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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의 원시적인 자동차로 6년 동안 지구촌39개국을 방문하여 총 7만3천6백km(46,000마일)를 달린 자동차 여행가 촬스 자스퍼 그리든(Charles Jasper Glidden; 1857~1927)은 자동차로 세계 일주 여행을 한 최초의 사람이다. 

미국 전신*전화의 6분의 1을 장악할 만큼 근대 통신사업의 거목으로 출세한 그리든은 오랜 꿈인 자동차 지구 일주 여행을 하기로 결심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1차적으로 주행시험에 도전했다. 

그리든은 당시 영국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으로 평가받던 4기통 16마력 엔진의 네피어(Napier) 차를 구입, 1901년 런던을 출발해 스웨덴을 거쳐 북극 →알래스카 →캐나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까지 도로나 다리도 제제로 없던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한 곳과 비문명의 지역을, 어딴 곳은 도로가 없어 네 바퀴에 철도용 후랜지를 달아 기차 철도 위를 달리기도하는 고생을 하며 377일 만에 총 6천775마일(1만840km)을 주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지구 일주는 아니라도 유럽과 신대륙 미국을 잇는 최단거리 대서양횡단 자동차 여행을 세계 최초의 자동차 탐사 여행이었다. 

여기서 자신을 얻은 그리든은 이번에는 진짜 지구일주 자동차 여행을 여장부인 아내 루시와 정비사를 포함 3인이 좀 더 성능이 강한 네피어를 타고 1903년 역시 첫 번째의 출발지인 런던을 출발했다. 야수와 야만인들 퇴치용 총은 물론 삽, 도끼, 톱, 자동차 부속품을 싣고 스웨덴→아이슬란드→북극권을 지나 알래스카→캐나다→미국→남미→뉴질랜드→호주→아프리카→예루살렘과 터키를 포함한 중동 지역→동남아시아→일본→중국→인도→그리스를 포함한 지중해 연안지역→프랑스 파리를 거쳐 런던으로 들어오는 지구일주 자동차여행을 역사상 최초로 성공시켰다. 1903년 영국을 출발하여 39개국을 통과하는 총 7만3,600km를 6년간 달려 1908년7월에 런던으로 골인하는 위대한 자동차업적을 세우는 개가를 올렸던 것이다. 

그리든이 1차 대서양횡단에 성공하자 그의 친구들이 모여 1904년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모험심을 자극하여 자동차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리든 튜어 트로피’ 랠리를 창설했다. 77대의 자동차가 출전하여 뉴욕에서 미조리주 센트루이스까지 3,150km (1,964마일)을 달리는 제1회 경주의 성공 여세를 몰아 1905년 그리든 튜어 위원회는 그리든의 허락을 받아 오늘날 미국의 유명한 민간자동차 서비스 단체인 트리플A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를 탄생시켰다. 이후 그리든 튜어 경주는 매년 1회씩 1913년까지 전성기를 이루면서 여행에 가장 빠르고 편리한 자동차의 가치를 미국 국민들에게 심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