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재욱입니다. 테드에서 인사드리는 것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ㅎㅎ

요새 학교 다니랴, 이런저런 활동하랴, 심지어 남자의 3대 금기중 하나인 카메라에도 입문해서 이것저것 만져보느라고 정말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간간히 안부드리는 분들께는 말씀드렸는데, 올해 현대모비스에서 매년 선발하는 통신원으로 선발되어 대학생 기자단 활동같은걸 하고 있습니다. 업계의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고, 또 흔치 않은 좋은 체험들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매달 기사 마감에 시달리면서 저널리스트 분들의 노고를 새삼 체험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ㅎㅎㅎ

(테드 회원분들 중에서도 통신원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줄로 알고 있습니다 ^^)

 

 

 

오늘은 활동 관련한 일로 점심때 모비스 본사에 들렀다가, 오후 2시부터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BMW i3 런칭행사를 방문하였습니다. 친구가 4인 초대권을 받아 동반인으로 친구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그 중에는 자동차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친구도 있고, 순전히 호기심으로 동행한 친구도 있었고요. 저 또한 개인적으로 보관할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식순에 따라 행사가 진행되고, 차량소개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차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연히 사진촬영 또한 허용된 상태였고요.

 

저와 일행들도 차를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장입은 분들이 오더니 어디서 누구 초대로 왔냐며 따지듯이 묻더군요. 그래서 초대권을 받은 친구가 초대해준 회사 관계자분을 확인하려고 하는데 서너명의 직원들이 오더니 일단 나가서 이야기하자며 방문객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저와 제 친구들을 밀면서 행사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습니다. 자동차 관련 행사에서 이런 일을 겪는 것이 처음이라 다들 어리둥절한 상태였죠.

 

 

 

행사장 구석 외진 곳에 있는 의자로 저희를 데리고 가더니, 현대모비스에서 나왔냐고 묻더군요. 그제서야 아차 싶었던 것이, 점심때 역삼본사에 출입하기 위해 (모비스 사원증과 매우 유사하게 생긴) 통신원 기자증을 제가 목에 걸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려고 하는데,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어디서 온 것이냐며 다그쳐 묻더니, 카메라의 메모리를 포맷하라고 합니다.

 

우리는 대학생들이며, 모비스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기는 하나 여기는 개인적으로 초대를 받아 온 것이라고 몇 번이나 설명을 하려고 했지만, 계속 말을 끊으면서 일단 메모리부터 지우라고 거의 역정을 내더군요. 저희도 굳이 타사 행사에 와서-물론 저희가 모비스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타사"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의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직원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개인적인 사진을 제외하고 (현장스케치를 포함하여)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찍은 모든 사진을 검열당하며 지워야 했습니다.

 

 

 

다 지우고 나서야 "초대받아서 온 것인데 산업스파이 취급을 하냐"는 저희의 불만표현에 "자신들의 초기대응이 좀 미흡했던 것은 양해를 구한다"는 모호한 사과를 받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젊은 학생들을-모두 20대 초중반 대학생이었고, 옷차림으로 봐도 직장인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면박주며 마치 범죄인인 양 끌어내는 태도는 정말 황당하고 불쾌했습니다.

 

물론 신차발표회장에 업계 경쟁사의 사원증(으로 의심될 만한 것)을 매고 들어간 것이 큰 결례 내지는 명백한 실수였다는 것은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저희의 사정설명을 듣고나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진촬영한 것을 지워주기 바란다고 차분히 설명했다면 당연히 납득했을 것을 그런 식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했을까요? 더군다나 비공개행사나 대외비를 논의하는 자리에 "침투"한 것도 아니었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초대권을 돌리고 허용된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행사였는데요.

 

 

 

어쨌든 저야 현재는 BMW 코리아의 잠재적 고객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제가 i3의 구입을 고려하는 고객이었다면 이런 대접을 받았을 때 과연 차를 사고 싶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억대를 호가하는 수입명차를 판매하는 업계1위 회사가 자신들이 초대한 손님들은 천원짜리도 안되는 무례한 태도로 응대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품격있는 차를 파는 회사라면 좀 더 품격있는 대응을 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만약에 제게 BMW를 살 능력이 생기더라도,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회사의 차는 별로 사고싶지 않습니다.

 

 

 *추가

댓글이 길어지면서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 같아 부연설명을 남깁니다:

 

1. 현재 제가 통신원 활동중이긴 하나 그와는 무관하게 개인 앞으로 초대권을 받은 행사였고, 저와 일행들 역시 취재가 아닌 순전히 개인적인 활동의 일환으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기자증은 저만 목에 걸고 있었고요.

 

2. 듣기로는 행사가 2번 진행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전에 이미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들 중심으로 런칭쇼를 한 뒤였고, 오후에 저희가 참석한 런칭쇼는 딜러들의 초대권을 받은 사람들, 개인블로거들, 페이스북 등 온라인 이벤트에서 추첨으로 초대권을 받은 일반인들 대상의 행사였습니다. 저희 일행 외의 사람들도 어린 아이를 동행하여 나들이를 나온 김에 들르거나 캐주얼한 옷차림을 한 분들이 대부분이었고요.

 

3. "직원으로 보이지 않는 옷차림"이 츄리닝이나 비상식적으로 후줄근한 옷차림은 아니었고, 그래도 셔츠에 면바지 정도의 적당히 캐주얼한 차림이었습니다. 다른 방문객들의 옷차림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정도면 단정하지 않았나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