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본의 아니게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산 차의 수출품과의 가격 비교', '수입차의 차량과 부품에서의 마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지요. 중간 중간 제가 이곳에서 했던 이야기를 또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미 알고 계신 부분을 또 읽으셔야 한다면 먼저 사과 드립니다.


1) 자동차의 원가 계산.

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차량의 원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자동차 회사가 1대의 차량을 만들기 위해 외부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부품 구입 가격'이라고 하면, 2천만원짜리 세전 소비자 가격의 순수 '부품 구입 가격'은 사실 600~800만원에 불과 합니다. '얼렐레? 그러면 자동차 회사가 1200만원 이상 이득을 본단 말야? 도둑놈들!' 이라고 말씀 하시기 전에 다시 한번 설명 드리지만, 이 가격은 '자동차 회사가 외부 회사에 부품 구입을 위해 지불 해야 하는 비용의 합' 입니다. 이 1200만원이 어떻게 사용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먼저 개발 비용이 있습니다. 전에도 이야기 헀지만, 이 개발 비용은 이 차량에 사용되는 모든 부품을 개발 하는데에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수천명의 엔지니어와 수십명의 디자이너가 2~3년동안 개발 하면서 그 사람들의 월급과, 각종 부대 비용 (사무실 집기 비용, 전기, 각종 보험, 등등등) 이 있겠고 이 사람들을 보조 하기 위한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인건비와 부대 비용도 포함입니다. 각 차량을 발표 할때 마다 '우리는 총 몇명의 사람들이 몇천억의 비용을 들여서 개발 했습니다.' 라고 이야기 하는게 바로 이거죠. (그걸 예상 판매량으로 나눠서 계산 하면 각 차량별 개발 비용이 대충 계산 되겠죠?) 이 비용에 각종 금융 비용등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라이프사이클 (판매 예정 기간)동안 예상 판매 댓수로 나누면 대당 개발 비용이 됩니다. 이게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보통 약 2백 만원 정도 됩니다. 일본쪽 자동차 회사들은 오히려 일반 브랜드는 좀 낮아서 150~180만원, 프리미엄 브랜드는 220~250만원 정도 됩니다. 유럽계 자동차 회사의 일반 브랜드는 180~220만원 정도 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250~400만원 이상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각종 가지치기 모델 (예를 들어 1개의 차량에 일반형/스포츠펙케지/하이퍼포먼스 펙케지등의 범퍼를 3~7가지씩이나 만들어 주시는 경우)이 많은 경우에 해당 하지요. 미국계 회사들도 250~300만원 정도를 잡으면 됩니다.물론 픽업 트럭이나 차급이 다른 차종들의 개발 비용은 의외로 적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건 대중적인 모델들을 이야기 하는거고, 각종 한정판 모델이나 소량 생산 모델들은 제외 합니다. 여하튼, 예상 판매량보다 차량을 적게 팔면 자동차 회사는 그만큼 손해를 봅니다. 반대로 예상 판매량보다 많아지거나, 요즈음의 경우처럼 여러차종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만들어 내어 기본적인 연구 개발 비용을 분담 할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이런 부분에 대한 위험 요소 분산(리스크 헷징)이 쉬운 편이긴 하죠.


두번째로 생산 비용이 있습니다. 우리가 '귀족 노조'라고 부르는 그분들의 인건비를 비롯해, 앞 뒤로 짝짝히 휠을 끼우기도 하는 실습생들의 임금과, 이 분들이 쓰시는 모든 비용, 그리고 공장 설비에 들어가는 비용과 여튼 '공장'과 관련된 모든 비용들이 바로 이 생산 비용 입니다. 재미 있는 것은, 이 '생산비용'의 경우 만약 여러개의 라인이 완벽하게 동일한 구조, 그리고 속도 (이게 중요합니다. 시간당 몇대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거든요)라는 조건 하에서, 경차를 만드나 럭셔리 기함을 만드나 차량에 들어가는 비용은 똑같습니다. 몇년전 미국의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하면서 차량 1대당 건강보험 비용이 몇백만원 내지는 몇천만원이네 하는 이야기가 나온적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이 비용도 '생산'비용에 들어 갑니다. (UAW의 멤버들은 대부분 조립라인인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게 지금 한국에서는 대당 200~500만원 까지 들어 갑니다. 국내에서 '외주 생산'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그 경차의 경우 자동차 메이커에서 '외주 생산'비용으로 지급하는 비용이 대당 300만원 중반대 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를 들고 있는 '세전 2천만원 짜리 차'의 기준으로는 약 400만원 정도를 잡으면 됩니다. 일본의 경우 250~1500만원 비율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생산비용이 높은 차량은 당연히 렉서스 LF-A이고, 두번째가 닛산 GT-R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이게 약 500~700만원 정도입니다. 유럽의 경우 일반적인 브랜드가 약 130~350만원 (200만원 이하는 서유럽의 생산기지 기준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750~2000만원 정도 입니다. 여기서 2천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경우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SLS-AMG와 R8정도가 되겠네요.


여기에 순수한 마케팅과 각종 행정 지원 비용이 있습니다. 이건 매해의 광고 예산과 각종 사옥과 기타 등등 영업과 생산/개발을 제외 한 순수한 행정 부분(예를 들어 중앙 사옥에서 일하시는 경비 회사 용역비라던가 등등등) 의 유지비를 이야기 합니다. 이게 보통 대당 비용이 한국 내수 기준으로 약 150~230만원 정도 잡힙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전시차 할인'이나 각종 시승차 할인을 해준다고 하면,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마케팅 비용'을 제해주는것과 같다고 보시면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엄연히 이 차량들은 그 자체가 '마케팅 대상'으로 활용 되었기 때문에 그 차량에서 그만큼의 비용을 제해 준다.. 뭐 그런샘쯤 되겠지요.


그리고 '각종 충당금' 내지는 '재보험 구입비'가 추가 됩니다. 이게 뭐냐면 전에 수입차 관련 글에서도 설명 했듯이 자동차 회사가 언제 어떤 부품이 고장나서 물어줘야 할지 모르니, 이걸 '보험'을 구입해서 위험 부담을 줄이거나, 아니면 일정 금액을 별도로 저금해 두어서 대규모의 리콜 사태나 자체적으로 허락받은(?) 비율 이상의 고장이 발생 할때 비용을 충당합니다. 보통 이 금액은 차량 금액에 비례 하는데 위에서 말한 '세전 2천만원' 정도의 차라면 보통 20~50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건 워런티(보증기간)수리에 사용되는 2차적 재보험의 형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국가마다 보증 내용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에 따른 변화 부분은 사실 이후에 '영업 비용'에서 1차적으로 계산이 됩니다. 그리고 이 '영업비용' 속에 포함된 워런티 비용을 차후에 정산 할때 보조 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위에서 설명한 '충당금' 정도가 되는 겁니다. 


그럼 여기 까지의 비용은 '세전 2천만원' 짜리 차의 원가가 약 1500만원 정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부터 수출용과 내수용의 차이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런데 잠깐! 신문에서는 배기량 기준으로 가격 차이를 이야기 하고, 다른 블로그 같은데서는 그게 아니라 수출형과 내수용의 사양 차이에서 오는 원가 차이를 이야기 하던데? 이 이야기는 안하나요? 라고 말씀 하시는 분들 계실텐데.. 그러면 잠깐 옆길(?)로 새보죠.


사실, 순수하게 '사양'만의 차이로 인한 가격 차이를 따지자면, 제논 헤드라이트니 아답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니 각종 장비들의 '부품 구입 가격'의 차이는 사실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심지어 '배기량'에 의한 차이도 기통수가 달라지거나 과급기가 붙지 않는한 그렇게 크지 않구요. (엔진 자체의 부품 원가나 생산 원가로 따지면 4기통 2.0이나 2.4나 비용 차이는 수백원 단위에 불과 합니다) 여기서 사실 이야기 해야 할것이 '옵션별 가격 선정' 입니다! 


대부분의 '옵션'가격에는 사실 2가지 이유가 붙습니다. 처음부터 '기본 장착사양'인 부분이냐, 처음에는 '선택사양' 이었다가 '기본사양'이 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에'개발 비용'에서 설명 했던것 처럼, '예상 선택율' (option mix/take rate)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보지요. 지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세전 2천만원'짜리 세단을 기준으로 하면, 내수용과 수출용 사이에 7가지 헤드라이트조합이 존재 합니다. 내수용 제논/할로겐 그리고 블랙 베젤, 수출용 4가지. 제논과 할로겐부터 설명을 드리면, 할로겐과 제논 헤드라이트 사이에 오토 레벨링 시스템이나 심지어 (이차에는 적용 되지 않았지만) AFS 까지 장착한다고 해도, 가장 싼 헤드라이트 앞2개(할로겐)과 가장 비싼 풀옵션(?) 헤드라이트의 레벨링 시스템과 벌라스터, 그리고 코너링 시스템과 컴비네이션 스위치/배선 등을 포함한 완전한 시스템의 가격차이는 자동차 회사의 구입원가에서는 12~15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옵션가격으로는 HID 헤드라이트가 달린 차량이 약 30~50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생산 비용'에서의 차이가 크다는 겁니다. 이 '제논 라이트'가 기본 사양이라 모든 차에 달리게 된다면 상관이 없습니다만, 전체 생산량의 약 20% 정도만이 달리게 된다고 하면, 여기서 차이가 발생 하는것이죠. 단순하게 헤드라이트만 달라진다고 해도 이미 누군가 1사람이 생산 라인에서 그렇게 달라지는 헤드라이트의 갯수를 파악하고 순서를 맞춰야 하기 때문인데다가, 이 '제논 헤드라이트'가 달림으로 해서 각종 법규에 알맞게 되었는지 테스트를 해야 하고 보통 이러한 '제논 헤드라이트'의 '개발 및 인증 비용'이 그 옵션 하나에만 5~10만원 정도가 발생합니다. 보통 자동차 회사에서 이러한 '사양'을 하나 개발할때마다, 최소한 5가지의 별도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먼저 그 사양 자체의 시스템 만으로의 요구사항 (광량, 광폭, 습기와 온도등의 환경 변화 대응, 총 사용연한 계산등)에 대한 테스트에 최소 1명에서 많으면 5명까지의 엔지니어가 약 1년 정도 테스트를 해야 합니다. 위에서 '개발 비용'을 이야기 할때 뭉뚱 그려서 '총 엔지니어에 들어간 비용'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모든 차량에 공통적으로 들어가지 않은 선택사양'은 이렇게 별도의 테스트를 하게 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별도로 계산합니다. 여기에, 시험차량을 제작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테스트를 할때 들어가는 '샘플 그룹'에 변수로 포함이 되기도 하고 이에 따라 이러한 사양 때문에 많은 부분을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 하는'식으로 수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하는 시작차인데다가 이런 '수제'로 만드는 차량들이 대부분 진짜 '고학력'의 엔지니어들이 '비싼 월급 받으며' 만들기 때문에 보통 대당 1억 전후를 왔다 갔다 합니다. 그래서 이 사양으로 인해 시작차를 몇대 더 만들어야 한다면 그 시작차 비용과, 그 차량들을 테스트 하는 동안의 각종 비용 (여행비용, 추가 인력 비용)등등등. 그래서 보통 어지간한 사양 하나 만드는데 이쁘게 10억은 기본이고, 많으면 30억 까지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10억짜리 비용은 그 모델 전체 생산량 20만대 중에서 20%인 4만대에만 달린다고 생각하시면 그게 벌써 5만원 인거죠. 또다른 예는 알루미늄 휠이 있겠네요. 인치가 달라지거나 또 하나의 디자인이 생길때마다, 그 휠들은 위에서 말한것과 같은 테스트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16인치에서 17인치로의 인치업에서의 '순수 부품 가격'상승요인은 몇천원 수준이지만, 거기에 따른 '개발및 인증비용'의 증가가 몇십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는 거죠. 


그 다음이 생산 비용입니다. 보통은 제논 라이트에 필요한 레벨링 시스템이나 코너링 시스템을 위해 추가적으로 배선이 깔려야 하고 이게 흔히 말하는 '혼류 생산' 시스템이라서 들쑥 날쑥으로 컴퓨터가 오더가 들어온 대로 부품을 가져다 만들어야 한다면, 먼저 그 부품을 각각 따로 따로 분류하고 각각의 차에 정확하게 달리는지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달아야 하는데, 이건 단지 한가지 사양이 아니라 전체 세스템에서 일부기는 하지만, 여튼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당 몇만원 수준, 그리고 어셈블리 라인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속도' 의 문제가 되는거죠. 전에 다른 글에서도 설명 했지만, 각 어셈블리라인에는 '스테이션'이라고 불리우는 각각의 인원이 정해진 일을 하는 구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보통은 그날 생산되는 차량들에 그 조의 사람들은 동일한 작업만 반목 해야 하는데요, TV등에서 보셨으니까 아시겠지만, 어셈블리 라인은 항상 일정한 속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각 사람들마다 주어진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과 거리 안에 일을 마쳐야 합니다. 문제는 라인에 일부 스테이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차는 배선을 깔고, 어떤차는 배선을 안깔아야 한다면 결국 그 라인의 전체 속도는 '배선을 깔아야 하는' 속도에 맞춰지고 '배선을 안까는 차'들에는 그만큼 그 일하는 사람들이 놀게 되는것이죠. 그래서 요즈음의 모듈화는 이러한 '어셈블리 라인에서의 속도 저하 요소' 를 배제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게 메인 어셈블리 라인이던, 서브 어셈블리 라인이던 간에, 옵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속도'가 달라지게 됨으로서 오는 비용의 차이.. 이게 뭔가 복잡하게 얽힌 시스템으로 가면 갈 수록 더 커진다는 거죠.  


어떤 경우는 '이놈의 XX는 왜 나중에 만든 차일 수록 원가 절감(?)의 표시가 심하게 나냐? 그거 부품 얼마나 한다고 다이질을 하게 만들어?' 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이것도 위에서 말씀 드린 '라인의 속도'와 관계가 있는데요, 하나의 조립라인이 들어서면 모델이 바뀌어 뒤집어 엎기 전까지 그 어셈블리라인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스테이션'의 갯수와 길이등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페이스리프트나 혹은 년식 변경이니 뭐니해서 생산에 차이가 나는 이슈가 생기면 그걸 어디에선가 메꿔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년식 변경을 통해 어딘가에 있던 조명이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이걸가지고 '원가 절감'이라고 욕을 하는데, 사실 다른 관점에서 찾아 보면, 이러한 년식변경이 일어날때에는 뭔가 다른 사양이 새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A라는 스테이션에서 2사람이 해야 하는일은 총 6개의 나사를 조이고, 10여개의 플러그를 꼽는다라고 했을때, 년식변경과 함께 또 다른 곳에 사양이 생기면서 (예를 들어 도어 트림의 형상이 바뀌면서 기존에 꼽던 나사의 갯수가 늘어나서 어쩔수 없이 조명에 들어가는 플러그를 하나 빼고 그 시간에 나사를 더 조여야 한다거나, 혹은 엔지니어링/디자인상 데쉬보드에 있던 스위치가 도어트림으로 옮겨 오면서 도어 트림에 꼽아야 하는 플러그의 갯수가 늘어났다던가) 조립 공정상 다른 사양을 삭제하고 그 사양을 집어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물론, 순수하게 서플라이어가 교체되면서 부품 자체의 단가가 달라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여튼 년식 변경에서 세세하게 보이는 이러한 사양 변경들은 순수한 '원가 절감' 보다는 이러한 '생산 공정상의 제한'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사양 변경인 경우도 꽤나 많다는 거죠. 


또 다른 예를 따지면 가죽시트가 있겠네요. 흔히 말씀 하시는게 "밖에 나와서 사제로 가죽시트 하면 35만원이면 더 좋은 가죽으로 할 수 있는데, 옵션으로는 65만원을 받네요' 라고 합니다.  이것도 사실은 천시트와 인조가죽 그리고 천연 가죽 사이에서 '부품 가격 원가'로 따지면 천시트가 100일때, 120, 160 수준이고, 한국산 2천만원 짜리 차라면 자동차 회사에서의 원가 차이는 천시트와 인조가죽+천연가죽 조금의 배합에서는 전체 인테리어 다 합해서 약 10만원 ~13만원 수준인걸로 압니다. 다만 유럽계 회사처럼, 나파, 다코다, 스웨이드, 버팔로등 각종 비싼 가죽들을 넘나들때는 차 1대의 인테리어당 20~50만원 단위는 우습게 달라지지요. 이건 천연 가죽에서 나올수 있는 최대의 크기와 이에 따른 원료 로스율 등등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근데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자동차에서 시트만큼 테스트를 많이 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겉보기에는 똑같아 보여도, 특히나 요즈음같이 각종 충돌시험에서 아주 조그만 차이로 등급이 달라질때는, 시트의 디자인, 소재의 선택과 면적의 차이 등등등이 차이를 줄 수 있거든요. 더군다나, 가죽시트를 선택하면 인테리어 컬러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가죽시트 옵션용 인테리어의 플라스틱 색상등이 달라지게 되는 경우, 단순하게 가죽시트에 대한 개발 비용뿐 아니라, 이렇게 달라지는 인테리어 플라스틱 색상에 대한 개발 비용 (직사광선 노출에 의한 변색이나, 플라스틱 스위치등의 페인트/마감 처리 테스트등)이 가죽시트 옵션 비용안에 더 얹혀지게 되는겁니다. 그래서 '가죽시트를 선택해야 살수 있는 블랙 인테리어 컬러'일때 가죽 시트 옵션의 가격은 순수 소재만의 가격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같은 배기량에서 '깡통' 기본형과 '풀옵션'의 소비자 가격차이가 세전으로 약 700만원 차이 난다고 하면, 실제 자동차 회사에서의 '부품 매입 가격'의 차이는 100만원~150만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각 옵션들을 별도로 개발하는데에 들어간 비용으로 약 150~250만원, 그리고 이러한 옵션들을 장착함으로 인해서 추가되는 각종 생산 비용(추가 설비, 인건비 및 각종 보조 비용)이 약 50~100만원 정도. 그리고 여기에 각 옵션 가격에 비례하는 각종 추가 마진등이 더 붙게 되는것이죠. 그래서 모델 끝물에 좋은 옵션들이 기본 사양이 되는 이유가 "끼워 팔기"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예상했던것 보다  옵션이 많이 팔려서 이미 '뽕을 뽑았으므로' 선심쓰듯 원가에 넘겨주마.' 라는 속내가 들어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너무 삥삥 돌아 왔네요. 여튼, 외국 수출시에는 각종 사양들이 다시 개발 되어야 하니까, 이러한 옵션 개발 비용등이나 별도의 물류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되니 만약 완전히 동일한 옵션 기준에서라면 수출용과 내수용의 사양 차이로 인한 순수 원가 차이는 거의 없다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국과 수출용의 사양차이가 많다면, 이에 따른 '소위 말하는 원가'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고 말할 수도 있다는 거죠. 여튼 요즈음 신문기사에서 포커스가 잡혔던 '미국 수출용 XXX' 와 '한국 내수용 XXX"의 가격차이는 사실 이 단계 까지로 따지면 '한국 내수용'과 '미국 수출용'의 수 많은 사양 차이를 감안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것의 "끝판왕"은 다름 아닌 '환율' 입니다. 이 '기준환율'은 지난 몇년간의 트렌드에 따라 모델의 출시 시점부터 단종 시점 까지의 환율을 예측해 계산하게 됩니다.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여 파는 차량이 아니라면, 다른 모든 국가들의 수출품들은 기준 환율이 미국 달러 화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다만 지불해야 하는 부분에서의 실제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것은 '순수 부품 구입 비용' 정도가 됩니다 (특히 원자재). 생산 비용은 사실 '이래도 저래도 나가는 월급'내지는 비용이기 때문에 되려 환율보다는 그 공장 자체의 생산성에 영향을 받는 것이고, '개발비용'은 이미 집행된 비용이 대부분이라 '사후 정산'의 개념에 가깝거든요.  되려 환율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져서 입금되는 금액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거기는 한데, 이에 따른 이야기를 하려면 이건 정말 수백 페이지 자리 책을 쓰는것과 같은지라…


여튼 그 신문에서 떠들었던 내수용으로 풀옵션에 6500만원에 샀다는 차량과 미국에서 샀다는 3600만원 짜리 차량의 '순수 부품 구입 비용'은 사실 한국에서 구입하는 기준에서 약 200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걸 위에서 설명한 '옵션 가격의 법칙'으로 역으로 생각한다면 소비자 가격에서의 '옵션으로서의 가격차이'는 약 700~1000만원 정도가 되겠죠)  한국 내수용이 비싼게 사실이죠. 


여기에 '생산비용'은 거의 동일합니다. 미국 수출용 차량이 무슨 에어백이 다르고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 하지만, 생산비용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 내수 사양이 요구하는 각종 장비들을 장착하는데에 들어가는 조립라인에서의 시간동안, 미국 수출용은 내수의 뒷좌석 다기능 리모컨에 들어가는 배선의 플러그를 꼽는 대신에 미국 규정에 맞춘 스마트 에어백 승객 감지 센서의 플러그를 꼽았고, 내수의 전동식 트렁크의 배선에 들어가는 플러그와 마감재를 다는 대신 수출용 차에는 현지 기후에 맞게 적용된 트렁크쪽의 추가된 빗물받이와 웨더 스트립을 설치 했다는 거죠. 


어차피 나무가 가지를 뻗어나가듯 여기 저기 이야기 주제가 왔다 갔다 한김에 다른 한가지 이야기를 더 해보면, 요즈음 사실 미국 서부지역의 자동차 테스팅의 끝 시즌(?)입니다. 라스베가스 근처의 데쓰벨리 (지금 화씨로 125도/섭씨로 약 52도를 넘나드는)에서 유타주를 거쳐 (록키 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여기 꼭데기가 아직도 눈이 쌓여 있습니다.) 콜로라도의 초가을 날씨 까지 거리가 약 800마일 (1500킬로미터). 이걸 전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 (우리나라 회사들도 내년 출시 예정 모델들 끌고 약 50명의 엔지니어 군단(!)이 3주 전부터 개고생을 하고 있다는…)이 하고 있거든요.. 이게 바로 한여름에 시작해서 겨울과 고산지대 (고도 3500미터; 유타의 'Route 34' 일명  Trail Ridge road죠)를 거쳐 가을 날씨 까지 거쳐 가는걸 이야기 하는건데.. 이 800마일 루트를 하루만에 왔다 갔다 하면 이게 실제 한국의 서울에서 6개월동안 타고 다니는것 만큼의 피로도를 줍니다.  이런식으로 차를 3주동안 매일같이 운전해서 타고 다니면 그차량은 거의 내구 한도(?)에 다다릅니다. 근데 문제는 미국에서 실제로 저 노선을 하루에 넘나드는 자동차의 숫자가 약 5천대 정도이니, 결국 한국과는 차량의 엔지니어링 기준이 달라 질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위에서 예를 든것처럼 각 지역에 수출되는 차량들은 한국에 출시되는 사양이 달리는 대신 다른 사양이 선택되어야 하는 경우도 꽤나 많습니다. 


이런식으로 많은 차량들이 차량 전체의 테스트를 이곳 미국에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그와는 별도로 '미국 시장용 차량의 개발'을 위한 개발 비용 역시 꽤나 들어갑니다. 특히 미국처럼 까다롭게 충돌 테스트나 배기가스 검사들을 하는 나라일수록 더욱 더 추가적인 '개발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비용은 사실 대부분 그 차량의 전체 개발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다시 말하면 위의 '옵션 가격 계산'에서 설명 드렸던것 처럼, 한국 내수용에 장착되는 그 많은 사양들은 '한국 내수용'에만 장착되기 위해 개발된 사양이기 때문에, 그 사양별 개발 비용 (옵션에 더 붙는 프리미엄)은 내수용 차량만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자동차 회사의 '원가 개산'으로 따지면, 위의 6500만원 짜리 '내수용 풀옵션' 차량의 세전 가격으로 계산 했을때, '부품 매입가'+'개발비용'+'생산비용' 은 미국에서 3600만원에 구입했다는 차량대비 거진 500~700만원 정도 비싸지게 되는 겁니다. 굳이 액수를 써드리지 않은건 뒤쪽의 설명에 대한 내용을 추가로 읽지 않으시고 섣부르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 이유입니다. 


자 그러면 지금까지 저는 차가 개발되어 생산되고, 공장을 벗어나오는 시점까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야기를 하는 대상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만들어져서 미국이나 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의 원가 계산을 이야기 했는데, 반대로 지금 부터는 독일이나 미국에서 들어오는 수입차로 그 대상이 바뀌게 되는데요,  몇일전 한국 신문들이 '미국에서 사는 차와 한국 내수에서 사는 차의 가격 차이'를 떠들때, 다른 신문에서는 '한국의 수입사가 폭리를 취한다'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신문들이 인용했던 가격이 바로 CIF(Car cost + Insurance + Freight) 입니다. FOB(Free on board) 는 바로 윗 문단에서 설명했던 '부품 매입가' + '개발 비용' + '생산비용'이고, 그 차가 생산지에서 한국까지 오는데에 들어가는 운송비를 더한것이 바로 CIF가격 이지요. (이건 무슨 무역 실무? 설명을…)


한국에서 만들어진 '미국에서 3600만원에 구입했다'는 그 차량의 미국 CIF가격은 요즈음 환율로 약 2700만원 정도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내수 '풀옵션' 차량의 FOB가격은 약 3500만원. 그러면 바로 생각 하시는것이 '이거 한국 자동차 회사는 도둑 놈들 아냐? 내수에서 그렇게 남겨 쳐먹어?' 라는 생각을 하실텐데.. 잠깐! 제 설명을 끝까지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설명헀다 시피 FOB 가격은 절대 각종 영업과 관련된 비용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종 금융 비용 부담에 대한 기회 비용이나, 직접적인 마케팅 비용 또한 포함 되지 않지요. 여기서 금액의 차이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건 수입차나 국산차나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합니다. 


일단 한국에서 6500만원에 구입하셨다는 차량비용에는 각종 세금 특히나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고, 각종 옵션 가격에도 이러한 부가세는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차량의 '세전' 구입가격은 사실 5700만원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약 2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가장 큰 부담은 바로 '영업비용' 입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로 신문에서는 '상당한 마진'을 남긴다고 되어 있는데, 과연 한국에서 들어가는 '영업비용'은 그 상상을 초월 하고도 남습니다.  이 영업비용은 다시 두가지로 나뉘어집니다. Wholesale(도매) 과 Retail(소매) 부분인데요,  아무리 '한 회사의 이름을 쓴 계열사들'이라고는 하지만 회계상의 분리는 엄격 합니다. 


국산차로 따지면, 차량이 공장을 벗어나 출고 사무소로 옮겨지는 시간부터 원칙적으로 이 차량들은 '국내 영업 본부'(수입차나 외국의 경우는 현지 법인)이 구입한 차량입니다. 특히나 한국과 같이 수입차든 국산차든 '전산으로 찍어봐서 재고 확인해 차를 가져 와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이 차량들을 다 CIF가격을 주고 사와야 하기 때문에 (물론 외국 수출/수입의 경우는 신용장등을 사용하긴 합니다만) 이 차량이 할부가 승인이 나서 캐피탈 회사에서 지불이 되거나 영업소에 입금이 되기전에는 이 차량들의 소유주는 '국내 영업 본부' 내지는 '수입사의 현지 법인'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이 차량들이 팔릴때 까지의 금융비용(이자)나 이에 따른 재고 부담에 따른 '기회 비용'이 계산 됩니다.  여기에 지금은 그래도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옛날 같이 'XX 자동차 직영 영업소'를 통해 소매(Retail)까지 직접 해야 했던 경우, 이 영업소의 임대 비용과 소위 말하는 '플래그쉽 스토어' 등에 들어가는 비용, 그리고 각 마켓에 들어가는 광고 비용 (각종 지면/매체 광고), 행사비용등이 전부 영업 본부 내지는 수입사의 현지 법인의 부담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미국에 수출된 자동차들의 경우 워런티 비용을 제외 하고는 이러한 'Wholesale" 단계의 영업 비용은 적은편입니다. 바로 '미국식 딜러 시스템' 때문인데요, 미국의 딜러들은 자기 딜러에서 팔 차량들을 자기의 돈으로 사오기 때문에, 한국에서 수출된 차들이 미국 항구에 도착하여 세관을 통과 하고 간단한 점검 (PDI)을 거치고 이곳을 벗어나는 순간 각 딜러에서 이미 미국 현지 법인으로 차량 가격이 지불이 되기 때문에, 미국 현지 법인은 사실 '자기 돈으로 차를 사야 하는 부담'이 없습니다. 반대로 한국의 경우는 수입차의 경우 PDI 센터에서 각 딜러가 주문을 해서 나서는 순간까지 '재고 부담'이 상당해 지는 것이죠. 이게 특히나 거의 매주 배가 도착하는 잘팔리는 유럽차들 같은 경우야 그나마 부담이 덜하지만, 한번에 거의 3개월에서 6개월 치에 해당하는 수백대의 차량을 자기 돈으로 쌓아 둬야 한다면… 그에 필요한 최소 마진은 대충 예상이 되실겁니다. 


과 몇년전 크라이슬러가 완전 파산의 문턱에서 피아트로 오너가 바뀌고, 차량 판매량이 오히려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분기 부터 수익을 발생시켜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찾아보면, 지금 제가 설명하고자 하는 요점과 바로 맞아 떨어지지요.  크라이슬러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버림을 받고 세베루스라는 회계사 집단(?)에 인수 되었던 시기에 크라이슬러는 Sales bank라는 것을 운용 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한국에서 국산차들이 하는것과 동일한 방식이었죠. 딜러들이 차를 못팔게 되어 인수를 거부하고, 공장은 서플라이어들과의 계약등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차량을 생산 해야 했고, 그래서 2008년의 어느시기에는 크라이슬러 본사건물을 비롯해 이곳 저곳에 약 13만대에 해당하는 차량이 주인 없이 생산되어 그냥 서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크라이슬러는 이때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이라는 자체 금융 회사를 통해 이 차량들을 구입했었고, 덕분에 신용등급이 떨어져 이율이 상당히 올랐던 때였습니다. 결국 파산의 길을 걷고, 피아트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은 엉뚱하게도 GMAC라고 하는 GM 계열의 금융 회사에 인수되더니 Ally라고 이름을 바꿔서 GM이나 크라이슬러와는 관계가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결국 피아트가 인수 첫 분기에 흑자를 내게 된것은, 차를 생산 하자 마자 바로 딜러들이나 Ally에서 차량의 지불을 받게 되면서 자금 융통이 수월해 지면서 오게 된것이죠. 


그걸 역으로 생각해보면, 각종 수입사나 '국내 판매 본부'에서 느끼는 자금 부담과 그에 따른 필수 불가결의 마진은 대충 짐작이 가실겁니다. 


여기에 지난해 수입차 관련 글을 적으면서 이야기 했던 '왜 한국 수입차들은 직수입차량에 '등록'비용을 받는가?'를 설명하면서 이야기 했던 보증 비용이 들어 갑니다. 위에서 FOB 비용을 이야기 하면서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충당금'을 이야기 했고, 그게 2차적이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전세계 어디든 간에 1차적인 (Primary) 보증 서비스 비용은 '영업 비용'의 도매가격안에 포함이 되어야 하는겁니다. 조금 다르게 설명을 드리면 수입차들 특히나 직수입 차량들을 보면 '월드 워런티'라는게 있다는걸 아실겁니다. 이건 전세계 어디가나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보증사항인데, 이 금액은 위의 FOB 가격안에 포함이 됩니다. 그런데 이 것은 차량이 수리가 되고 나서 수입사가 제작사에 청구해서 분기별로 지불을 받게 되는 사항입니다. 


예를 들어보지요. 독일에서 수입된 차량이 2년/무제한(일반 보증), 3년/6만Km(동력 계통), 5년/8만Km(배출가스 관련 일부 부품), 5년/10만 Km의 소모품 교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의 FOB상의 워런티는 3년 무제한 일반 보증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한국에서 차량을 수리 받을때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수입사의 한국 법인에서 받는 '도매 영업 비용'의 워런티로 지불이 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각각의 소모품 교체 비용 까지도요. 하지만, 한국 법인에서 독일 현지의 본사로 청구 할 수 있는 금액은 그 차량이 '생산되어 항구를 떠난' 날로 부터 3년 이내에 이루어진 고장에 대해서, 그것도 전체비용이 아니고 기존에 설정된 보증 비용의 한계안에서 생산이나 부품 자체의 잘못이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일일이 심사하여 분기별에 한번씩 몰아서 이걸 지불 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독일산 차량을 가지고 딜러에 가서 보증 수리를 받고 나면 내돈은 낸거 없지만 딜러에서 50만원 짜리 영수증을 보여줍니다. 이 50만원이 그 차량을 수입한 한국 법인에서 딜러에 지불이 되어야 하는거고, 9월 초에 수리받은 이 50만원의 수리 내역 중에서 실제로 3년 워런티 기간안에 포함되는 내용이 절반이다라고 하면, 그 제작사에서 인정한 내용에 따라 다음 분기인 년말쯤, 그 이미 그 수리된 내역에 해당하는 충당금인 약 20만원 정도를 수입사가 제작사로 부터 받을 수 있게 되는것이죠.  이곳 딜러에서 부품값 35만원 공임 15만원을 수입사에 청구 했다고 해도, 제작사가 수입사에 지불하는 비용은 그 부품이 실제 수입될때 수입사가 지불하는 15만원 정도의 부품값과 미리 정해진 공임 요율에 따라 인정된 5만원 정도의 공임만 지불될 뿐이라는 겁니다. 결국 딜러에서 청구 하는 비용과 자신들이 지불 받는 비용의 차이는 자체적인 '워런티 충당금'으로 해결하거나 '각종 재보험'을 통해 지불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비용이 꽤나 높게 책정됩니다. 


아까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차량의 경우는 완벽하게 재보험으로 커버가 되고 있고, 이 재보험의 요율도 낮아서 (사실 이 재보험의 금액을 낮추기 위해서 각 메이커 회사들이 JD파워의  IQS (Initial Quality Survey) 에 목을 매는 겁니다. 그 IQS가 워런티 비용을 충당해주는 Aon이나 로이드 등의 재보험의 가격을 결정하는데에 많은 기준이 되었었었거든요.) 실제 3600만원 짜리 그 한국산 차량은 이러한 재 보험 비용이 약 150만원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반대로 한국의 경우, 우리가 '서비스 받기 편하다.' 라고 이야기 하는 그 모든 비용이 사실은 '국내 영업 본부'의 '도매 영업 비용'에 포함 되어 있습니다. 각종 쿠폰과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분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한국의 6500만원 짜리 풀옵션 차량의 이러한 '워런티 충당금'은 약 500만원에 가깝습니다. 또한 우리가 '사업소'라고 부르는 그곳도 엄연히 따지면 '국내 영업 본부' 소관입니다. 물론 자체적인 정비를 통해 그 유지비는 벌어 들이고 있지만, 각종 '파란손'등의 관리나 이에 따른 유지 비용은 전부 '국내 영업 본부의 도매 비용'안에 포함 된다는 것이죠.  결국 금융비용+워런티비용+각종 부대 비용만 해도 미국에 수출된 3600만원 짜리 차가 300만원 정도라면, 국내에 팔리는 6500만원 짜리 차의 '도매 영업비용'은 1200~1500만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즉 한국에서 구입하신 6500만원 짜리 풀옵션 차량은 공장을 벗어날때는 원가가 3500만원 정도지만, '국내 영업 본부'에서 딜러나 영업소에 판매 될때는 그 원가가 5000만원 이상이라는 거죠. 그리고 여기에 약 10%정도의 각종 소매 마진/비용등을 감안해서 세전 가격 5700만원, 최종 판매 가격 6500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겁니다. 물론 미국은 아주 특수한 경우고, 이를 통해 미국내 자동차 가격이 비교적 쌀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 드리는 겁니다. 또한 적어도 한국 메이커들의 미국 법인은 나름대로 자체적인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의 본사에 종속적인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거구요. 미국은 이미 알라바마나 조지아 공장, 심지어 미시간의 연구소도 별도 법인으로 등재 되어 있습니다. 회계상으로 이렇게 "딱딱 떨어지는" 처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독일이나 타국에서 수입된 차량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신문에서 이야기 하는 무슨 4600만원 짜리 이득을 남겼다는 2억짜리 차에서 실제로 이러한 '워런티 충당금'만 해도 거진 천만원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2억짜리 차량의 평균 회전율(?) 역시 약 2달 정도로서, 이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 그리고 PDI센터등을 비롯해 각종 홍보등에 들어가는 비용등을 감안하면, 실제 '폭리'를 취했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실제 들어가는 '영업비용'의 실체는 꽤나 높은 편이 되는 것이죠. 여기에 각종 수입사에서 한국에만 적용하는 네비게이션이나 (현지 생산시부터 달려오는 B사의 네비게이션을 제외 하고 나머지는 수입사가 부담하여 PDI센터 등에서 장착하는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각종 추가사양. (C모사는 PDI센터에서 가죽시트와 열선시트를 씌우고 미러 도색 다시해서 접이식 미러 적용하고, 네비게이션 장착하고 하느라 차를 거의 다시 만들다 시피 했던 적도 있죠)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영업 비용입니다. 당시 4600만원 짜리 '도매 이득'이라고 주장하는 금액 중에서 실제 각 차들마다 지불 되었던 비용등을 다 제하고 나면 실제 '이득'으로 남을 수 있는 비용은 대당 2천만원도 안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라는 말이 있죠. 한국에서는 미국에 보증기간 길게 해준다 말이 많지만, 미국이 오히려 공임이나 다른 비용들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워낙 까다로운 조건을 들어서 그 보증기간 적용이 쉽게 되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 그 워런티 기간에 들어가는 비용은 훨씬 적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일부 동호회에서 꼭꼭 숨기는 진리'중 하나인 '스포츠 쿠페에 브렘보 브레이크 적용된 차량을 사서 트랙 한번 타고 동네 파란손 가서 브레이크 무료 교체 한다.'의 비용을 누군가는 내야 한다는점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분들이 얼마나 '각종 잡소리'에 민감한 것인지도요. 이렇게 작은 비용들이 하나 둘 씩 더해가다 보면 그 액수가 상상보다 훨씬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계속 쏟아져 나오는 '각종 재고차 할인'등… 이러한 '재고차 할인'은 그 차에서 보게된 각종 금융 비용이나 기회 비용등의 손해가 먼저 팔린 차량이나 다른 차량들에 의해 매꿔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결국 다르게 말하면, 한국과 미국과의 단순한 '사양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 보다도, 그에 따른 부수적인 비용단위나, 그 금액을 산출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주변 환경의 차이를 감안 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 섹션에서는 '왜 생산할때 '부품 매입 가격'은 800만원 밖에 안되냐면서 그 부품들을 따로 따로 구입하려고 하면 3배가까운 2300만원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