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집중호우가 내리던 오후 올로드콰트로를 타고 성수대교를 건나 강변북로 방향으로 우측으로 돌다가 좌측으로 감아나가는 램프를 지나면 동부간선도로를 탈 수 있습니다.

성수대교 북단에서 강변으로 나가는 램프의 진입하는 우측코너는 역뱅크라 빠른속도로 들어가면 밸런스 잡기가 어려운 코너이기도 합니다.

보통 안전하게 진입하는 속도가 마른노면 기준으로 80km/h부근인데, 역뱅크라 차의 롤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곧이어 좌측 램프 역시 80km/h를 꽉채워서 진입해서 코너에서 가속을 과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워낙 폭이 좁아 언더스티어가 생기면 골치 아픈 그런 코스입니다.

다만 노면이 정말 매끄럽고, 전방이 완전히 보이는 상황이라 전방에 차가 전혀 없는 상황을 보면서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같이 비가 많이 내리게 되면 평소에 80km/h로 진입하는 속도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올로드콰트로 기준으로 좌측 램프 73km/h정도 진입해서 가속패달에 발만 대고 돌다보면 4바퀴가 접지의 한계에 걸쳐서 미세하게 노면에서 미끄러짐을 느끼게 되는데, 코너탈출 직전 75km/h 상황에서 급격한 오버스티어 발생했습니다.

 

ESP는 켜져있는 상황이었고, 상황은 제동없이 카운터스티어 90도만큼 우측으로 돌렸다가 재빠르게 스티어링을 원위치하는 것으로 후륜이 그립을 잡으면서 털리는 현상 전혀 없이 매끄럽게 복귀되었습니다.

뒷좌석 카시트에 딸아이와 수다를 떨고 있던 상황이었고,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었을 정도로 딸아이도 전혀 어떤 상황인지를 눈치챌 수 없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 깨끗하게 마무리된 것이지요.

 

제가 스티어링을 되돌리는 바로 그 순간에 ESP의 경고등이 깜빡이는 것을 보았는데, 이때 TCS를 작동시켜 엔진 파워를 죽이고 독립제동을 거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가 느끼기에 독립제동이 실제로 개입되진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보통 독립제동이 들어오면 ABS작동하는 작동음은 물론 차의 속도가 눈에 띄게 줍니다.

따라서 ESP의 도움없이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티어링 휠을 되돌리는 동작이 늦었을 경우 리버스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일어난 현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콰트로의 빗길코너에서 가속패달 On상황에서는 의외로 오버스티어가 발생할 수 있다.

 

- 회전할 때 전륜의 후륜에 비해 빠른 회전수의 1/3정도의 파워가 후륜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코너에서 가속패달을 밟아 늘어나는 힘의 일부가 후륜에 구동력을 증가시키는 원리로 토크가 좋은 콰트로일 수록 이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2. ESP는 70km/h이상의 빗길에서 만나는 급격한 오버스티어에 곧바로 반응하지 않는다.

 

 - 제가 접했던 상황처럼 좌코너 오버스티어 상황은 스티어링 입력이 좌측, 하지만 차의 회전력은 우측으로 도는 상황입니다.

 이때 ESP는 전륜 조수석바퀴에 제동을 걸어 차를 지붕위에서 보았을 때 시계반대 방향으로 진행되는 회전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시계방향의 회전 모멘텀을 일으키는 동작을 합니다.

 

 - 즉 우측으로 카운터를 주는 양이 너무 많았거나 아니면 원위치하는 타이밍이 조금만 늦었어도 조수석 앞바퀴에 제동이 걸려버려 발생하는 급격한 회전력에 우측 가드레일을 쳐박았을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3. ESP가 켜져있는 상태에서 중속 이상의 속도에서 만나는 오버스티어때는 카운터를 짧게 치고 되돌리는 동작이 아주 재빨라야 한다.

 

 - 이 동작이 늦으면 차는 리버스를 먹고 급격히 카운터 방향으로 차가 튀어나갈 수 있습니다.

 - ESP의 독립제동은 스티어링 앵글센서 즉 스티어링을 꺽은 양과 실제로 차가 회전하는 양(Yaw센서에 의해 감지되는)과의 차이에 의해 작동합니다. 즉 스티어링을 꺽은 방향대로 제대로 진행을 하지 않는 상황을 스핀으로 간주하는 것이지요.

 - 독립제동이 작동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ESP가 켜져있는 상황에서 닥치는 오버스티어는 스티어링을 잠시 풀어주는 동작이나 작은 각도의 카운터가 적절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차를 시승하면서 중고속에서 다양한 조건의 오버스티어를 경험했고 대처해봤기 때문에 그리고 ESP의 정확한 작동로직을 비롯해 현상이 발생해서 대처하는 동작이후에 일어날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정말 몸이 기억하는데로 매뉴얼대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ESP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진화를 하면서 달라지는 점은 바로 독립제동이 들어올 때 매우 부드럽고 때론 눈치채지 못하게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올로드콰트로의 ESP의 경우 최신 ESP에 비해 한세대 전의 것이라 그런 섬세한 독립제동이 발휘되진 않습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요인은 Yaw센서는 스티어링 앵글센서처럼 칼로 무자르듯 아주 섬세하게 측정되는 센서가 아니다보니 ESP를 관장하는 ECU가 정확히 상황이 스핀인지를 판단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하주차장에서 후륜으로 비에 젖은 주차장에서 액셀링으로 후륜을 날리고 ESP가 잡아주는 상황과 비교하면 일단 80km/h이상의 속도에서 벌어지는 오버스티어는 슬로우모션과 같은 지하주차장 상황과 비교해 훨씬 순식간입니다.

 

예전에 콰트로에 ESP까지 있으면 사기라는 말이 있었는데, 실제로 콰트로에 ESP가 있어도 의외로 쉽게 오버스티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두 장비 모두 맹신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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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