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여행을 떠나다-


저번 금요일 오후.. 주말에 뭐할까 생각하며 소파에서 뒹굴던 저에게 제 아내는 제네바 모터쇼 언제까지랬지? 저에게 대뜸 물어봅니다. 15일까지~, 그럼 제네바 가보자! 하는 아내의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가보고 싶었었는데 보통 먼 거리도 아닌데다가 11개월인 아들과 임신 4개월인 아내에게 분명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에 생각을 접고 있었는데, 저는 아내가 가보자는 제안에 분명 무리일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네바모터쇼 홈페이지를 뒤적거립니다... 교통편으로 EasyJet이라는 저가 항공사를 알아봤는데 가는 것은 괜찮은데 일요일에 돌아오는 표가 정말 너무나 비쌉니다.(돌아오는 티켓만 1인단 70만원정도ㅠㅠ), 기차를 알아보니 유로스타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 파리까지 간 후 TGV로 갈아타고 다시 또 갈아타고 시간도 편도 6시간 이상이상 걸리는데다가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비행기표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비싸더군요. 결국 자동차를 끌고 가기로 마음을 먹고 부랴부랴 준비합니다. 도버 해협은 페리로 건너는 방법과 열차에 차를 싣고 유로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이 있더군요. 시간과 금액적인 면에서 유로터널을 선택하고 밤 11 32분 열차에 예약을 했습니다.

5일안으로 돌아오고 왕복여정 시간을 정확히 예약하면 요금이 많이 저렴하더군요. 왕복 30만원정도..

제네바 모터쇼가 열리는 제네바 국제공항의 Palexpo까지의 거리는 런던 집에서부터 621마일(993km)
구글맵




돈 뽑아 유로로 환전해오고 마트에 들려 이것저것 먹을 것과 아기 먹을 이유식, 분유, 기저귀등을 뛰어다니며 구입하고 대충 집정리후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겨우 오후 915분에 집에서 나섭니다. 아기 키우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아기 데리고 집에서 나오기까지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짐도 많고

임신한 아내와 아직 돌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가는 것이 정말 위험하고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가장으로서 마음이 편하질 않더군요. 더군다나 계획도 너무나 즉흥적이었고 알아봤다는 것도 겨우 15일까지 제네바 모터쇼가 제네바 공항 Palexpo에서 한다더라. 예약되어 있는 기차가 Folkestone에서 밤 11 32분에 출발한다. 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준비없이 출발하는 정말 무모한 여행이었습니다. 또 밤에 출발하는 것이라 사실 좀 무섭기도 하더군요.

별의 별사람이 다 있는 나라라

 

우선 눈에 보이는 아무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가득 채웠습니다.




기름이 연료탱크에 조금 남아있어서 46파운드( 95천원정도) 46리터를 채워 넣고(디젤 1L 2000원정도) 시동을 거니 트립컴퓨터에서는 주행가능거리가 744마일(1190km) 이라고 나오더군요. 얼마나 달리는지 한번 보자. 참 제차는 BMW 520d 수동입니다.

 

(차 세차 몇주 안해서 엄청 더럽네요ㅠㅠ)

 

런던시내를 빠져나가는데 너무나 차가 많이 밀렸고,



유로터널 열차 체크인을 11 02분까지 해야 하는데 고속도로에 오르니 구간 속도 단속카메라가 너무 많아 속도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열차시간까지 유로터널이 있는 Folkestone 까지 1시간도 더 달려야 하는데 초고속으로 빠르게 달려도 늦을판..


한참 달리고 있는데 마침?
~ 하는 BMW 특유의 경고음이 들리더군요. 런플렛 타이어 공기압에 이상 있다는 메시지.. 제네바 가지 말라는 경고일까? 어제 꿈도 무서운꿈 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