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제 E 세그먼트의 최강자는 BMW구나.'


케이나인의 내외관을 보면서 디자인언어나 디테일, 수평형 데시보드, 기어노브같이 대놓고 신도리코거나 

벤치마킹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트랜드의 흐름을 쫒아간 흔적들을 보면 이제 BMW가 E세그먼트의

최강자구나 싶습니다.


수십년간 국산 세단들은 은연중에라도 벤츠를 흉내내며 변화해온 것 같은데 최근 높아진 BMW의 상품성은 

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회사로서 국산차가 품어야할 하나의 요소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2.'너는 누구냐?'

우리나라에서 고급차가 지녀야할 덕목은 '크기'와 상품성, 이미지(네임밸류에서부터 대배기량의 포괄적인)라 생각합니다.

케이나인의 코드명은 KH로 아시다시피 앞의 이니셜은 임의대로 짓는것이고 뒤의 알파벳은 현대-기아 차의 크기 분류로 정해집니다. xH의 이니셜을 갖는 차들은 오피러스(gh) 제네시스(bh)로 E클래스와 5시리즈와 같은 크기분류입니다.

이전 세대로 넘어가 뉴그랜져와 엔터프라이즈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더라도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나 대형차였지 그 당시 팔리던 W210 벤츠와 비교하면 일부제원은 벤츠가 더 높고 넉넉한 수준의 대동소이한 크기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나라에서 고급차가 성공하려면 일단 커야지 시장에 비벼볼조건이 됩니다.

수입차 대비  국산차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편리한a/s망과 국산차라는 테두리외에도 

풍부한 옵션과 넉넉한크기라는 가치로서 외산고급차에 비해 부족한 네임밸류를 대신 채웠습니다.

(사실 이건 벤츠,BMW와 경쟁하거나 경쟁하고싶어하는 외국메이커들도 같은 방식으로 승부를 합니다.

가령 3시리즈급에서는 audi a4, G37, CTS과 같이 동가격대비 풍부한 옵션과 퍼포먼스로 bmw와의 네임밸류 갭을 줄이려)


KH가 오피러스후속으로서,그리고 오피러스가 제네시스와 같은 등급의 차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었기에 

새로나올 케이나인의 넉넉한사이즈와 디자인을 보고 소비자들은 제네시스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하는

동급의 세단이라 여겼습니다. 허나 가격공개 몇일 전 서부터 '우리차는 BMW 7과 경쟁할만한 수준의 고급세단'

'일부제원(휠베이스,전장)은 경쟁모델(bmw7)을 압도', 'bmw7과 비교해달라'며 자사상품의 가치가 E2세그먼트의 

독일산 자동차를 거들먹거리며 높아진 몸값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노력했습니다.


이차는  어느등급의 차로봐야할까요?


3.너는 누구냐2?


수입차가 불티나게 팔리는 시대지만 아직도 호텔가면 S클래스에서 내린 사람이 에쿠스에서 내리신분에게 깍듯이 90도인사를 하는 나라입니다.

에쿠스는 수입차를 타고싶어도 못하는 분들의 영역과 국산모델 최고기함으로써의 당당한 이미지가 10년넘게

잡혀있어서 국내에서 만큼은 벤츠와도 당당히 경쟁 할 수 있는 차라 생각들기도 하고

(일본에서 프레지던트나 센츄리 타는 것과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최근 나온 VI에쿠스는 상품성에서도 충분히 올라가 어줍잖게 수입차타는것보단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이 들정도로 이미지와 상품면에서 뒤쳐지지 않는다 생각하고 가격을 더 올려 받아도 충분히 팔리겠구나 싶은 차입니다.


그렇다면 K9은 에쿠스만큼 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는 조건이나 준비가 되었을까요...


몇일전 carscoop에서 만우절특집으로 KMW라고 키드니그릴을 합성한 K9사진을 올렸는데요 아마 기아가 K9을 만우절날 발표했다면 K9의 신차발표자체가 만우절 거짓말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가면 C세그먼트(씨드)아래의 차들만 파는회사고 미국가면 옵티마 위로는 없는 자동차회사가 어느날 갑자기 bmw7을 거들먹거리며 bmw같이 생긴차를 팔겠다고 신차발표를 한 것만큼 걔네들한테 황당한일이 더 있을까요.


4.소비자가 결정하는 가격


K9의 가격을 보면 무조건적으로 비싸지는 않습니다.

hud led헤드라잇 uvo, 가죽감싸기패키지 같은 비싼 옵션팩들은 소비자가 선택 할 여지를 남겨놓아서 기본형 트림을 사는 소비자들은 5시리즈나 E클래스보다 싸게 살수 있을 것이고 이 것 저 것 쇼핑카트에 옵션을 주워 담다보면 딜러쉽가서 535i,E350 할인조건 좋은 영업사원 만나는 것보다 더 비싼값을 지불하고 국산차를 사는 거니까요.

영업기밀이라 나올리는 없겠지만 K9의 1년간 팔린 평균단가가 얼마일지 궁금해집니다.



5.기아는 6~9천만원짜리 고급차를 팔 준비가 되었는가?


10여년전 에쿠스 데뷔와 동시에 기존 소비자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에쿠스전담반을 사업소에 두어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자 했지만 현실은 그냥 에쿠스'만'고치는 정비사들만 있을뿐이었습니다.

기아에서도 그와마찬가지로 오피러스 전담반을 두어 오피러스 초창기부터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싶어했습니다약 5년전 기아에서 파는 자동차중 가장 비싼조합인 뉴오피러스 풀옵션을 구입하고 고질적인 브레이크 디스크문제로 도봉사업소를 방문했을때 얘기입니다.

고객 쉼터라 들어간 공간엔 90년대쯤에 들여놓은거라 추정되는 오렌지색의 찢어진 레자쇼파와 브라운관텔레비전만 덩그러니 있었고 형광등은 몇개 들어오지도않아 어두컴컴한 공간이었습니다.

30대중반의 오피러스 전담반 정비사는 고객의 의뢰를 제대로 듣지도않으며 무조건 고객잘못이라며 무상수리는 불가하다고 자신보다 어린 고객을 비웃어가며 응대했고 정비반장이라는 사람에게 가서 니말이 맞나 내말이 맞나 심판받자라는 식으로 정비반장과 삼자대면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최근 다른 문제로 도봉사업소를 방문했을때는 딜러쉽처럼 어드바이저제도를 도입하고 깔끔하게 리뉴얼된 공간에서 깍듯해진 서비스로 기분좋게 그 곳을 나왔습니다.

'프라이드'나 엔터'프라이즈'나 차별하는 것 없이 똑같이 푸대접했더라는 과거의 얘기는 이제 잊어버려도 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