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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동아블로그에 올린 글의 원문을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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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를 보기위해 KTX를 타고 부산까지가서 모터쇼장에 입장해 가장 먼저 기아부스로 달려갔다.

K7에 대해서도 워낙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K7과 일맥상통하는 K5의 디자인에 깊이 매료되었으며, 인테리어 역시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하고 높은 수준의 짜임새를 느낄 수 있었다.

 

YF소나타보다 약간 낮은 가격대에 포지션된다고 하니 구입하고 싶은 맘도 점점 증폭되어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구매에 대한 충동이 뒷좌석에 앉아보는 순간 급속도로 냉각되어 버렸으며, 뒷좌석에서 내리는 순간 이차를 구입할 수 없다고 결론을 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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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뒷좌석 가운데 좌석의 안전벨트때문이었다.

필자는 3자녀를 둔 다자녀 가정의 가장이다. 세아이 모두 뒷좌석에서 베이비시트를 설치해 이동하며, 5살짜리 딸아이는 늘 가운데 자리에 3~7세용 차일드 시트에 3점식 벨트를 하고 앉아 잠이 들더라도 몸이 확실히 지지되는데다가 차일드시트는 딸아이의 목도 잘 지지해준다.

 

우리가족이 이동할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것은 앞좌석이건 뒷좌석이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딸아이 유치원을 고를 때 직접 유치원버스에서 안전벨트를 매는지도 눈으로 확인하고 입학을 시켰을 정도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차를 탈 때 벨트를 안맨적이 없는 딸아이는 당연스럽게 차에 타면 벨트를 매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K5의 중앙좌석 즉 우리 딸아이를 앉혀야하는 자리의 안전벨트는 3점식이 아닌 2점식이었다.

그것도 벨트의 반도를 수동으로 직접 조정해 타이트함을 조절하는 아주 구닥다리 방식이라 차일드시트를 장착한 후 제대로 착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요즘은 고속버스를 타도 이런 거지같은 2점식 벨트가 아닌 스프링 롤타입을 사용한다.

 

 

 

옆에 전시된 K7을 확인했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대는 좀 다른가 싶어 제네시스를 살펴보았지만 역시 똑같은 형태의 벨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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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많은 에어백과 주행안정장치를 지녔다해도 가운데 앉은 탑승자는 추돌시 2점식 벨트에 복부를 의지하기 때문에 장파열이 될 가능성이 높고 추돌시 상체가 전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센터콘솔에 부딪칠 가능성이 극도로 높다.

 

가운데 앉은 사람은 그야말로 차에 장착된 그 어떤 안전장비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모터쇼 직원에게 물었다.

현대,기아 차종중에서 가운데 3점식 벨트가 있는 차종이 있는지? 대답은 가운데 좌석에는 3점식 벨트가 필요없으며, 기존 자동차 안전법에 가운데 좌석에 의무적으로 3점식 벨트를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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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모든 국산차는 다 가운데 좌석에 이런 말도안되는 2점식 벨트뿐이란 말인가?

그래서 쌍용전시장에 가서 최고급 모델인 체어맨W를 보았더니 허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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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도 하지 않고 르노삼성차를 살펴보니 SM5와 SM7에는 가운데 좌석에도 3점식 안전벨트가 장착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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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현대기아는 수출형차와 국내 내수용차량의 안전도가 같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위의 스크린샷은 현대의 미국사이트를 발췌한 것이다.

 

YF소나타의 안전장비제원을 확인해보니 붉은색으로 표시한 것처럼 모든 사양에 전좌석 3점식 안전벨트가 기본적용되어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YF역시 K5, K7, 제네시스등과 마찬가지로 고속버스보다 못한 가운데 좌석 안전벨트를 장착하고 있는데, 어떻게 두차종이 같은 안전도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필자는 2000년 이후로 유학때 타던 차를 이사짐으로 들여와타고 있으며, 집안에 역시 중고차로 구입한 독일차를 패밀리카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패밀리카로 사용하는 우리 집안 웨건형 승용차와 부모님이 타시는 승용차 모두 가운데 좌석이 3점식이며, 내가 알기로는 독일차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하는 폭스바겐은 98년부터 생산된 4세대 골프때부터 가운데 좌석에 3점식을 기본장착했다.

나라에서 강제를 하던 하지않던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에 대해 눈꼽만큼의 열정이 있었다면 모든차종에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하는 것이 옳다.

사실 국내에서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하는 경우가 드무니 이를 문제 삼거나 필자처럼 차를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 단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에 부산모터쇼에서 발견한 가운데 좌석 3점식 벨트에 대한 자체조사(?)에서 큰 충격을 받았고, 다음달 제주도에 식구들과 놀라갈 때 소나타 대신 SM5를 빌리기로 맘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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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을 태우고 안전운전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3자녀에게 모두 동등한 조건의 안전장비를 적용시켜야하는 의무 역시 크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종으론 어린 남동생들 때문에 가운데 앉아야하는 딸아이에게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없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내가 잘하건 못하건 예고없이 찾아오는 교통사고에서 내가 부모로서 자식에게 동일한 안전장비를 착용시키지 못한 것으로 인해 딸아이가 더 큰 부상을 입기라도 한다면 아마 난 평생 나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현대,기아의 철학이 쉽게 바뀔 것을 기대하진 않지만 패밀리세단에 가운데 좌석에 3점식 안전벨트가 적용되는 시점에 정말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멋지고 성능이 좋은 차가 출시된다해도 내맘을 흔들진 못할 것 같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