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선보인 이래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과 연구는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양산(量産)차 메이커에서부터 키트카를 만드는 백야드 빌더까지 자동차의 발전에 매달리고 있는 인간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노력이 쌓여 자동차 기술은 진보를 거듭했고, 이제는 하늘을 나는 스카이 카와 시속 1천km를 넘어선 로켓 카 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차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륙양용차도 단순히 물을 건너는 단계를 넘어서 고속 수륙양용 차(HSA)도 나왔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고성능 스포츠카가 물에서는 고속보트가 되는 ‘마치’ 워터 카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와 선박 수리를 하던 데이브 마치(Dave March)의 작품이다. 30년에 걸친 그의 꿈은 고성능 자동차와 보트를 하나로 만드는 일이었다. 20년 동안 몸담았던 차체 수리사업은 수륙양용차 개발의 밑바탕이 되었고, 시행착오를 거쳐 첫차를 만들어 냈다.

데이브는 고장 난 1974년형 수륙양용차를 구해 새롭게 꾸몄지만 막상 물에서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실망한 그는 눈을 바깥으로 돌려 유럽에 널리 퍼져 있는 고속 수륙양용차를 벤치마킹해 미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차를 설계했다.

수륙양용차를 꾸미는데 가장 중요한 보디와 동력원 설계는 전문적인 보트 제작자의 도움을 받았다. 보디는 유선형 스포츠카 디자인을 선택하고 실내는 4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잇도록 꾸몄다. 구조역학에 신경 써서 2002년형 시보레 카마로 보디를 구해 이를 프레임에 얹었다. 나머지 부품은 성형 틀을 짜서 새로 만들었다.

고속보트로 만들기 위해 앞부분을 20cm늘리고 원래의 도어 높이를 반으로 줄였다. 방수하기 위해 도어 주위를 웨더 스트립으로 꼼꼼히 봉했다. 도어핸들은 항공기에 쓰는 것을 달아 밀폐성이 좋아 물이 스며들지 않고 물에 떠있을 때는 문이 열리지 않는다.

뼈대는 가벼운 304 스테인리스 스틸 4각 튜브를 사용했다 이 프레임에 서스펜션과 엔진을 없고 보디를 짜 맞추었다. 가장 기술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바퀴가 위로 올라가는 수축식 구조로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휠 하우스를 11인치 이상 키웠고 스프링을 쇼크업소버 위로 올린 서스펜션을 썼다. 17인치 코베트 휠은 차가 물에 들어갔을 때 위로 올라가 수면을 달리도록 바닥이 평면이 된다.

매끈한 보디를 살리기 위해 터보엔진과 제트펌프를 트렁크 안에 넣었다. 동력원은 스바루 WRX 2.5ℓ 터보 300마력 엔진을 골라 트랜스퍼 케이스와 연결해 땅에서는 뒷바퀴를 굴리고 물에서는 제트 점프를 돌린다. 물에서 육지로 올라올 때는 두 가지가 같이 작동한다. 스바루 2.5ℓ 터보 엔진의 마치는 도로에서 최고시속 2000km의 성능을 낸다.

물위를 달리고 싶을 때 특별히 준비 할 것은 없다. 차를 몰고 그냥 들어가면 된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트랜스퍼 기어를 넣은 다음 제트 점프를 가동하고 버튼을 눌러 네 바퀴를 끌어올리면 끝이다. 스포츠카가 보트로 멋지게 탈바꿈 하여 제트 펌프로 물위를 질주한다. 물에서는 최고시속 64km를 낼 수 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이 수륙양용 스포츠카의 값은 15만달러 (약 1억7천300만 원)이고 미국에서만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