SMG3도 비슷한 느낌으로 운전해야하며, 이는 업시프트할 때 가속패달을 밟고 놓는 박자와 다운시프트할 때 가속패달을 살짝 튕겨주면서 Rev. matching하는데 운전자의 발조작이 들어가면 운전의 재미가 극대화 되는 부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기초는 수동변속기의 운전기술에서 그대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그렇게 발조작을 넣을 거면 첨부터 클러치를 밟고 변속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Fun driving의 기초인지도 모릅니다.

M의 수동변속기는 절도가 있고, 묵직하게 물리며, 순정의 스트록이 결코 짧지 않지만 구지 짧게 하고 싶지 않은 무게감이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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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동안 거의 30대도 넘는 E46 M3를 타봤을 겁니다.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어떤 상태가 최상인지 어떤 느낌이 좋은 느낌인지를 몸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차에 올라타자마자 몇가지 테스트만으로 엔진의 작동상태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차를 처음 몰았던 20년전 E46 M3의 후속은 얼마나 대단해질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당시 최신형 M3의 완벽한 감성과 적당한 무게에서 오는 날렵한 핸들링 그리고 배기통이 찢어질 것 같은 철판 떨리는 배기음은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자극적이었습니다.(북미형은 다운파이프가 달라 철판 떨리는 음색이 적게 들림)

E36 유로버젼 323마력짜리 M3가 실력은 출중했지만 감성면에서는 E46 M3의 자극에 미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E46의 등장이 예고하는 앞으로 이어져나갈 M3의 계보와 방향성은 너무나 명확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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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2 M3가 V8로 바뀐 것에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NA 8000rpm오버에 420마력의 최대출력은 좀 많이 무거워지긴 했지만 GT성향이 강해졌으니 잃는것과 얻는 것에 대한 상계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E46 M3의 존재감은 E92 M3의 등장으로 희석되지 않았으니 모든 조합이 M3의 뱃지에 가장 어울리는 차는 E46 M3라고 주장할 법도 합니다. 여기에는 직렬 6기통 독립쓰로틀 방식의 엔진 사양이 주는 상징성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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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주행거리에 대한 선입견이 많지만 수많은 차를 복원해본 경험으로 보아 주행거리보다 중요한 것이 더 많으니 주행거리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편입니다.
16만킬로를 바라보는 차를 테스트하면서 이보다 더 좋게 만들기 힘들 정도로 좋은 느낌으로, 20년된 차를 운전할 수 있다면 이차를 신차 상태로 타는 경우보다 더 큰 감동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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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46의 단점도 많지만 그런것들을 덮을만큼 장점이 많기에 좋은 점을 느끼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는 이런차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이런차를 접하는 순간 자체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2000년대 초반 고성능 차들을 생각하면 20년 후에 당시의 차를 지금처럼 그리워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E39 M5나 W210 E55 AMG, C5 RS6와 같은 수퍼 세단들이 아니더라도 질감과 운전재미가 훌륭한 E46 330i나 E39 530is와 같은 차들만 타도 이게 그냥 당연했던 시기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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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M엔진들은 예민하지만 완벽하게 도는 M엔진은 정말 화끈합니다.
특히 엔진내부가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E46 M3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런 상태라면 국보급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증요한 점은 16만킬로대에 Internal condition이 완벽하면 현재의 상태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경험상 포르쉐 수평대향 엔진 6만킬로대에 스크레치 없다고 안심못하는 이유는 그 이후의 진행을 예측하지 못하는 아직 어린 엔진이기 때문에 그렇고 15만킬로에 스크레치 없다면 이미 진행될 수 있는 고비들을 잘 넘긴 상태이라 그 이후에 갑자기 스크레치가 전개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리 방법과 주행습관이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4000rpm정도를 오가면서 변속을 하며 주변의 차들보다 반템포 정도 빠르게 움직일 때의 느낌은 대략 150마력 정도 더 여유를 가지고 주행하는 경우라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토크빨이라고는 없지만 그래도 3.2리터가 주는 여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메이커에서 자연흡기로 1리터당 100마력 이상으로 출시된 엔진이 거의 없던 시절에 나온 엔진이라 지금 처럼 과급으로 쉽게 힘을 만드는 것과 비교하면 설계된 가변 캠 타이밍 기구의 회전수별 캠각의 변화나 흡기 시스템에 적용된 유체가 흐르는 곳의 설계 그리고 배기매니폴드의 형상이 주는 효율 등 정말 대단한 엔지니어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면 모든 것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최적의 힘이 나오고 어느 하나라도 100%상태가 아니면 엔진의 매력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칩니다.

개개인의 역사로 봐도 20년이라는 시간은 길고 많은 일이 일어나는 시간입니다. 자동차 업계의 20년도 정말 이렇게 바뀔 것으로 최소한 2002년에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빠른차들은 늘었지만 재미있는 차들은 줄어들었습니다.
본질보다는 보이는데만 급급합니다.

실내장비를 버튼으로 조작하지 않고 스크린 터치를 이용하는 방식을 전 경멸합니다.
정말 밥맛없고 운전할 때 집중력을 깨기 때문에 결코 좋은 방식이 아닙니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휴대폰을 보느라 눈이 피곤한데 자동차의 계기판까지 LED스크린이라는 것이 끔찍하다고 말씀하신 테드 회원 정근규님의 말씀에 너무나 공감이 갑니다.

전동화의 바람은 부자연스럽기 그지 없지만 일정 비율은 전동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멍청한 환경론자들이 말하는 전망대로 전기차가 절대 비율이 될 것이라 믿지는 않습니다.

20년전 명차를 논하며 미래의 방향성까지 연결시켜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만 빠르고 그럴듯한 전기차가 많아질 수록 E46 M3와 같은 차들은 더욱 더 돋보이는 아이러니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20년 전에 20년된 82년형 차를 시승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90년대 이후 나온 차들은 잘 복원되어 있으면 운전하기 너무 좋고 안전하며 관리가 수월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출력이 크면 빠르게 달릴 수 있고, 안정적이며 기계적인 신뢰성이 매우 높습니다.

브랜드들이 고성능 모델을 만들겠다는 야성을 감추고 환경론자들에 책잡히지 않는 말잘듣는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과학은 철저히 과학으로 접근해야지 거기에 이념과 정치가 개입되면 본질이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환경문제와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 과연 과학적 접근이 어느정도의 비중으로 적용되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잘만들어진 내연기관이 우주선을 만드는 노력 이상이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우리 곁에서 명차들을 접할 수 있음은 대단히 감사할 일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