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서킷,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말레이시아와 중국을 거치면서 시작된 피렐리의 장거리 백투백 레이스가 일본을 거쳐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면서 그 2번째 장정이 시작됐다. 서울의 남단 400km 거리에 위치한 목포, 영암 서킷은 빈 관중석이 없이 만원 사례를 이어가면서, 지난 일본의 스즈카 서킷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레이서들은 시련과 도전에 직면했다. 그들은 혹독한 서킷 상황으로 인해 피렐리의 가장 굵은 타이어 제품인 P Zero 옐로우 소프트와 P Zero 레드 슈퍼 소프트 타이어를 선택해야 한다.

이들 2개의 타이어는 지난해에 새롭게 출시되어 포뮬러1에 소개된 제품으로, 이번 영암 서킷에서 혹독한 도전과제에 직면했다. 도전 과제 속에는 여러 개의 저속 및 기술 코너는 물론, 고속 코너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F1 머신들은 타이어와 차량의 세팅에 극도로 세심함을 더해야 한다. 무엇보다 영암 서킷은 지난 해에 이어 이제 막 두 번째 레이스가 펼쳐지기 때문에 서킷의 아스팔트 표면이 덜 마모되어 날카로운 부분들이 노출되어 있다. 이로 인해 F1 머신의 타이어가 빠르게 마모되기 때문에 일부 트랙에서는 타이어의 최대 마찰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영암 서킷은 모나코, 헝가리, 캐나다 그리고 싱가포르처럼 소프트 및 슈퍼 소프트 조합을 사용해야만 하는 고속 코너를 많이 가지고 있다. 고속 코너에서는 타이어의 측면 하중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영암 서킷은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도로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반영구적인 트랙이다. 이는 다시 말해 서킷 안에서 각기 다른 마찰력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특성의 포인트가 배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타이어 세팅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초기에 적당한 코너링이 없이 이어지는 직선 주로는 타이어를 예열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처럼 타이어가 예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여러 개의 코너링이 시작되면 냉각 파열이나 그레이닝의 위험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의 기후 역시 또한 레이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해안 지역에 위치한 영암 서킷은 갑작스러운 폭우의 가능성이 있다. 지난 해에는 궂은 날씨로 인해 개막식이 연기되기도 했으며, 레이스를 45분 간 멈춰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피렐리 모터스포츠 디렉서, 폴 햄버리
피렐리의 폴 햄버리(Paul Hembery) 모터스포츠 디렉터는 “한국에서는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슈퍼 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특히 챔피언십을 통해서 몇 가지 대안을 시도해 본다면 내년 레이스를 위한 좀더 상세한 정보를 얻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영암 서킷의 거친 표면과 높은 측면 하중으로 인해 소프트 타이어를 제공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F1 레이서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피트 스톱 횟수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더욱 견고한 타이어 조합과 전술적인 운용이 필요한 아주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비가 온다면 이 모든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물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피렐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되는 행사일 것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 피렐리가 준비해 온 첫 번째 포뮬러원 세계 챔피언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어링 휠 뒤의 조력자
로터스 팀의 헤이키 코바라넨(Heikki Kovalainen)은 “영암 서킷은 한 섹터를 크게 돌아서 다른 섹터로 들어선다는 점에서 마치 도심형 서킷과 같은 흥미로운 코스이다. 특히 도로 양 옆에는 가까운 벽이 있고 실수했을 경우에 대비한 여유 공간도 없다.”면서, “최고속도를 낸 뒤에 2회전이 있는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면서 추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지만, 그 외에 나머지 랩은 저속 및 중속 코너로 조합되어 있어 레이서들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영암 서킷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대부분의 GP 트랙과 달리 반시계 방향으로 주행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F1 머신과 타이어 셋팅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드라이버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드라이버들은 레이스에 대비하여 목 부위 근육 훈련을 한다. 하지만 트랙의 대부분의 트랙이 시계 방향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문제를 겪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헤이키 코바라넨은 “타이어 관점에서 보면 일본에서와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소프트 및 슈퍼 소프트를 사용하여 한국에서 더 많은 디그라데이션(degradation)을 경험했으며, 특히 10번 및 17번 코너에서 두드러졌다.”고 설명하면서, “따라서 전략적 운용 및 타이어 마모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비로 인해 타이어가 젖어서 완전한 성능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날씨가 좋다면 매혹적인 레이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설명
한국에서의 셋업은 일본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아주 큰 다운포스가 필요하다. 뛰어난 턴인(Turn-in)과 균형, 그리고 마찰력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특히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고 소비할 수도 있는 랩의 최종 부분에서 저속 주행 및 기술적 코너링이 특별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다운포스는 차량의 바퀴에 각각 800kg의 힘이 트랙에 대해 작용하게 만들어서 타이어와 자동차에 영향을 많이 주지만, 표면은 아주 미끄러울 수 있다. 특히 영암 서킷이 아직 많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도로 표면이 미끄럽다면 차량은 더욱 미끄러지면서 타이어의 마모를 증가시킬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금요일에 두드러질 것이다.

대략적으로 예상해 보자면, 영암 서킷에서는 랩의 약 53% 정도에서 F1 머신의 풀스로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랩의 20% 정도에서 제동을 필요로 할 것이다. 평균 속도는 시속 195km, 최고 속도는 시속 315km이며 가장 빠른 코너의 속도는 시속 235km, 가장 저속 코너의 속도는 시속 65km 정도로 예상된다.

한국의 피렐리
한국 피렐리는 피렐리 아시아 태평양의 한 부분이지만, 아직까지는 피렐리 전사적으로 볼 때 주요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오토바이용 타이어 시장은 빠른 성장세와 함께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완성차 업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며 피렐리는 다양한 애프터마켓용 타이어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피렐리의 렐리용 타이어는 현대자동차의 액센트 WRC에서 볼 수 있으며, 지난 2000-2003년 세계 랠리 챔피언십에 참가하여 우승한 바 있다.

한국 내의 차량용 타이어 교체 시장은 약 1천5백만 개 규모로 지난해에 약 18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되었으며, 개당 평균 150~200 달러의 타이어 소비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