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1번글 읽으시고 기대하시는 많은 분들께 너무나 소소한 일반적인 여행 이야기라 죄송합니다 ^^;;;;
사실 제네바 모터쇼가 목적지 임에도 모터쇼에 대한 사진이나 글은 얼마 없을듯 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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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한 마음-

 



Folkestone
유로터널을 향해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고 있는데 마침?
~ 하는 BMW 특유의 경고음이 들리더군요. 런플렛 타이어 공기압에 이상 있다는 메시지.. 제네바 가지 말라는 경고일까? 어제 무서운 꿈을 꿨는데

사실 여행 준비하던 오후 내내 어제 꾼 꿈이 계속 걸리기는 했었습니다.


젠장 어떻게 해야 하지? 런플렛 타이어는 처음이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데

혹시 공기압 다 떨어졌는데 런플렛이라 모르고 달리고 있는 건가.. 돌아가야하나? 그냥 유로터널로 가야 하나..어쩌지 어쩌지앞으로 달려야 할 거리가 900km는 되는데 이 상태로는 불안해서 갈 수 없는데…’

규칙적으로 자꾸 띵~ 하는 소리와 함께 계기판과 아이드라이브 화면에 경고 화면이 계속 뜨더군요.

애써 뒷자리에 탄 아내와 아기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안전 속도 이하로 낮추며 시그널레버의 보드컴퓨터 버튼을 슬쩍슬쩍 계속 눌러가며 시계화면으로 바꿔버립니다. 그러나 이내 다시 뜨는 경고화면

 



시간도 꽤 늦은 시간이고 런던과 Folkestone 중간쯤을 달리고 있었는데 정말 어찌해야 한지 모르겠더군요.. 가야 할 지 말아야 할지 보험회사를 불러야 할지 BMW서비스 불러야 할지 프랑스로 넘어가서 BMW서비스센터 찾아가봐야 할지 타이어가게는 어디 있는지
정말 막막하고 고민 많이 하다가 계속되는 경고에 우선 차를 고속도로변 비상 정차지역에 세웠습니다. 타이어를 육안으로 확인해보았는데 공기압이 낮아진 런플렛타이어가 어느 정도로 쭈그러지는지 어떻게 생긴지 본적이 없어 잘 모르겠더군요..

우선 트레드 면에 이물질이 박혀있는지를 확인해보았는데 차에 후레쉬가 없어 휴대폰 액정조명과 손의 감각으로 확인해보니 트레드면은 괜찮은 듯 싶었습니다., 사이드 월이 조금이라도 주저앉은 타이어가 있는지 타이어를 발로 흔들어보며 확인해보았는데 이상 없어 보이더군요. 육안확인으로는 괜찮아 보이는데 분명 공기압 이상 있다고 경고만 나오니 참 답답하더군요. 공기압모니터로 각 타이어의 공기압이 실시간 나오면 얼마나 마음이 편할까 싶기도 했고요. 또 한국에서는 테드 야광조끼와 후레쉬, 공기압 게이지등 비상시 공구를 항상 차에 비치해놓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이런 낮선 곳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 답답하더군요..


사실 왕복2000km나 되는 여행을 떠나면서 아무 준비 없이 이제 5000km밖에 안된 차가 별문제 있겠나 싶어 믿고 나선 제가 잘못입니다. 고속도로는 왜 그렇게 컴컴한지
괜히 집을 나섰다 싶기도 하고.. 후회되더군요. 땀을 뻘뻘 흘리며 타이어를 육안으로 체크한 뒤 다시 천천히 달리며 차의 반응을 다시 자세히 느껴보려 했습니다. 핸들이 돌아가는지, 이상 진동이나 요철에서 충격흡수가 평소와 다른지 수km를 달리며 집중해서 느껴 보려 했는데 제 육안이나 감각으로는 이상을 못느껴 결국 Folkestone 으로 계속 달려가기로 합니다.

 



유로터널에 도착하니 이미 체크인 시간은 지나버렸습니다. 혹시 예약이 아예 취소되었을까 조마조마하며 셀프 체크인 레인에 들어섰는데 늦은데다가 타이어도 마음을 심란하게 하고 있고 혹시 예약이 취소되었을까 생각하다가 어이없이 좌핸들 레인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차에서 내려 조수석측 체크인기계에 예약번호 입력하였더니 다행이도 추가금 없이 다음 열차시간에 배정받게 되더군요.(제가 예약한 티켓은 short stay saver 라는 상품으로 시간을 정하고 제시간에 체크인 한다는 조건과 5일안에 돌아오고 환불불가라는 조건하에 구입한 저렴한 티켓입니다. www.eurotunnel.com) 다음시간대인
F 에 배정받아 새벽 12 50분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타이어관련 질문을 하였는데 프랑스 입국 후 주유소 가서 공기압 체크해보라 하더군요. 또 대기장소에 작은 쇼핑몰이 있어 야광조끼와 GB 스티커를 샀어야 하는데 스낵바 말고는 모두 문을 닫아 그냥 프랑스 가서 해결해보기로 합니다..테드 조끼 한국에 놓고 온 것이 두고두고 후회됩니다.

 

(유로터널 안내책자에 프랑스 교통법이 2008101일부터 바뀌어서 프랑스에서 운행하는 모든 차량에는 삼각대, 야광조끼(실내구비), First aid kit, 소화기, 차량 후면 국가스티커를 구비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벌금 90~135유로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입국 심사대에서 간단한 물음에 대답한 뒤 대기장소에 가서 기다립니다.









보딩시간이 되자 대기하던 순서대로 열차의 뒤쪽에서 열차로 들어가는데 열차는 뻥 뚫려있는 터널 같은 구조였습니다. 열차 앞쪽부터 스텝의 지시에 따라 차곡차곡 바짝바짝 차량을 채워나갔는데 제 차가 첫 번째 열차의 제일 뒤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열차와 열차를 연결하는 관절부위?(정확한 용어를 모르겠네요) 에는 문을 닫아버리는데 이문이 자동으로 닫히더군요.. 사이드를 올리고 이것저것 정리하는데 격문이 닫히는 알람소리가 들리더니 제차가 들썩이는 요동과 함께 뭔가 둔탁한 것이 제차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건 또 뭐야? 아이참... 보니 격문이 닫히다가 제차 범퍼에 닫아 다시 열렸다가 닫힘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스텝이 와서 작동을 멈추고 제차를 더 앞으로 붙이기를 요구했으나 이미 3~4cm까지 앞차에 붙여놔서 더 이상은 불가, 스텝에게 제 앞차와 그 앞차를 더 바짝 붙이기를 요구하였습니다. 조금씩 이동 후 문이 정상적으로 닫히게 되었는데 나와서 보니 범퍼 모서리가 날카로운 것에 쓸려 페인트가 벗겨진 스크레치와 전반적으로 미세한 쓸린 흠집들이 생겨버렸더군요. ㅜㅜ



스텝도 아는지 왔다 갔다 하면서 범퍼를 자꾸 쳐다봅니다. 뭐라 할까 하다가 그냥 참습니다. 네가 저 앞차부터 더 바짝바짝 세우던가 내차를 첫번째 칸에 못들어오게 했어야하는 것 아니냐? 라고 하고 싶었지만 덩치 큰 흑인 아저씨의 포스는 그냥 제가 알아서 참게 합니다.ㅜㅜ  제차 첫 번째 스크레치………마트의 아줌마도 아닌 어린아이도 아닌 어이없이 자동문에 당하는 군요

 

타이어 공기압 경고와 스크레치 정말 제 마음을 무겁고 심란하게 합니다. 아기는 계속 장난치며 우유와 과자를 장난치며 뒷좌석 바닥에 줄~줄 쏟고 있고..ㅜㅜ

 

아내와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너무나 즐거워 합니다.

 

저는 저렇게 행복해 하는 아내와 아기가 함께 여행 한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별것도 아니지만 심란한 마음을 눌러보려 애씁니다.

 

이렇게 저희 가족은 도버 해협을 건너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