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친환경 아이콘, 에코부스트 엔진

에코부스트는 달라진 포드의 위상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회사로는 처음으로 다운사이징 터보의 개념을 도입한 게 바로 에코부스트 엔진이다. 에코부스트는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를 더해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높인 것이 포인트이다. F-150 같은 대표 픽업 트럭까지 에코부스트가 올라간다. 그리고 ‘원 포드’ 전략에 따라 글로벌 라인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 하게 쓰인다.


포드는 미국 빅3 중 유일하게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은 메이커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위기가 오기 전에 준비를 잘했다. 물론 2000년대 들어 계속 위기였고 내리막길이었지만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에 비하면 양호한 것이었다. 포드는 바로 직전에 대대적인 손실을 기록했고 그때를 계기로 반등을 시작했다.

포드는 경제 위기 전에 어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해 놨고 라인업의 체질 개선도 시도했다. 큰 수익을 안겨주는 픽업 트럭은 유지했지만 승용차에서는 소형차, 특히 전반적인 연비 향상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에코부스트 같은 다운사이징 엔진이 금세 나올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준비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앨런 멀랠리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에코부스트는 포드 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커 전체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대배기량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이기 때문에 다운사이징의 개념은 희박했다. 하지만 포드는 과감하게 다운사이징 엔진의 도입을 결정했고 지금은 큰 실효를 거두고 있다. 현재 포드의 상품성이 큰 폭으로 좋아진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에코부스트이다. 에코부스트가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답이 쉽게 나온다.

에코부스트는 크게 4기통과 V6 두 가지로 나뉜다. 4기통은 V6를, V6 에코부스트는 V8을 대체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V6 에코부스트가 나오면서 오래된 4.6리터 V8은 사라진다. 픽업이나 머스탱 같은 스포츠 모델에는 V8 자연흡기가 유지되긴 하지만 승용차에는 V6 에코부스트가 쓰인다. 현재로서는 승용차용 V8 계획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에코부스트는 포드 엔진 전략의 핵심이며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코부스트는 유럽 포드의 모델에 첫 선을 보였지만 북미 모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드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130만개의 에코부스트가 생산되며 이중 75만개가 미국에서 팔린다. 그리고 2013년에는 글로벌 라인업의 90%에 에코부스트가 올라간다. 포드는 호주의 팔콘에도 쓰일 수 있는 뒷바퀴굴림용 에코부스트도 내놓는다.


즉 2013년부터는 북미에서 팔리는 모든 승용차와 크로스오버에 에코부스트가 올라가게 되며 4기통의 비율이 매우 높아진다. 4기통 에코부스트의 경우 1.6리터와 2리터 두 가지로 나오며 기존 대비 연료 소모와 CO2 배출량은 20%가 적다. 다운사이징 터보의 효과를 톡톡히 살리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2리터 에코부스트는 오래된 4리터 V6를 대체한다. 기본 출력이 200마력이 넘어가기 때문에 4리터 V6보다 힘이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연비도 대대적으로 좋아진다. 2리터 에코부스트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익스플로러에도 올라갈 정도로 넓은 토크 밴드도 자랑이다. 4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의 신형 익스플로러는 기존의 V6 4리터 보다 연비가 30% 이상 좋다.


에코부스트에 쓰인 고압 직분사 시스템의 압력은 200바로 연소실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역할을 하고 터빈의 최대 회전수는 20만 rpm에 달한다. V6 에코부스트에 걸린 미국 특허만 125개이다. 특허를 획득한 부분은 에코부스트 엔진의 핵심 중 하나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포드 파워트레인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수천 개의 컴퓨터 코드와 변수를 순간적으로 계산해 엔진과 변속기의 효율을 최적화 한다.

포드는 진보적인 컨트롤 시스템 덕분에 파워트레인의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잡았다고 밝혔다.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1만 66개에 이르는 매개 변수를 컨트롤 한다. 포드에 따르면 V6 에코부스트의 각 인젝터는 아이들링에서 10.4mg의 연료를 분사하고, 분사 압력도 220~2,150 psi까지 다양하다. 업계 최초로 1,050도의 배기 온도에도 견딜 수 있는 터보 시스템은 보그워너가 제공했다. 포드는 2010년형 퓨전과 퓨전 하이브리드에도 119개의 특허를 획득한바 있다.


3.5리터 트윈 터보의 경우 V8 4.6리터 보다 출력도 높지만 연비도 좋다. 포드의 자료에 따르면 배기량 4.2~4.8리터 사이의 타 메이커 V8 보다 출력과 토크, CO2 배출량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트럭과 SUV의 V8 엔진 중 상당수도 V6 에코부스트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F-150에는 V6 에코부스트가 올라간 상태다.

2011년형 F-150에 올라가는 V6 에코부스트는 토러스 SHO와 동일한 365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V8 보다 출력은 낮지만 58.1kg.m의 큰 힘이 2,500 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나온다. 그리고 전체 토크의 90%는 1,700~5천 rpm의 넓은 구간에서 발휘된다. 이 엔진이 올라간 F-150의 견인 능력은 동급 최고 수준인 5,125kg, 유료 하중도 1,387kg에 달한다.


현재 에코부스트는 4기통과 V6가 나온 상태지만 앞으로는 1.2리터 터보도 나온다. 이 엔진은 포드 그룹 내의 소형차를 위해 개발된다.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중요한 배기량이 1.6리터이다. 신형 포커스는 우선적으로 2리터 자연흡기 엔진만 준비되지만 차후 180마력의 1.6리터 에코부스트 모델도 나온다.

포드의 CO2 저감 전략은 2007년부터 시작해 2012년, 2020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핵심은 내연기관 에코부스트가 되고 중장기적으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있다.


포드의 전기차 개발 총책 크리스 픽은 내연기관에 집중하지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0년에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점유율이 10~25% 사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드는 풀 하이브리드 기술에만 2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의 니켈-메탈 보다 사이즈는 25~30%가 작지만 무게는 50%가 가볍다. 내년에 출시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최대 80km/h까지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포커스 EV는 240V 기준으로 충전 시간이 3~4시간으로 닛산 리프보다 빠르다고 덧붙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내년 하반기 출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