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이커,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린다

중국의 토종 메이커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비정상적으로 수출의 비중이 낮지만 점진적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친환경차 정책과는 별도로 수출 또는 해외 생산을 권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생산 과잉이 중국 메이커의 수출을 촉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다. 보통은 국산차와 수입차만 있을 뿐이지만 중국은 합작차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없는 합작차가 점유율이 가장 높다. 거기다 내수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생산 대비 수출이 매우 낮다. 신차 판매에 있어서 내수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 현재 자동차와 부품의 수출이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중국산 컴퓨터 및 공산품의 수출 비중이 60%에 이르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독일의 경우 자동차 생산의 60~70%를 매년 수출하고 내수 시장이 부진한 일본은 최근 들어 70~80%로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생산하는 족족 내수 시장에 팔기 바쁘니 당장은 전혀 문제가 없다. 실제로 메이저 합작사들은 해외 시장에 큰 관심이 없다. SAIC-GM이 최근 들어 남미에 수출하는 정도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민간 기업이 해외 시장에 더 적극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갖고 있는 낮은 인건비의 메리트도 점진적으로 희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의 인건비는 10~15%, 특정 업종은 15%를 넘는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아직 기술적 성숙도가 부족해 해외에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CAAM에 따르면 2001~2008년까지는 완성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시기다. 볼륨 자체는 작지만 평균 60% 가까이 수출이 늘었다. 2008~2009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2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15개월 연속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2~2015년 사이에는 15~20% 내외로 상승할 전망이다. 그리고 2015~2020년에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중국의 자동차 생산 대비 수출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자국 시장의 볼륨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작년 신차 판매 1,827만대 중 수출은 54만 4,900대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2.98%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일본이나 독일은 물론 인도와 브라질보다도 낮은 것이다. 인도의 수출 비율은 12.84%, 브라질은 21%이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민간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이지만 최근에는 메이저 메이커도 동참하고 있다. 중국 5위의 메이커 BAIC는 인도와 러시아, 멕시코, 태국, 브라질에서 포톤 트럭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SAIC도 GM과 손잡고 인도에 진출한 상태이다. 중국 최대의 상용차 메이커 베이치 포톤도 인도에서 생산할 방침이며 BYD도 인도 진출 계획을 알리고 있다.


SAIC-GM은 2013년부터 인도에 5개 이상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고 포톤의 경우 현지 생산에 대한 최종 협의만 남겨 놓은 상태이다. GM은 1톤급 트럭의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4~11월 사이 인도의 상용차 판매는 46만 482대로 41%가 성장했다. 인도의 상용차 시장은 타타와 마힌드라가 4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체리는 중국 메이커로는 처음으로 해외 생산을 시작했다. 2003년 이란에서 CKD로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인도네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체리의 해외 생산 공장은 14개이며 올해의 해외 판매는 12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의 해외 판매 대수는 9만대를 조금 넘었다. 체리는 2013년부터 브라질 공장을 가동한다. 그레이트 월도 12개 국가에서 생산을 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추가로 4개 공장을 더 오픈한다.

중국 JAC(Jianghuai Automobile Company)도 인도의 상용차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다. 1964년 설립된 JAC는 중국 8위의 메이커이다. 작년 판매 대수는 46만대, 전체 매출은 20억 달러였고 올해는 6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JAC의 주력은 중대형 트럭과 버스지만 최근에는 MPV와 승용차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파워트레인도 생산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 시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는 아프리카에 많이 진출한 것도 특징이다.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중국 메이커의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4%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2015년에는 현재보다 6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기준으로 승용차의 판매는 63만대를 조금 넘었으며 아프리카의 주요 시장은 남아공과 이집트, 모로코, 튀지니 등이다. 리판은 이디오피아에, 브릴리언스는 베냉에서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할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남미의 페루는 96개에 달하는 중국 브랜드가 수입되고 있다. 이중 체리와 지리, 그레이트 월이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메이커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2%에서 올해는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메이커의 칠레 점유율은 7%, 브라질은 1%이다.


브릭스에서의 판매가 저조한 것은 독립적인 생산 라인이 없어서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로서는 현지의 메이커와 합작으로 생산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J.D 파워는 CKD와 SKD 방식은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어 볼륨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 메이커의 해외 판매가 더욱 늘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여유가 있는 메이저 메이커들이 나서야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합작사를 운영하는 큰 회사들은 내수에 집중하는 게 보다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J.D 파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수출 대수는 70만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