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다. 현대자동차는 1995년부터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2000년에는 베르나 하이브리드 컨셉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4년에는 클릭에도 HEV컨셉을 적용한 적이 있으며 2005년에는 베르나 하이브리드카를 시범적으로 공급하기도 했었다. 시판용 하이브리드카로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시작이었다. 다만 이쪽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카였고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스트롱 하이브리드, 즉 EV모드가 있는 본격적인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현재 하이브리드는 크게 병렬형과 다중모드(동력분기형+병렬형; 2모드), 동력 분기형 등으로 나뉜다. 병렬형은 다시 클러치가 없는 아반떼와 포르테, 혼다 시빅과 어코드, 인사이트, 메르세데스 벤츠 S400 하이브리드, BMW 7시리즈 하이브리드 등의 마일드 하이브리인 FMED 방식과 클러치가 있는 쏘나타와 K5, 폭스바겐 투아렉,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 닛산 푸가 등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TMED 방식으로 나뉜다.

2 모드방식은 GM의 타호, 유콘, 볼트 PHEV, 닷지 듀랑고, 메르세데스 벤츠 ML450 등 주로 대형차에 사용된다. 그리고 동력분기식(직병렬혼합형)은 토요타와 렉서스의 모든 모델과 토요타 시스템을 라이선스로 가져다 쓰는 포드 이스케이프와 퓨전, 닛산 알티마 등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를 친환경차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배터리 전기차와 연료전지전기차 등을 통칭해서 그렇게 나눈다는 얘기이다. 크게는 전기자동차(EV : Electric Vehicle)이다. 하이브리드(HEV)도, 배터리 전기차(BEV)도, 연료전지전기차(FCEV)도 모두 전기모터 구동장치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차를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라는 별도의 브랜드로 관리하고 있다. BMW의 블루 퍼포먼스, 메르세데스 벤츠의 블루 이피션시 등과 같은 컨셉이다.

기아자동차의 K5 하이브리드와 시스템은 똑 같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분상 병렬형에 속한다. 시스템의 구성은 2.0리터 엣킨슨 사이클 엔진이 기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된 모든 엔진은 익숙한 오토 사이클이 아닌 앳킨슨 사이클로 움직인다. 토요타 프리우스부터 혼다 인사이트, 포드 이스케이프, 최근의 벤츠 S400 블루하이브리드까지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이 조합된 하이브리드카들이 앳킨슨 사이클을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하이브리드 기동 발전기(HSG : Hybrid Starter Generator). 주행 중 엔진 시동 및 배터리 잔량이 낮을 때 엔진 아이들 상태에서 발전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토요타의 동력 분기형(직병렬 혼합형)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큰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시동과 발전용 8.5kW의 저출력 모터와 30kW의 구동용 모터가 있다. 토요타의 경우 73kW의 발전기와 105kW의 구동모터가 있다. 구동용 모터의 출력이 차이가 난다.

세 번째는 2차 전지인 LG 화학으로부터 공급받는 고전압 배터리팩. 전기 에너지 공급 및 저장장치로 5.3Ah 270V 사양의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에는 6.3Ah 244.8V 니켈 수소 배터리가 사용된다.

배터리팩은 영하 30℃, 영상 50℃ 범위 내에서도 이상이 없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배터리의 특성상 저온시의 파워가 저감될 수 있다는 점은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된 부분은 아니다. 다만 통상적인 운행 조건에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른다는 정도다.

배터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체에 포함되어 6년 12만 km 보증되지만 30만km 이상까지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 고전압 배터리는 리어 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저전업 12V 배터리는 트렁크 플로어 오른쪽에 탑재되어 있다. 네 번째는 하이브리드 전력 제어 유닛. 모터의 토크 제어 및 12V 배터리 전원 공급과 엔진 및 모터의 동력을 분배하는 장치이다.

그리고 전기 모터. EV모드의 주 구동장치로 가속시 엔진을 보조하기도 하며 제동 및 감속시 발전 역할도 수행한다. 30kW(41ps) 사양으로 토요타 캠리의 105kW(143ps)와 차이가 난다.

하이브리드 구동장치를 위한 주력 장치 외에 연비성능 향상을 위한 장치가 추가된다. 아이들링 스톱 기구과 브레이크 에너지 회생 시스템이 그것이다. 또한 범퍼그릴 후면에 개폐 가능한 플랩을 설치하여 차량 상태에 따라 공기유입 및 차단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주는 지능형 공기유입 제어장치와 엔진 정지시에도 에어컨 사용이 가능하며, 엔진동력 대신전기모터를 이용하여 구동하므로 연비 및 에어컨 성능을 향상시켜 주는 전동식 에어컨 컴프레서도 설계되어 있다.

K5와 다른 점이 있다. 파워트레인 스왑 개념인 K5 하이브리드와 달리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전용 설계다. 토요타 프리우스처럼 처음부터 전용 설계는 아니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 채용을 위해 차체 디자인을 일부 변경했다. 참고로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개발 중에 있고 2013년경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K5가 하이브리드 시스템만을 채용한데 비해 쏘나타는 별도의 설계를 한 이유는 두 브랜드의 전략 차이에서 온다. 현대와 기아는 아키텍처는 공유하지만 제품 전략은 별도로 수행한다. 두 회사는 톱 경영진이 만나 서로의 방향성을 교환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디자인팀도 각기 구성되어 있고 차별화를 위해 협의를 한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하이브리드카도 마찬가지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하면 그것을 실차에 적용하는 것은 각자의 생각에 의해서 한다. 물론 그 배경에는 그룹 내 두 브랜드의 역량의 차이에 따른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전용 설계라는 측면이 가미된 만큼 이론적으로 K5보다 1~2% 가량 연비가 좋을 수 있다고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 변경을 비롯한 공기역학적인 디테일의 변화를 통해 그런 수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게 된 배경 설명은 같다. 고유가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연비성능이 우수한 차의 필요성과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 고조, 국내 하이브리드카 차종이 수년 사이 11개까지 늘어난 점, 정부의 정책 강화 등이 그것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이산화탄소 규제강화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참고로 2010년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카는 2,270대였는데 올 들어서는 4월까지 벌써 1,500대 가량이 판매됐다.

기아자동차측은 K5의 월 판매대수를 1,000대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그보다 높게 잡아 연간 1만 8,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단다. 주행 감각이나 연비의 메리트를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반응은 두고 봐야 한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절박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동해안 시승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