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드 회원 가입은 오래 되고 자주 옵니다만..오랜만에 게시글 올리네요.

최근 있었던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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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21일) 저녁 11시 20분 남대문에서 SUV 차량을 몰던 어머니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는 15여년전에 운전면허를 땃는데 한달에 한번 정도씩 차량을 운전하고 대부분 전철을
이용하시며...이제  칠순이 가까와 옵니다.
차는 제 차인데 해외에 1년 넘게 나가 있어서 어머니가 현재 몰고(갖고) 있습니다.

 

차키가 뒷문 구녕에 들어갔는데..문이 않닫혀..
--> 차키가 끼여서 찌그러진건 가요?

 

아니 뺏는데도 안 닫혀. 여기 차도 사람도 없는데..그래서 끈으로 묶었는데 그래도 열려.
--> 운전석에서 전체적으로 도어락을 반복해보세요. 도어락이란.. 한번에 모든 문을 열고 잠그는 거 있잖아요.
--> 운전석에 앉아 왼쪽에 보면 있어요.

 

(묵묵부답).. 이거 누구부르면 되지 않아?
--> 보험사는 어디로 하셨어요? 어머니가 싼데로 바꾸셨잖아요..

 

그게..(묵묵부답).. (답답한듯 지나가는 사람에게) 여보세요. 여기 차 고치는데 있어요?
--> 지나가는 행인: 아주머니.. 여긴 없어요.(그냥 지나감)
-->(나도 답답) 어머니, 뒷문 묶었던 끈이 끊어진 거에요? 풀어진 거에요? 아님 걸었던데서 빠진 거에요?

 

글쎄.. 이게 묶었는데 그냥 열려.. 왜 안닫히냐...운전을 못하겠어.
--> 뒷쪽에 안쓰는 시트커버용 끈이 있는지 보세요..칼은 오른쪽 공구함에 있어요.
--> 안되면 그냥 두고 택시타고 오세요..


어머니는 어찌하여 끈으로 뒷문을 묶고 오셨는데.. 아버지와 마중나가서 도어락을 몇번 조정하니
뒷문은 금새 닫혔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어머니는 연신 구녕에 들어갔던 키가 문제를 유발했다고 하시는데..

아마도 이 차는 어머니에게 찍힌 듯 싶습니다. 아무리 스타일/엔진/핸들링/이 좋은차라도
그 뒷문(또는 트렁크) 어디엔가 있는 구녕에 이물질(키 등)이 들어갔다가 문이 안 닫히는 차는
절대 고르지 않을 것이고, 이것이 중요한 차량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그 외 또 하나
다른 기준이 있다면 적게 넣고 많이 달릴 수 있는 연비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없던 지난 1년간 부모님은 이 차에 단 한번도 오일교환을 하지 않았는데 제가 이번에 하려고 하니까.
쓰지도 않았는데 뭘 바꾸냐며 극구 말리는 상황입니다. 오일의 유효기간을 음식물에 빗대어 설명하면
이해를 하실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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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일이 일어나기 며칠전 해외에서 아내가 전화를 했습니다.

 

어젯밤 우리 죽을 뻔 했어.
--> 뭐? 사고 날뻔 한 거야

 

밤 9시 넘어 링로드에 차가 하도 막혀서 지난번에 왔던 공삿길로 갔지. 불이 하나도 없어서 길만 따라 갔지
--> 거기는 왜 갔어? 트럭도 가기 힘든데 소형 승용차가 어떻게 가냐구. 나도 힘들게 빠져나왔는데.

 

근데 전날 비가 왔잖아 그래서 갈수록 차가 느리게 가더라고(진흙을 의미함)
그러더니 바퀴만 돌고 차가 안나가.. 주위에 아무도 없고 애들은 뒤에서 울고..
밖에 나오니까 발목도 넘게 빠지는 거야.
--> (무척 답답.. 차가 무한괘도를 가진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밤에는 일찍 들어가야 하는데.)

 

멀리 보이는 회사 경비실에 가서 애들 이야기 하면서.. 사정사정해서 경비원하고 야근하는 사람
7~8명이 나와서 차에 로프 걸고 끌어 내줬어..그리고 회사 안으로 통하는 지름길로 왔어.
--> 그래도 다행이네. 그래서 우리 차는 어떻게 됐어?

 

오빠는 우리가 이렇게 고생했는데 차 안부나 물어? 항상 그렇지.(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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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있었던 일이지만 많은 여성분들과 차량에 대한 대화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특히 나이드신 분이라면 더).

저를 뺀 나머지 가족에게 차는 그냥 이동수단의 의미에다가 외부 디자인과 실내 편의장비, 그리고 고장 안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