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신발 쉐보레, GM 글로벌 전략의 첨병

최근 세계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파죽지세가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에도 올 초 정식 출시되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낳고 있다. 쉐보레는 자동차산업 초창기 틀을 짜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GM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독일과 일본 브랜드들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가 있지만 미국인의 신발과 같은 존재인 쉐보레 브랜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자동차산업 자체에 국한했을 때 브랜드 히스토리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경쟁업체들에게까지도 상대 브랜드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 본다. 그 첫 번째로 최근 GM 그룹 내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입지에 관한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미국인들에게 쉐보레라는 브랜드는 포드와 함께 신발과 같은 존재다. 이는 수치로 증명된다. 1079년에 1억대째의 모델이 생산됐다.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대수도 말해 준다. 금융위기 전 피크였던 지난 2005년 미국시장의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는 약 1,700만대 전후의 규모였다. 그 중 쉐보레와 포드 브랜드는 각각 260만대가 넘는 판매대수를 보였던 대표적인 양산 브랜드다.
그 해 쉐보레는 265만 1,124대를, 포드는 263만 4,041대를 미국시장에 판매했다. 이 수치만으로는 20년만에 쉐보레가 포드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시장의 특징인 플리트 판매(리스나 렌트)까지 합하면 포드가 쉐보레보다 5,000대 더 많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승용차에 국한했을 경우 쉐보레는 89만 9,116대, 포드는 74만 2,423대를 판매해 15만 6,693대의 차이가 났다. 역으로 트럭에서는 포드가 189만 1,618대를, 쉐보레가 175만 2,009대를 각각 판매했다. 두 브랜드의 장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의외인 것은 2009년 파산보호신청이라는 절차까지 밟으며 최악의 상황에 처한 지 1년 만인 2010년 글로벌 판매대수 426만대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미국의 힘이라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수치이다. 그보다는 양산 브랜드의 특성을 잘 이해한 GM측의 전략 수행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GM은 지금 한국 GM의 힘을 빌어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0년 쉐보레 브랜드 글로벌 판매대수가 426만대인데 그 중 한국 GM산이 170만대 가량에 달한다. 급증하는 중소형차 시장을 뒷받침할만한 경쟁력있는 모델이 한국 GM 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2009년 파산했다가 다시 회생한 GM 의 기세는 그 힘을 바탕으로 예상 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M은2010년 한해 동안 전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총838만 9,769대를 판매, 2009년의 747만 7,178대 대비 12.2% 증가했다.

2010년 GM은 상위 10대 자동차 시장가운데 5곳(중국,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우즈베키스탄)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리 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GM은 합작회사와 함께 중국시장에서 첫200만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전년대비 28.8%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다. GM의 상위 10대 시장 중 하나인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전년대비 판매대수가41.3% 신장했다.

또한 GM의 상위 두 번째 시장인 미국에서는 4개의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2010년 판매가 6.3% 늘었으며, 세 번째 시장인 브라질에서는 전년 대비10.4% 증가했다.
중국시장에서의 실적이 무엇보다 두드러진다. 2010년 GM의 중국 판매가 미국보다도 많았다. 이는 102년의 GM 역사 중 처음 있는 일이다. 작년 GM의 중국 판매는 235만대로 미국보다 136만대가 많았다. 중국 판매가 29% 상승한데 반해 미국은 6.3%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GM은 작년과 비슷한 페이스로 중국의 판매가 증가한다면 올해는 토요타자동차를 다시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실적이 큰 폭으로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GM은 미국 내 수요를 맞추기 위해 픽업이 생산되는 플린트 공장을 3교대로 돌리고 있다. 작년 미국의 픽업 판매는 16% 늘어난 160만대였다.

이런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중국에 20개 이상의 신차 또는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 내 판매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으로 올해에는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의 CEO 다니엘 애커슨은 중국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중국 시장에 전력투구할 의사를 내비쳤다.
2010년 중국 시장 자동차 판매는 1,800만대를 넘었으며 올해에는 2천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어떤 모델이 중국 시장에 선보일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런 신차 전략을 위해 GM은 지난 2010년 6월 상하이에 신규 연구개발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GM차이나의 advanced 테크니컬 센터는, 미래 차량 디자인 및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거점으로 건설되며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투입될 차량의 연구개발도 맡게 된다. advanced 테크니컬 센터에는 62개의 테스트 설비와 9개의 연구실이 갖춰진다. GM은 이 가운데 차이나 사이언스 레버러토리, 비클 엔지니어링 레버러토리, advanced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레버러토리, advanced 디자인 센터 등 4개 시설을 주력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모든 시설은 2011년 말까지 완성될 예정이며 이 곳에서는 300명 이상의 연구인력들이 신규로 고용될 예정이다. 또 기존 상하이 PATAC과 북경의 CAERC와 제휴, 연구개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GM의 상하이 advanced 테크니컬 센터는 GM의 글로벌 상품개발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GM은 2015년까지 중국 판매를 현재의 2배인 5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20개의 뉴 모델 이 외에도 앞으로 5년 동안 60개 이상의 신차 및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GM은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그런 그들의 야심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최근의 페이스를 보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연간 판매는 2009년 46%, 작년에는 32%가 상승했고 올해는 15% 내외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전체 인구에서 자동차 보유 비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

GM의 신차는 주력인 쉐보레는 물론 뷰익과 바오준 브랜드에 걸쳐 출시된다. 쉐보레는 소형차부터 중형급까지 15개 모델, 뷰익은 12개 신차가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올 뉴 말리부와 캡티바, 바오준 630을 시작으로 다수의 신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GM의 중국 판매는 235만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