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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트랜드 2010년 6월호에 실린 저의 컬럼의 원본 원고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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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신형 BMW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다른 BMW에는 다 달고 있는 3자리 숫자 배지 대신M5라고 씌여있는데, M5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안다는 매니어들이라해도 이렇게 오래된 BMW M5가 있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짝퉁 M5로 생각하고 도로에서 시비를 걸기 일쑤다.

 

이번호에부터 자동차 복원의 달인들이 관리하는 진정 사랑받는 애마를 연재하는데 있어 첫번째 주인공은 BMW E34 M5이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생산된 BMW 5시리즈의 코드네임은 E34이다.

국내에는 520i 525i 그리고 V8 3.0리터의 530i가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있고, M5는 정식수입이 된 적이 없다.

 

BMW E36 3시리즈를 시작으로 헤드라이트에 글래스커버를 씌우기 시작하면서 튀어나올 것 같이 부리부리한 눈은 E34를 마지막으로 사라져서 그런지 아직도 많은 BMW 매니어들에게 E34는 가장 카리스마있는 마스크와 아름다운 바디를 가진 BMW로 통한다.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 수학 정석책 가장 앞장에 잡지에서 오려 붙인 E34 5시리즈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으니 마음속에 E34는 필자에게도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부동의 드림카였다.

 

이번호 주인공인 92년식 E34 M5의 오너 민준호님은 형님이 독일에서 직수입해온 E34 M5 2007년도에 자신의 수중으로 데려와 만 3년이 넘는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복원작업을 거쳐 이제는 완전한 상태로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어놓았다.

 

3년 동안 4500만원을 투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첫째 E34 M5를 너무나 사랑했다는 점, 둘째 민준호님이 데려온 날부터 시작해 애마의 상태가 건강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중간에 포기하기엔 그동안 고생한 것이 너무 억울해 끝장을 보자는 끈기가 발동했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한다.

 

독일에서 엔진도 공수했고, 일본 경매사이트를 통해서 6속 변속기도 공수했다.

민준호님은 밤낮으로 E34 M5포럼을 뒤진 경륜으로 E34 M5에 대한 논문을 쓰고도 남을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었다.

 

멀쩡한 신형 BMW를 사고도 남을 돈과 열정을 18년이나 된 차에 쏟아 붓는 그의 내면세계를 한번 살펴보자.

매니어라면 누구나 드림카를 가슴에 품고 산다.

 

젊었을 때 동경하던 차는 돈이 없어 못사고, 정작 나이가 들어 살 수 있는 여력이 되면 젊었을 때 동경하던 그 멋진차는 그저 구닥다리 고물이 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해 드림카와의 인연을 결국은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중반 아우토반에서 포르쉐를 비롯해 BMW, 벤츠, 아우디의 위상은 정말 대단했다.

요즘이야 성능과 주행성능이 어느정도 평준화되었기에 독일차만의 독보적인 영역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90년대 초반만하더라도 독일차는 고속도로에서 지존 그 자체였다.

 

그 중에서도 M마크나 AMG 혹은 RS마크를 단 독일제 세단은 그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였고, 당시 BMW E34 M5, 벤츠 E500 AMG, 그리고 아우디의 RS2는 아우토반 1차선의 황재와 같은 존재였다. E34 M5는 당대 벤츠 E500과 유일하게 경쟁을 펼치던 유일한 수퍼세단이었다.

 

E34 M5는 당시에 수퍼세단의 기준으로 초기형 직렬 6기통 3.6리터 315마력 사양이 92년 하반기부터 3.8리터로 업그레이드되면서 340마력이 되었다.

민준호씨에게 E34 M5는 드림카였고 인연을 맺은 케이스이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없는 E34 M5는 차 좀 좋아한다는 매니어들에게도 생소한 차종이다.

 

최신형 M3 M5의 제원이나 외우면서 껍죽대는 어린 매니어들의 눈에 E34 M5는 그저 눈이 부리부리한 폐품에 지나지 않는다.

 

민준호님은 E34 M5는 모던한 주행감각에 레이싱 정신이 필터링없이 그대로 적용된 진정한 스포츠 세단의 원조라고 말한다.

 

형님소유 당시 그동안 악덕 튜닝샾 및 정비업소의 썩어빠진 행태로 E34 M5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병든 E34 M5를 복원하면서 황당한 사실들을 알게되었다.

 

3.8 후기형 엔진이 장착되어 있어야할 민준호님의 E34 M5에는 3.6전기형 엔진이 들어있었는데, 수리를 맡긴 튜닝샾에서 민준호님의 3.8엔진을 대신 3.6엔진으로 교체를 해놓고 3.8엔진은 어디론가 빼돌렸는가 하면, 각종 주요부품들이 M5것이 아닌 일반 5시리즈것으로 어거지로 개조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차의 문제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러한 사기작업에 아끼는 애마가 병든 것을 생각하면 울화가 터졌지만 그때부터 모든 부품을 직접 독일에서 공수하고 믿을 수 있는 샾(용인소재 와프)에서 전담으로 수리를 하면서 차츰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독일에서 중고 엔진을 통째로 수입했음은 물론 그 엔진을 다시 한국에서 정밀하게 오버홀해서 장착했다. 독일 이베이는 틈이날 때마다 들어가서 사는 수준으로 그동안 독일 이베이를 통해서 구입한 물건값만 3000만원어치가 넘는다고 한다.

 

E34 M5의 후기형 3.8 3900대 정도밖에 만들어지지 않아 특히 부품 구하는 것이 좀 까다롭고 엔진관련 부품이 상당히 비싼편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없는데다가 전국을 다 뒤져도 E34 M5는 국내에 3대뿐이라 이차에 대한 정비노하우나 정보를 국내에서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차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먼저 포럼등의 사이트를 통해서 철저히 파악한 후 정비를 맡기는 것이 효과적으로 차를 수리하는 방법이라고 민준호님은 말한다.

 

단종된 지 15년이 지난 차종인데다가 엄청나게 소량으로 생산된 차종이지만 원하는 부품은 모두 신품으로 구입 가능하다.

 

단종되기가 무섭게 부품까지 단종되어 시중에서 신품 부품 구하는 것이 불가능해 폐차장을 전전긍긍해야하는 국산차와 BMW는 한마디로 올드카 고객을 배려하는 철학자체가 다르다.

소모품이 아닌 경우 이베이를 통해 중고부품을 찾는 노하우도 E34 M5를 비교적 쉽게 관리하는 노하우로 한몫 했다.

 

얼마전 순정 6속 변속기로 스왑을 하는 과정은 민준호님이 얼마나 E34 M5에 대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꽤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일본 경매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온 E34 M5 5속 수동변속기는 민준호님이 보기에는 분명 6단이 맞았다. 외관상 그 차이를 일반인들은 알아채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작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민준호님은 그 차이를 단박에 발견한 것이다.

 

그는 그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주문을 했는데, 한국에 도착한 변속기의 레버를 잡고 6단에 넣어보니 민준호님 생각처럼 6단에 정확히 기어가 물렸다.

 

이 변속기를 판매한 일본인 오너 역시 E34 M5를 소유하고 있고, 변속기 한 개를 여분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그 변속기가 5단이었던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E34 M5의 최종버젼 약 750대에 6속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었고, 중고로 6속 변속기를 구한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인데다 설사 매물로 나온다해도 가격이 500~600만원으로 부르는게 값이었다.

 

민준호님은 눈썰미하나로 시중가에 1/5도 안되는 가격에 6단 변속기를 올릴 수 있었고, 이렇게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6단 변속기를 장착하느라 교체한 리어 디퍼렌셜과 프로펠러 샤프트까지 E34 M5한대분의 파워트레인을 여분으로 가지게 되었다.

때문에 누가 E34바디만 제공하면 E34 M5한대를 똑같이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덩치가 크고 무거운 파트들을 집안에 보관할 수 없는바 지금은 단골 튜닝샾에 보관중이다.

보통 아무리 빠르고 멋진차라해도 신차로 구입해서 한 2,3년 타다보면 질리고 다른 신형차들이 눈앞에 아른거려 차를 오래 소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빠르고 비싼 스포츠카일수록 오너들의 소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경우를 보면 궁극적으로 차의 진정한 가치를 판단할 때 그차가 가진 가격표나 시험성적표와 같은 상세제원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훌륭한 그림은 화가가 죽고 나서 빛을 발한다고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작곡가가 유명을 달리한 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올드카중에서 가격을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치로 판매되는 차량들은 당대에 판매되었던 가격에 10배 많게는 100이상의 가격으로도 수집가들은 구하지 못해서 안달인 경우가 많다.

 

보통 희소차량의 가치가 높아지는 경우는 생산배경이라든지 그 차량이 판매했을 당시 어떠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탄생의 배경이나 판매당시 경쟁브랜드와 어떠한 경쟁구도에 놓여있었는지 혹은 어떤 사람이 오너였는지등등의 요인으로 인해 차의 가치는 향후 가파른 상승곡선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E34 M5 BMW의 역사속에서 할 이야기 많은 차종이다.

E34 M5 BMW M Gmbh에서 수공으로 만들어진 마지막 모델이었으며, BMW의 전설인 M1경주용엔진을 별다른 튜닝없이 그대로 올린 차종이 바로 E34 M5이다.

 

당시 3.5리터 블록은 M3에 사용되던 3.2리터(스몰블록)와는 완전히 다른 블록으로 빅블록으로 구분된다.

M1M635CSi, 그리고 초대 M5였던 E28 M5에 이 3.5리터 286마력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되었고, 이 엔진을 보어업해서 3.6 3.8로 진화된 엔진이 E34에 올라간 것이다.

 

이 빅블록 독립쓰로틀 엔진은 요즘 BMW의 전차종에 장착되어 있는 더블바노스라고 하는 가변캠타이밍 장비가 없어 7000rpm이 넘는 고회전(E34 M5의 회전한도 7200rpm)을 커버하기 위해 아주 정교한 캠세팅과 엔진 밸런싱이 되어 있는 엔진이다.

 

엔진의 초점이 고회전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공회전시 할리데이비슨처럼 불규칙한 진동을 만드는 것도 E34 M5의 매력포인트이다.

게다가 쓰로틀 바이 와이어와 같은 장비가 없어 가속패달과 쓰로틀바디가 옛날차들처럼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ABS를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주행안정장치도 장착되어 있지 않다.

 

요즘처럼 가속패달을 밟으면 신호로서 쓰로틀 밸브를 열고 닫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하는 느낌이 매우 정직하고, 하이드롤릭 리프터(Hydraulic lifter)라고하는 밸브간극 유압조절장치가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밸브간극이 연출하는 착착착하는 엔진 작동음도 일품이다.

 

요즘은 스페셜 모델도 일반 양산 생산라인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양산 브랜드에서 수공으로 차를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E34 M5가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좋은차를 만들기 위해서 예산의 한도를 정하지 않고 무한의 노력과 시간을 투여해서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요즘과 달리 독일차들이 미국시장이나 일본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유럽의 하이오너들만을 위한 철저히 유럽시장 전용 스포츠 세단을 만들던 때의 차라는 점도 특이하다.

 

민준호님이 E34 M5를 아끼고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이차가 나중에 희소성이 극대화되어 부동산투자처럼 가격이 올라갈 것을 기대해서는 아니다.

 

다만 차의 가치를 알고 소유하는 과정속에 복원이라는 새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그저 최신형차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딜러로 달려가 돈을 주고 신차를 출고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매력이 있다.

 

죽마고우는 살아온 세월 동안 공유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함께 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E34 M5는 민준호님과 가장 힘든 과정을 함께했고, 함께 밤을 지새운 죽마고우인 셈이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