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날씨는 계속 춥기만 합니다.

 

시동이 안걸리거나 시동꺼지는 현상을 경험한 분들이 종종 보이기도 하네요

이와 관련하여 디젤엔진이 사용하는 연료인 경유의 성상을 살펴보고 대처방안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겨울철 시동 불량 발생의 원인>

 

겨울철 경유의 유동성을 저하시키는 성분은 경유 속에 포함되어 있는 노말파라핀(왁스)입니다.

왁스는 분자량에 따라 여러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양초와 같은 경우, 분자량이 대단히 큰 노말파라핀으로 구성되어 있어 상온에서도 고체상태입니다.

 

경유에 포함되어 있는 노말파라핀은 탄소수로 따지면C18에서 C25정도의 노말파라핀이 주를 이루고 있어

상온상태에서는 액체상태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고체형태로 석출되어 경유의 유동성을 떨어뜨립니다.

왁스가 석출되기 시작하면 경유의 외관은 뿌옇게 흐려지고, 온도가 더욱 낮아져 석출된 왁스량이 많아지면 우유빛 죽처럼 변하여 필터를 통과하지 못하게 됩니다.

왁스는 이런 단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열량이 높고 디젤엔진의 연료로서 필수적인 성능인 세탄가(착화성능)가 우수하기 때문에 경유에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불가결한 성분으로 왁스를 완전히 제거한 경유제품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반 동절기제품은 -15C에서, 혹한기제품은 -20C정도에서 시동을 거는데 문제가 없도록 제조됩니다만,

최근에 CRDi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기존 차량에 비해 더욱 치밀한 필터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 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시동불량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경유의 특성>

 

동절기 혹은 혹한기 경유는 하절기 경유로부터 분자량이 큰 왁스성분을 제거하여 제조합니다.

이런 이유로 동절기 경유가 하절기 경유에 비해 다소 가볍고, 열량이 낮아 연비가 나빠지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혹한기의 세탄가가 더 낮음을 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에 연비에 불만이 있는 분이 많으실껍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유동성향상제라는 화학물질(첨가제)를 사용하는데,

(예전에는 실내등유를 첨가하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높였다고 하는데 최근의 커먼레일 디젤차량에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등유를 첨가하지 않고 유동성향상제를 첨가한다고 합니다.)

이 물질은 석출된 왁스의 성장을 억제하고 경유 중에 균일하게 분산되도록 하여, 왁스가 석출된 경유가 필터를 통과하기 쉽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동성향상제는 경유의 성질에 따라 나타내는 성능이 천차만별로 모든 경유의 유동성을 향상시키는 만능 제품은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정유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동성향상제는 첨가제 제조사와 오랜 시간 공동개발과정을 거쳐 주문제조된 제품으로 시중에서는 구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혹한기 경유에는 이미 유동성향상제가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정도의 첨가제가 투입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첨가제를 투입한다 해도 경유의 유동성을 향상시킬 수가 없습니다.

 

 

<경유의 성상>

 경유성상.jpg

 

겨울 시동과 관련해서 살펴보아야할 데이터는

유동점과 필터막힘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정온도 이하에서는 경유의 파라핀 성분이 고체화되면서

연료가 연료필터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설령 통과했다고 해도, 인젝터를 통해서 분사가 될 수 가 없습니다.

물을 분무기에 넣고 분사하면 분사가 잘 되지만

꿀을 넣고하면 분사가 안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겨울철 디젤차량의 시동불량현상을 완화시키는 방법>

 

1) 하절기 경유는 반드시 동절기 또는 혹한기 경유로 교환합니다(특히 자가 탱크를 사용하는 건설현장, 버스터미널 등)

 

2) 갑작스런 기온저하가 예상되는 경우, 체감온도가 낮은 곳에 차량을 방치하지 않도록 합니다.

 

3) 필터에 수분이 고여있는 경우, 수분은 왁스석출온도 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결빙되므로 필터의 수분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합니다.

 

4) 불가피하게 차량을 체감온도가 낮은 곳에 방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의 경우,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어 연료를 순환시켜줍니다.

 

5) 일단 시동이 걸리면 즉시 가속(출발)하지 않고 아이들 상태로 5-10분 간 웜업을 시킵니다.

디젤차량은 연료탱크에서 엔진으로 공급된 연료가 전부 사용하지 않고 일부를 연료탱크로 되돌려 보내는 연료공급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동 시 왁스에 의해 부분적으로 막힌 상태의 필터는 웜업을 시키면 엔진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연료가 연료탱크로 되돌아가 연료필터와 연료탱크에 석출된 왁스를 녹이게 됩니다.

 

6) 갑작스런 기온강하가 예상되는데 체감온도가 낮은 곳에 차량을 밤새 주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 비상수단으로 실내등유를 혼합하여 저온 시동성을 높여 줄 수 있습니다. 실내등유는 경유에서 무거운 성분이 거의 모두 제거된 상태로 왁스를 거의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혼합비율에 비례하여 시동성이 향상됩니다. 하지만 경유에 실내등유를 혼합하면 세탄가와 윤활성이 나빠져 엔진에 여러 가지 부작용(펌프마모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엔진에 정상 가동되면, 위에 언급한 대로 연료탱크로 되돌아 오는 잉여연료로 인해 경유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점도가 급격히 떨어져 고압펌프마모나 노즐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연료탱크의 재고가 낮아 시동 후, 곧 주유소에 가서 새로운 연료를 주입하게 될 경우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대 30% 이내에서 혼합하여야 하며, 왁스가 석출되기 전에 혼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7) 최근 일부 주유소에서 공급하고 있는 바이오디젤(BD20)은 기존 경유에 비해 연료의 저온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차량의 차고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우, 겨울철에는 바이오디젤의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