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고른 숙소가 뉘르부르크 초입에 있는 티에르가르텐 호텔이다.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오다가 왼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바로 있다. 여기는 트윈 베드 방 가격이 하루 90유로로 적당하고 잠자리도 깔끔하다. 거기다 무선 인터넷이 공짜. 그런데 인터넷이 얼마나 느린지 속이 터질 정도다. 메일로 업로드 하는데 속도가 8kb 나올 똥 말똥. 그마저도 전송하다 하다 실패한다. 간신히 인터넷 서핑할 정도의 속도다. 그래도 밤에 할 게 없으니 이것만도 황송하다.

글, 사진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여기가 좋은 것은 음식이 입에 맞는다. 한국에서 양식 먹는 느낌? 독일이라고 다 음식이 저질은 아니었다.

호텔 앞에 서 있던 포르쉐 911 GTS RS. 이 주변에는 이런 차도 쉽사리 볼 수 있다.

방과 식당에는 이런 액자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뉘르부르크 아니랄까바. 티에르가르텐도 뉘르부르크링의 코스 이름이다.

9시에 딱 맞춰 노르트슐라이페에 도착하니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문을 안 연다. 10시까지 기다렸는데도 문을 안 열어 뉘르부르크링 가서 물어보니 오늘(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테스트 데이란다. 퍼블릭 데이는 토요일부터라고. 제대로 망했다. 그냥 가게 생겼네.

아, 분명 일요일에 송 컨테스트하고 월요일부터 비어있는 걸 확인했는데. 뉘르부르크링 홈페이지가 하도 느려서 대충 확인했더니 이런 불상사가 발생했다. 시간은 오늘 하루 뿐이고 내일은 바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픈 마음을 추스르고 뉘르부르크링을 둘러본 후 오후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혹시 노르트슐라이페 가실 분들은 퍼블릭 데이를 꼭 확인하시길.

뉘르부르크링 주차는 육교 건너서 야외에 하는 게 좀 더 싸다. 사진은 육교 위에서 찍은 렉서스 LF-A.

오늘이 트레이닝 데이라서 그런지 BMW M3는 수도 없이 봤다.

뉘르부르크링 정문 모습.
프랑스랑 멀지도 않은데 어쩜 건물 디자인이 이렇게 독일스러운지.

1층에는 웰컴 센터가 있는데 패스하고 2층으로 바로 가도 무방하다.

뉘르부르크링은 상점을 제외한 공식 시설이 12시부터 문을 연다.

이날은 고등학생들 수학 여행 왔는지 오전에 문을 열었고 덕분에 우리도 대충 묻어서 입장.
사진에서 보다시피 롤러코스터의 레일은 테마 파크 링 베르크 안에서 시작해

이렇게 반대편 건물 내부를 통과해 지나간다.

그리고 건물 밖으로 나가면 이렇게 비비 꼬여 있다. 꼬인 모습을 보니 별로 타고 싶지 않더라.

2층에 있는 기념품 매장. 웰컴 센터에도 매장이 있는데 2층 매장이 물건이 더 많다.
여기는 여러 가지 모듬으로 있는 매장인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확 땡기는 물건이 없다.
가격과 제품 질을 종합해 보면 지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한국에서도 흔히 보는 뉘르부르크링 스티커.
스티커 최하가 5유로, 비싼 건 10유로도 넘는다.
무슨 스티커가 이리 비싸나.

건물 안에는 매장 몇 개가 늘어서 있다.
요코하마 매장 - 살 거 없음.

페라리 매장 - 제품 별로. 페라리만 붙이면 다냐.

애스턴마틴 매장 - 제품 별로. 애스턴마틴만 붙이면 다냐.
두 브랜드의 네임밸류에 비해 제품의 질은 떨어진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진 않다.
하여튼 살 마음이 안 생겨서 다행.

라디칼은 한국에서 흔치 않아 정말 어지간하면
뭐라도 하나 살려고 했는데 살 게 없다. 고마울 따름.

자기들 링 레코드 세운 거 열심히 홍보 중.
어쨌든 당초 걱정과는 달리 매장에서 돈 안 쓰고 무사히 나왔다.
69유로짜리 점퍼 하나면 정말 선방한거다.

건물 내부에서는 이렇게 홍보 영상을 계속 틀어준다.
앉아서 영상만 봐도 은근 시간 잘 간다.

근처에서 본 알파 147. 멀리서 보고 미토인 줄 알았다.
미토 때문에 147 3도어가 안 나온다지.

점심 먹고 뭐할까 고민하다 백스테이지 투어를 하기로 했다.
일인당 6유로로 가격 대비 프로그램이 괜찮아 보였다.
정해진 시간에 웰컴 센터에 모여 가이드 아줌마를 따라다니는 코스다.

뉘르부르크링은 1925년 만들어져 1927년부터 레이스가 시작됐다.

전설적인 루돌프 카라치올라를 설명하는 가이드 아줌마.
외국 사람은 우리뿐이라서 주구장창 독일어.

패독으로 가는 통로.

패독으로 가는 통로부터 뉘르부르크링의 역사가 시작된다.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 안에 적힌 이름은 모두 전설적인 레전드들이다.

뉘르부르크링 역사와 이곳에서 날렸던 드라이버들을 확인할 수 있다.

1시리즈 쿠페. 많은 독일차들이 그렇듯 배지가 없어 무슨 엔진인지 알 수는 없다.

이날은 포뮬러 BMW 트레이닝 데이였다.
트레이닝부터 주행까지 포함한 가격이 1천 유로가 넘는다.
정말 모터스포츠는 귀족 스포츠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명 드라이버들의 얼굴이 빼곡하다.
모두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레전드다.

옛날에는 이렇게 뛰어서 레이스를 시작했지.

옥상으로 올라오면 뉘르부르크링이 한 눈에 보인다.
노르트슐라이페만큼은 아니지만 뉘르부르크링 역시 울창한 숲속에 만들어졌다.
백 스테이지 투어는 6유로에 약 1시간 10분 정도 진행되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여기까지 대충 뉘르부르크링을 둘러보고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노르트슐라이페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