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란에서 약속드린 엔진 오일의 종류와 점도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조금 늦어졌지만, 이것 저것 자료들을 정리 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렸네요. 다른 이야기 보다도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제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만 드릴까 합니다. 저도 화학공학과나 엔진 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아주 전문적인 깊은 이야기는 드리지 못하겠지만, 한번 제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꺼내어 보기로 하지요.



1. 지난주,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토요타로부터의 편지들 사이에서 조금 두께가 다른걸 찾아 냈습니다. 각종 연구 프로젝트등과 연관 되어서 토요타 차량을 많이 구입했었던 기록이 있던지라, 이번 각종 리콜건 관련해서 페달이니 플로어 맷이니 뭐니 해서 매일 몇개씩의 편지가 토요타에서 도착합니다. 그런데 그중에 한 개의 편지가 다른 봉투와는 두께가 꽤나 차이가 났습니다. 그래서 이건 뭐지? 하면서 열어 볼 만한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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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가장 최근에 구입한 2010년형 프리우스 (지난 8월에 구입했습니다.)과 관련된 메일인데 이번것은 조금 특이했습니다. 간단한 편지와 함께, 흔히 말하는 메뉴얼 책들사이에 들어 있는 워런티 관련 책자가 새로 프린트 되어 날아 온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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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차량사용설명서 외에 별책으로 보증내용등을 설명하는 책자가 들어 있는것으로 압니다. 이 보증책자 속에는 몇마일에 어떤 정비를 받아야 하고, 언제까지가 어떤 내용이 보증으로 해결되고 등이 적혀 있는데, 이러한 책자가 새로 발송되어 온것이지요.


동봉된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만 번역을 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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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략)합성유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냉간 시동시 배기 가스를 줄일수 있고, 엔진이 작동되는 넓은 범위의 온도에서 엔진을 보호해 줄 수 있으며, 엔진 오일로 인한 환경 오염의 절감, 더 높은 연비와, 오일 교환 주기를 변경함에 따라 오너의 비용을 줄여 줄수 있습니다. 위의 이유로 토요타의 내부적인 학습을 통해 향후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엔진 오일의 종류를 100% 합성유 0W20으로 변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대신 기존의 5천마일/6개월 마다 교환을 권장하던것 대신 1만마일/1년마다 교환 하는것으로 권장 시기를 변경합니다. (중략) 만약 0W-20이 가능하지 않을경우 5W-20을 사용할수 있지만, 5천마일/6개월 이내에 다시 0W-20으로 변경하여야만 합니다. (후략)"






2. 지난 2004년, 미국에서는 한참 전부터 오너들 사이에 문제가 되어 오던 엔진오일의 종류와 이로 인한 엔진에 손상을 주는 문제가 표면화 되면서 한때 상당한 이슈로 떠 올랐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우디/폭스바겐의 4기통 1.8t 엔진, 사브의 5세대 엔진 (B205,B235계열 엔진), 크라이슬러의 V6 2.7 엔진, 그리고 BMW E46 M3에 초기 장착 되었던 S54 엔진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광유나 반 합성유(Semi-Synthetic)을 사용하도록 권장하였거나 권장하였던 엔진 오일의 점도가 슬러지를 쌓이게 하거나 Rod bearing등에 부하를 주어서 엔진을 완전히 못쓰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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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화일을 보시면 당시 아우디가 1.8 터보 엔진을 사용하였던 차량의 오너들에게 보낸 편지와 첨부 내용입니다. 토요타 처럼 오너 메뉴얼의 내용을 변경(?) 하면서 전체 책을 다시 찍어 준게 아니라 오일 교환시 사용해야 하는 "승인된" 오일의 종류를 적은 페이지를 추가 하였는데, 결론을 내려 보면 "무조건 5W-40이나 0W-40의 100% 합성유만을 사용하시오." 정도로 정리가 될겁니다. 여


당시에 이에 해당 되는 차량들 (폭스바겐/BMW/사브)는 이러한 이유로 엔진과 관련된 보증기간을 연장해주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였습니다만, 실제로 이러한 '연장된 보증기간'을 통해 '작살난 엔진'을 교환 받는 경우는 실제로 문제가 생긴 경우의 20%도 안되었습니다. "연장된 보증기간"은 둘째 치고 원래의 보증기간 (4년 5만 마일) 이내에서 수리를 받은 경우도 50%가 안되었습니다. 위의 편지에서 내용중에 "워런티를 8년동안 연장합니다. 슬러지로 인해서 엔진에 손상이 간 경우는 오너가 각종 유지 기록을 제출하면 무료로 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숨어 있다는 거죠.





3. 지난 여름 저는 2002년형 사브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위에서 언급한 슬러지 문제로 인해 엔진이 고장난 차량을 구입해서 수리해서 탈 각오를 하고 상당히 싼값에 구입을 했는데요. (사진은 없지만, 슬러지가 참으로 인해서 엔진의 실린더 벽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2번과 3번 실린더 사이의 외벽이 폭발(?) 하면서 1인치 지름의 구멍이 났었죠. 그런데 놀라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의 실린더로만도 시동이 걸리고 운행이 가능했었다는 겁니다. 물론 엔진 오일이 그 구멍으로 용솓움 치듯 솓아 올라오긴 했지만 말이죠)


실제로 이런식으로 슬러지 피해로 엔진을 전체 교환해서 탔던 사브로서는 그 차가 한 14번째였고, 제가 구입했던 사브로는 한 40번째쯤 되는 차량이었습니다.


문제는, 간단하게 엔진 교환을 해서 타고 다니려 했던 이 차에, 구입한 중고 엔진이 그 또한 슬러지로 인한 데메지를 입어서 엔진 교환을 최종적으로 3번이나 더 했었어야 했었다는데에 있지요.


차량을 구입하고 나서 알라바마의 한 폐차장에서 5만마일 뛴 차의 엔진을 1천불에 구입해서 장착 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각종 벨트류와 부싱류, 오일과 터보 차저, 개스킷등 일반적으로 교환 해야 하는 각종 보조 품들을 전부 교체하고, 수리를 끝마친 후, 고속도로를 타고 정비소에서 사무실로 돌아오던 길에 갑자기 오일 압력 경고등(?)이 뜨더니 '달달달' 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운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시 또 엔진을 교체 해야 하는 상황이 된거죠.




그래서 그 엔진에 대한 환불을 받고 나서 (폐차장에서 중고 부품을 구입하면, 부품 자체에 대한 환불은 해주지만, 이로 인한 공임이나 각종 소모품에 대한 비용은 환불 해주지 않습니다.) 다시 2번째로 제가 가까이에 있는 미시간 주 안에서 다시 8만마일 주행한 중고 엔진을 구입해서 장착했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엔진 역시 약 3일 정도 1000킬로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면서 서서히 길을 들인후 약간의 부하를 주면서 약 120마일 (200킬로)정도로 주행하던 중에 역시 오일압 경고등이 뜨더니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경운기나 디젤도 아닌것이 '달달달' 소리를 내면서 장렬하게 맛이 가기 시작한거죠.  결국 이 엔진 역시 다시 환불 받고야 말았습니다. 대신 이번 엔진은 엔진을 환불 받으러 보내기 전에 오일팬을 내려서 문제를 확인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슬러지로 인해서 Rod bearing자체에 유격이 생기면서 여기에서 '따각 따각'소리가 나기 시작한것이죠. (비디오 참조)


세번째 엔진은 그래서 구입하자 마자 전체를 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고 엔진을 구입해서 장착할 경우, 미국에서는 Tune-up이라 불리우는 각종 벨트류와 플러그, 오일등의 교환을 제외 하고는 엔진 자체에는 건들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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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야 공임이 비교적 싼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시간당 30~50불, 비싼경우 (정식 딜러등)는 시간당 200불 이상이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헤드 개스킷이 나가서 개스킷을 교체하고 크랙이가거나 손상된 헤드를 교체/수리 하는데 들어가는 공임보다, 중고 엔진을 구입하는 가격과 이를 교체하는 가격을 비교해 보았을때, 중고 엔진으로 교체하는 것이 훨씬 싼 경우가 많습니다. 헤드 개스킷 교체에 보통 700불 이상을 부르는데, 업자들 가격(?)으로는 200~300불에 중고 엔진을 구입해서 다시 200~300불의 공임이면 엔진을 교체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헤드를 수리 하는것보다 이상이 없는 중고 엔진으로 교체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 발생여지(?)가 적은것도 한가지 이유입니다. 물론 이는 대중적인 차량들에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말이지요. 


모든 물건들이 그렇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 에 따라서, 흔한 차량이더라도, 이런식의 문제가 잘 생기는 차량들의 부품은 가격이 비싸집니다. 따라서 '슬러지'든 뭐든 간에 문제가 생기는 엔진의 중고 가격은 비싸집니다. 지금도 보통의 유럽제 차량 중고 엔진이 1천불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에 반해, 폭스바겐의 1.8 T엔진은 3천불 이상, 사브 엔진들은 조금 내려와서 2천불 수준을 주어야 중고 엔진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중고 엔진이나 미션등을 찾아 봐서 다른 차량들 보다 중고 가격이 높다면, 그만큼 문제가 많은 부품이라는 결론도 내릴 수 있겠죠. 이에 대한 추가적인 이야기는 뒤쪽에서 다시 하도록 하지요. 


여튼 아니나 다를까, 오일팬과 벨브 커버를 분해하자 마자, 잔뜩 쌓여 있는 슬러지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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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캬부레터 크리너, (각종 오일때 청소에는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여 줍니다) 경유와 휘발유를 1:1로 섞은 솔루션에 하루를 담궈 놓는 과정을 통해서 이러한 슬러지 들을 전부 청소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타이밍 체인과 가이드등을 교환하는 과정 또한 거쳐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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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브 차량의 새 엔진이(롱블락) 딜러 가격으로 3500불 정도 였습니다만, GM에서 사브가 팔린다. 없어진다 이야기가 많을 때라서 롱블락을 새것으로 구입 할 수 조차 없는 상태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엔진을 3번 교체하면서 들어간 중고 엔진 가격+각종 부가품들(개스킷, 오일등)+공임을 감안하면 새 엔진 가격 만큼 들어가고야 말았지만 말이죠. 오히려 이렇게 3번째 교체된 엔진은 지금까지도 고속도로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145마일)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려주면서 문제없이 달려주고 있습니다. 





4. 2004년 겨울 저는 2003년형 폭스바겐 파사트 1.8T 스테이션 웨건을 타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슬러지 건을 글로벌 오토뉴스에 정리 해서 올려 놓았더니, 다*포털 사이트에 있는 폭스바겐 오너 모임에 이글을 퍼놓으신 분의 덧글에 "유승민이는 폭스바겐 1.8엔진이 얼마나 좋은 엔진인지도 모르고 지껄이는 넘이다"는 식의 내용이 달렸더군요. 가입을 해서 한마디 할까 했습니다만은… 괜히 정력 낭비 같아서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만…


당시 저는 그 차량을 3만 5천마일 뛴 중고로 구입 했었습니다. 구입후에는 무조건 모빌1의 0W40으로만 오일을 교체 했구요. 그리고 당시 미국 폭스바겐에서는 차량 구입후 3년간은 무료 메인터넌스를 해주고 있던 시기여서, 전 주인이 1만마일마다 무료로 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오일 교체를 무료로 받았던 기록도 남아 있었습니다. 


차량 구입후 3개월만에 약 8천마일을 주행한 상태에서 엔진에서 "틱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파란색을 띄는 연기가 나오기 시작해서, 터보차저를 의심하고, 이를 교체해 달라고 딜러에 찾아 갔습니다. 딜러의 서비스 메니져는 당연히 이를 이해하고 수리를 하자고 했지만, 총 수리금액이 1천불이 넘어 가기 때문에 딜러를 관장하는 폭스바겐 USA의 서비스 주재원(Regional Rep.)이 승인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딜러를 방문한 주재원은 여러가지 상황을 살펴 보더니, 기본 보증 기간내에서인데도, 워런티로의 수리를 거부 했습니다. 3개월에 8천마일을 뛰는 정도로 "가혹" 상황에서는 오일 교체가 1만마일마다 아니라 5천 마일마다 해 주어야 하고, 비록 폭스바겐에서는 1만 마일마다 오일 교체를 해주고 있지만, 오너가 중간에 5천 마일마다 '자비로' 추가적인 오일 교환을 해 주어야 한다구요. 제가 2번째 오너이고, 첫번째 오너도 1년 6개월 만에 3만 5천 마일을 뛸 정도 였으니, 역시 '가혹 상황' 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여기서 설명하고 싶은 '워런티에 대한 내용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라는 '순전히 그날 아침 자동차 회사 주재원이 어떤 기분으로 집에서 나오는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한가지 예입니다.


결국 미시간주 의 워런티등을 관리하는 정부 부서에 진정을 넣고 나서야, 폭스바겐에서 "Good Will"(고객 만족을 위해 회사에서 도와주는것)의 한 방법으로 워런티로 수리를 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터보 차저를 교체 하고 나서도, '틱틱' 거리는 소리는 계속 되었습니다. 일단은 타는데 지장이 없으니 차를 일단 더 타고 다니자는 결론을 내리고 2개월 가까이가 지난 후 총 주행거리가 4만 8천 마일인 상황에서 '틱틱'소리가 '타타탁' 목탁 소리 비슷한 소리로 변경 되기 시작했습니다. 딜러에 들어간 결과는 캠 샤프트를 잡고 있는 베어링이 슬러지로 인해 손상되었다는 결론이고, 이로 인해 엔진 전체를 교체 해야 하는 결론이었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너무 짜증나서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대충 상상이 가시죠??) 


결론은 엉뚱하게도, 이로 인해 그 폭스바겐 딜러의 주인과 친해졌고, 덕분에 나중에 사브 딜러쉽의  지분을 가진 파트너로 딜러쉽을 운영하고 있을때, 그 딜러쉽을 제가 운영하던 딜러쉽의 파트너와 함꼐 인수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차는 결국 폭스바겐에서 시세대로 인수(?) 하고 그 차 가격만큼 다른 폭스바겐 차량(투아렉)을 구입하는데에 디스카운트를 받았지요. 딜러에서는 시세의 절반을 지급하고, 폭스바겐에서 시세의 절반을 딜러쉽에 주는 방법으로 말이죠.



5. (결론) 1990년대 중/후반 부터 유럽 차량들은 이미 순정 오일을 광유에서 반 합성유나 100% 합성유로 변경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유럽차가 유지 비용이 비싸다." 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었는데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요.) 사브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반 합성유로 순정 오일을 결정하고, 무료 엔진오일 교환 프로그램에서도 반 합성유를 사용하다가,(100% 합성유로 교환 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했습니다.) 슬러지로 인한 이유로 2003년경 부터 무조건 100% 합성유(Full Synthetic)으로의 사용이 의무화 되었습니다.


BMW M3(E46, S54엔진)의 경우도 처음 사용하던 5W40의 엔진오일이 자신들이 설계했던 Rod Bearing의 여유 한도(Clearance) 가 상대적으로 긴 스트로크와 고회전으로 사용되는 배경(특히나  M3)이다 보니 10W60으로 오일 점도를 변경해주고, 이로 인해 엔진의 설계를 변경 하면서 기존 오너들에게 Rod Bearing을 다시 교체해주고 보증기간도 늘려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요즈음에 들어서는 알루미늄 블락의 사용이나 연비 향상등을 위한 이유로, 엔진내에서의 오일 압력이 기존 엔진보다도 훨씬 높아 졌고, 반대로 피스톤 링은 최저의 마찰계수를 위해 여유 한도(Clearance)가 넓어 졌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단순히 배기력당 출력과 운용 온도가 높았던 터보차저 차량뿐만 아니라, 크라이슬러의 V6 2.7 같이 저배기량의 컴팩트한 사이즈의 엔진이나, 일반적인 엔진들(토요타와 렉서스)차량들 까지도 풀 합성유와 특정 점도를 요구 하는 상황이 된겁니다.


한가지 예로 크라이슬러의 헤미 엔진은 (5.7L) 2006년 이후로 MDS(Multi-cylinder Deactivation System;순항중에 4개의 실린더에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장치)을 통해 6기통 3.5엔진 보다도 높은 고속도로 연비를 구현해 내는데, 지정된 5W20 점도가 아닐경우 이 장치의 작동이 제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메이커에서 '지정된 점도'를 써야만 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다는 겁니다.





렉서스의 경우도 얼마전까지는 반합성유(Semi Synthetic)을 추천하다가 지금은 프리우스처럼 0W20 점도의 100% 합성유(Full Synthetic)을 강제적으로 사용하는것으로 바뀐 이유가, 차량이 장기적으로 운행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낮은 마일리지에 오일이 크랭크 케이스 벤틸레이션을 통해 유입된 공기등과 반응해 슬러지가 생기는 상황이 발견 되었기 때문에 오일 추천이 변경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한때 7천마일 밖에 뛰지 않은 캠리/Es350등에 장착된 V6엔진이 아래 사진과 같이 슬러지가 쌓이는게 문제가 되는등… 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였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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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제가 적어 놓은 이야기를 보시고, 이중에서 한두개 엔진에 대한 이야기만 놓고 다른 이야기를 하신다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가리키는" 사람이실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전달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딱 꼭집어서 내리는" 결론은 이 글에는 없습니다. 



결국, 제가 과학적으로 이래서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과학적이고 비교적 객관적인 결론을 내어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오일은 무조건 3천마일마다 순정 오일필터를 써서 100% 합성유로 교체 해 주던지, 아니면 엔진 값이 싸거나, 잠깐 타고 말 차량같으면 그냥 광유로 "싸게 싸게" 갈아 주는게 최고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신차를 사거나 중고차를 사서 제가 한동안 탈 차량(?)이다 라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100% 합성유 (0W-40이거나 메이커에서 원하는 스펙으로)로 오일을 교환 하는 겁니다. 지금 타고 있는 차량중에 가장 길게 탄 지프 리버티 (1년 6개월 동안 약 4만 마일을 탔습니다)도 구입해서 가져오고는 500마일때부터 무조건 100% 완전 합성유로만 오일을 교체합니다. 중간에 옆에서 일하는 분들이 왜 구지 미제차에 합성유를 먹이냐 하시겠지만, 그게 제가 '당분간' 탈 차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첫번째 상황입니다, 여기에 스케쥴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3천마일을 넘기기 전에 오일을 교체하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은 오일 교환 기간을 넘기기 싫어서 여행하던 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오일을 교체한적도 있었으니까 말이죠. 


합성유를 써서 느끼는 차량 반응의 변화나 이로 인한 연비상승 등등은 상당히 주관적 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누가 나를 엿먹이는" (Somebody screwed me.)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완벽하게 준비 하겠다(?)라는 관점에서라도 일단 메뉴얼에서 하라는 데로, 그리고 더 잘 (자주) 해주면 뭔가 싸울 구석(?)이 생긴다는 거죠.


그리고 반 합성유(Semi-Symthetic)은 차라리 "아니 씀만 못하다." 라는게 요즈음 메이커에서 내리는 결론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유는 요즈음 처럼 반 합성유와 Full synthetic의 가격차이를 감안해 보면, 차라리 아주 싼 광유와 100% 합성유 사이의 어중간한 가격차이로 얻는 이득이 거의 없다 시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동안 Semi Synthetic을 권장하던 회사들이 거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번 위쪽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엔지니어링 상 정해놓은 점도를 거의 무조건 적으로 지키라고 하는것은,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 비교적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M3용 엔진에서도 보았듯이, 각종 베어링의 유격 (Clearance)와 운용 온도에 따른 점도의 차이점이, 합성유/광유의 종류를 떠나서 엔진 자체의 마모와 손상까지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거죠.


이게 제가 미국에서 살면서 경험하고, 내린 결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곳 미국에서도 한국산 차량들에서 비슷한 문제가 생기는 것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국산차 메이커들도 토요타처럼 합성유로 오일 종류를 변경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관련된 연구가 진행중인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분들이 말씀 하시는것 처럼 무슨 기유 베이스니 어쩌니 하는 것들은 모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성도...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 차를 타면서 주관적으로 각 회사들마다 차량들이 다른 브랜드의 오일에 다르게 반응하는것을 느끼기는 했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이 글에서는 빼겠습니다. 순수하게 '오일 종류'와.. 그리고 점도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는거니까요.


그리고 얼마전에 Q&A란에 제가 답글로 달았던 내용(http://www.testdrive.or.kr/657166) 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제 관점을 강력하게 '이게 맞다.' 라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경험한 내용들을 통해서 판단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훨씬 많지만, 오늘 아침에 마저 끝내고 온 신경치료한 이빨이 쓰라리는데다가 이미 충분히 긴 글을 더 길게 쓸 필요가 없을것 같네요.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모터링 하시길..


* 맨 뒤의 토요타 관련 사진은 http://tegger.com/hondafaq/sludge/cleaning_sludge.html 에서 가져 왔습니다. 이외의 모든 사진이나 스캔은 제가 직접 찍고/스캔한 내용입니다. 저작권은..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