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거의 다 지나갔네요. 늘 그렇듯이 내년도 달력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그림 두 점은 작업을 마치지 못한 상태이구요.

 

작업을 마친 그림들부터 후배의 그래픽 회사에 보내 시안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년도 달력에 들어갈 그림중

 

완성된 10개를 먼저 공개할까 합니다.

 

 

1월 – 재규어 XJ-S

 

원래 조선일보 만화에 넣으려던 컷으로 생각하고 그리던 그림이었는데 일간지 버전에는 넣지 못했고 나중에 작업한 웹버전에

 

집어넣은 그림을 손질하고 배경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재규어 XJ-S는 레이스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스포츠카라기보다는 GT였지요. E-타입이 단종되면서 그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성격이 좀 달랐습니다. 멋스러운 디자인 덕분에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차 중 하나입니다. 1월의 그림이라는 점 때문에 눈이 온 배경을 넣을까 했는데 그건 좀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마른 상태이면서도 추운 듯 한 느낌을 살려서 그려보려고 했는데 어떤지 모르겠네요. 너구리는 먼 산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2월 - 크라이슬러 300C

 

지난 2월에 나갔던 만화의 첫 컷을 손질한 그림입니다. 만화에서는 아가씨가 운전을 하고 강아지가 조수석에 타고 있었는데

 

이 그림에서는 곰탱이가 운전하고 아가씨가 동반석에 탔네요. 탑승자들이 잘 보이는 것은 아니고 실루엣만 보입니다.

 

그리고 만화에서는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았었는데 이 그림에서는 헤드라이트를 켠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크라이슬러 300C는 처음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승을 했었는데 꽤 좋은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실제

 

가격이나 차급에 비해 대단히 고급스러워보이는 외관 때문에 주변의 시선을 상당히 끌기도 했지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고급스러운 앞모습에 비해 뒷모습이 너무 무덤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출시된 미국산 세단 중에서 가장

 

나은 차라고 생각했는데 품질 문제에서는 아직 일본차의 벽을 넘지는 못한 듯 하더군요.

 

 

3월 – 닛산 370Z

 

이 그림은 만화에 나가지는 않았었고 자동차생활의 ‘자동차가 있는 풍경’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자동차 생활에 실렸을 때에는 곰탱이가 타고 있지 않았죠. 370Z는 국내에 수입이 되기 전에 시승을 해보았는데 수동변속기

 

사양이었습니다. 싱크로 레브 매치 덕분에 시프트 다운때 회전수 보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데 그게 의외로 편하더군요.

 

힐앤토나 더블클러치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그 기능이 제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좀 건방진

 

생각이었던가 봅니다.    제가 시승을 했을 때도 엔진오일 온도가 좀 많이 올라간다 싶기는 했는데 나중에 국내 수입 후

 

오토조인스의 시승에서 이 문제가 지적되었고 결국 오일쿨러를 장착하게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4월 – 마즈다 RX-8

 

맹준우 선수가 모는 풀 틸트 마즈다 니토 드리프트 팀의 RX-8입니다. 포뮬러 드리프트 1전이 4월에 열리기 때문에 이 그림을

 

4월달에 배치했습니다. 2009년에는 제가 맹준우 선수를 가까이서 취재했는데 2010년에는 29frame 프로덕션의 제이라는 분이

 

맹선수 이야기를 밀착취재하여 조만간 두편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예정입니다.

 

추후 이에 대해서는 자세한 예고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5월 – BMW 530i

 

제 차를 그려봤습니다.

 

 

 

6월 – RMR PM580

 

리스 밀란 레이싱의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경주차입니다. 2011년에는 한국타이어가 새로운 스폰서가 되어 경주차 도색이

 

조금 바뀔 예정인데 인쇄 들어가기 전 최종 수정때까지 도색이 결정되면 바뀐 컬러로 그림을 바꿔 넣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노면도 비포장이 아니라 포장으로 바뀌어야 하겠지만요.  리스 밀란은 지난번 경주에서 10분대의 기록을

 

깨면서 종합신기록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이를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경주차 제작에서 사소한 문제들 때문에 스케줄 지연이 되는 것이 쌓였던 것에다가 평상시 7월에 열리던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이 한달 당겨진 6월에 개최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있었죠. 2011년에는 경주코스

 

전구간이 포장되어 새로운 조건에서 시합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2011년에는 리스 밀란이 원하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7월 – 대우 에스페로

 

얼마 전 자동차 동호회에서 알게된 박광호님과 점심식사를 하다가 달력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박광호님이 새 달력에 국산차도 들어가느냐고 물어오셨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이번 달력에는 제가 국산 자동차를 한대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더군요. RMR PM580이 제네시스 쿠페의 6기통 람다 엔진을 얹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2008년 6월에 실렸던 만화 ‘자동차 디자인’ 편에 넣었던 컷을 손질해 7월의 그림으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베르토네 디자인의 에스페로는 상당히 세련된 외관으로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베르토네의 다른 디자인인 시트로엥의

 

잔티아와 너무나도 비슷해서 그걸로도 또 화제가 되었죠. 한때 꽤 많이 보이던 차였는데 제가 지난 몇 년간 귀국했던

 

동안에는 한대도 본 기억이 나지 않네요. 당시의 대우차 내구성이 좀 부실한데다 부품수급이 여의치 않아서 다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모두 중고차로 수출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상태로 소장된 차가 있다면 나중에 가치가 꽤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8월 – 포드 GT40

 

만화 연재 마지막편인 키트카 이야기에 넣었던 컷을 손질하여 8월의 그림으로 선정했습니다.

 

8월에 어울리게 배경은 페블 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로 했구요. 만화를 그릴때는 마감에 쫓겨 그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넣었는데 이번에는 이미 반 이상 된 그림을 손질하는 것이었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페블 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는 몇 번 가보았는데 지난 10년 정도는 가보지를 못했네요. 2011년에는 가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9월 – 미완성

 

 

10월 – 아큐라 NSX

 

단종되어 시승차가 회수되기 직전인 2005년, 운좋게 일주일간 메이커 시승차인 NSX를 받아서 탄 것은 지금도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차가 메이커 시승차로 무상대여 된 것은 제가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카디아와 같은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2005년의 차로서는 상품성에서 조금 떨어지는 면이 없지 않았고 시승차는

 

타르가탑이어서 차체 강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매일 탈 수 있는 수퍼카로서는 정말 이만한 차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타르가탑이 아닌 고정된 루프를 가진 쿠페를 한 번 타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기형 모델의 디자인을 더

 

좋아합니다만 그림은 제가 타본 시승차와 같은 후기형의 노란색 타르가탑으로 했습니다.

 

이 그림이 이번 달력에 들어간 그림 중 가장 오랬동안 그린 것이었습니다. 원래 2009년 달력에 넣으려고 시작했던

 

그림이었는데 어찌어찌 완성하지 못하고 방치되었다가 나중에 다시 보니 투시도법에서 좀 어긋나게 라인이 잡힌 채

 

채색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더군요. 그래서 그거 수정하다 흐지부지 또 방치 상태로 세월이 흐르던 중 이번에 결국

 

완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11월 – KITT

 

제가 80년대에 좋아하던 TV 외화 시리즈를 꼽자면 맥가이버, A 특공대, 에어울프와 함께 전격제트작전을 꼽습니다.

 

특히 전격제트작전은 자동차가 주인공이라는 점과 매회 강도높은 카액션을 볼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무척 좋아했던

 

프로그램이었죠. 시즌 1은 DVD로 소장하고 있고 KITT의 1/18 스케일 다이캐스트 모델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다시 제작된 새 나이트라이더는 배우들의 포스도 그렇고 액션도 모두 CG로 도배된데다 스토리도 그저 그래서였는지

 

그닥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서였는지 시리즈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아무튼 KITT의 원형인 폰티액 파이어버드 (F-body)는 제가 전격제트작전에 열광할 무렵 드림카로 꼽았었고 지금도

 

길에서 보면 왠지 반가운 느낌이 드는 차입니다.

 

 

12월 – 미완성

 

 

 

아직 미완인 두개의 그림은 며칠내로 완성 예정입니다.  완성되는대로 또 올리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