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퇴근 후에 아주 잠깐 118d를 타봤습니다. 


제차의 대차계획보다는 현재 B200을 타시는 처 이모님의 대차 계획때문에 이런 저런 차들이 물망에 오르다 마침 1시리즈 해치백이 론칭되면서 이 차를 추천드렸고, 겸사겸사 함께 모시고 한독모터스 용산전시장에서 시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길게 타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고해서 정말 간단히 용산-여의도 주변에서만 타봤습니다.


차를 바꾸실 분의 라이프스타일상 성능본위보다는 철저히 도구로써 편하게 타시다 바꿀 수 있는 차량이 필요했기에 내심 Urban모델을 시승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마련된 시승차는 Urban모델이였습니다. 다만 Pack2모델이라 이것저것 옵션은 다 끼워져 있는 모델이였구요.(물론 시간상, 필요상 시승 중 사용해본 옵션들도 거의 없네요)


앞좌석/뒷좌석 모두 앉아보니 실내공간은 역시 타이트하단 느낌이 듭니다. 비좁아서 불편한 정도는 아니고, 아늑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E39생각하며 F10 처음 타봤을때의 느낌이랄까요.)


컴팩트한 스티어링휠은 양손으로 쥐는 순간 운전석을 앞으로 당기고 등받이를 곧추 세우게 만들만큼 스포츠성이 가득합니다. 과격히 몰아부쳐 볼 상황이 아니니 나름 마음에 드는 차량거동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만, 직접적이고 사뿐사뿐한 핸들링은 컴포트모드에서 롤링이 약간 크게 느껴지되 촐랑 거리지 않아 불안치 않은 거동과 함께 꽤 재밌는 차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118d의 경우 출력과 토크만 보면 크게 부족하지 않다 생각되지만, 120d의 제원과 비교할때 명목상 디튠된 내역, 즉 25%가깝게 낮아진 출력(184ps->143ps)과 15%정도 저하된 토크(380Nm->320Nm)를 생각할 때 동력성능이 다소 모자른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긴 했습니다.

운전자마다 요구하는 수준에서 평가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나름 시내에서 마일드하게 차를 타려고 노력하는 제 입장에서는 전혀 모자름이 없는 동력성능이였습니다. 고속도로에서의 중고속 성능에서는 분명 아쉬운 점이 생길꺼라 예상됩니다만, 이 정도면 시내도로는 물론이고 간선이나 지방 고속화국도정도에서 스트레스없이 상쾌한 주행에 적합할 것 같 습니다. (원래 양껏 출력쥐어주면 무서워서 잘 사용못하고, 조금 모자른 듯 한 동력성능의 엔진을 쥐어짜면서 다니는걸 좋아해서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를 직접보면서 느낀건 못생겼다고 혹평받는 그 앞모습이 입체로 보니 조금은 봐줄만하다였습니다. 딱 눈엣가시 같던 앞모습이 나쁘지 않아보이니, 차 외관에 대해선 더 이상 흡잡을 곳이 없더군요. 특히 차량 뒤쪽 쿼터뷰는 이차의 백미라 생각됩니다. 

전시된 스포츠라인(120d)의 색상이 Midnight Blue였었는데, 예전 김진승님이 올려주신 1시리즈해치백 론칭과 가격에 관한 글(http://www.testdrive.or.kr/index.php?document_srl=1493381)에서와 같은 청색(아마 Deep Sea Blue라 생각됩니다.)과 달리 조명 밝은곳에서 약간 녹색펄의 느낌이 묻어나는 색상이였습니다. 청색계열은 이 Midnight Blue만 수입이 된다해서 아주 약간 아쉬운 맘이 듭니다. (결국 처이모님은 이 색상으로 계약을 하셨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애당초 제 차를 바꿔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승을 하지는 않았기에 조금은 건조한 마음가짐으로 전시장에 찾아갔습니다만, 견물생심이라고 차를 직접보고 시승을 해보니까 며칠 좀 더 가지고 놀아봤으면 하는마음이 솔솔 생깁니다. 

폐차때까지 갈 요량으로 수동변속기 스왑까지 한 E36을 대체할만한 차가 제 기준에서는 드물었기 때문에(굳이 꼽아보자면 E39 530is M/T정도면 생각해보겠는데..한국에서 이 차를 구할 수 없을 듯 하기에..) E36 대신 어떤 다른 차를 들이겠다는 생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안하고 있습니다. 그런고로 능력만 된다면 3rd로 부담없이 맘편히 탈 수 있는 저렴한 놈을 하나 들이면 좋겠다는 망상을 늘상 하고 있습니다만, E36도 팔아버리라는 집사람의 압력이 지금도 만만치 않은터라 3rd는 언감생심이고, 오히려 E36을 처분하면 흔쾌히 멀쩡한놈(?--;)을 질러주시겠다는 회유를 견뎌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회유와 맞물려 요 재밌는 녀석때문에 어제와 오늘 가볍게 118d앓이 중입니다.




PS : 디젤엔진의 토크감이라는게 참 몹쓸놈이네요. 고작 320Nm짜리 2리터엔진을 전개도 아닌 partial load정도의 엑셀링만해봤는데도 그 맛이 오래갑니다.  7000rpm까지 엔진쥐어짜며 사용하던 가솔린과 또 다른맛이네요. 


*PS : 곧 론칭할 7세대 골프나, 내년에 론칭할 듯 말 듯한 폴로의 가격도 1시리즈의 가격덕에 더 착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