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던 차를 타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것같습니다.

어릴적부터 다른 어떤 차들보다도 해치백을 좋아했던 제게는

폭스바겐 골프는 모든 자동차들중에서 가장 동경하던 차였고

그중에서도 GTI, 특히 Mk3 VR6 와 Mk4 VR6는 

면허를 따고 돈을 모으면 가장 구입하고싶던 차였습니다.

미국으로 건너온 후 1세대 R32의 오로롱소리를 들은 후

저의 관심은 오로지 R32였습니다.

R32와는 인연이 없었는지 Mk5 GTI를 구입하였고

2년여를 수족처럼, 정말 재미있게 타고다녔습니다.

그러던중 상태가 좋은 2세대 R32를 만났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GTI를 떠나보내고

R32와의 꿈같은 드라이빙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로롱소리, 와인딩을 제 손톱으로 움켜잡고 도는듯한 안정감,

그리고 DSG의 칼날같은 반응까지...R32를 일상에서 타고다니는 매일매일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매일밤, 내일도 R32의 오로롱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여러군데 문제도 있었지만 문재해결 후 다시금 오로롱소리를 내며 

힘차고도 상쾌하게 달려주는 R32와의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복스터, C 55amg, E46 M3, 993, STI, 의문의 YF소나타 터보 튜닝차 등등...

많은 차들과 배틀을 했고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지만 비슷비슷하게 싸울 수 있었고

그럴때마다 기특한 R32가 더욱 더 소중해졌습니다.

엔진에 미스파이어링 증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수리보다는 

3600cc 엔진으로 스왑을 준비하고 있었고 뛰어난 튜너와도 예산 및 파트구성들을 의논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어제,

저의 의지와 아무상관 없는 이유때문에 R32와 이별을 하였습니다.

주차장 R32의 자리에는 어쩔수없이 타게된 벤츠 C300 4모션이 있습니다.

새차인지라 별수없이 길들이기를 시작하였지만,,,정말 답답합니다.

마음도 답답, 차도 답답...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C300 보다는 스포티지R이 훨씬 재미있었다는 생각이들 정도로

답답한 C300을 보면서 헛웃음도 나질 않습니다.

오늘 하루 길들이기 주행을 하면서 R32와 다니던 와인딩을 돌아보니 욕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TCS(벤츠는 다르겠지만..)를 해제하는 기능도 없는 그냥 탈것 C300을 몰면서

이제야 완벽한 탈것, 그냥 여기서 저기로 이동하는것만 담당하는 

이동수단을 마련하게 된것에 대한 허탈감에 하루종일 우울했습니다.

물론 벤츠가 좋기는 하겠지만 R32에 비하자면, 그것도 R36 혹은 R38로의 변신을 기다리던 

금쪽같던 R32를 떠나보낸 마음에는 포르쉐가 들어와도 아쉬울 마당에

털고무신보다도 답답한 그냥 이동수단 C300은 밉기만 합니다.

타다보면 정들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사랑은 못할것같습니다.


집에 돌아와 주차를 하던중 발렛파킹 해주는 남미청년이 묻더군요.

훨씬 좋은 니 차 어디있냐구요.

허탈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