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2010년 6월 말과 7월 초에 걸쳐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본사가 있는 뮌헨으로 초청해 그들의 전기차 전략의 전반에 걸쳐 소개했다. 이틀 동안 모두 5개 섹션으로 진행된 워크샵을 통해 BMW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전기차가 필요한 이유와 MCV(Mega City Vehicle)를 위한 프로젝트 –i 의 역사를 설명했다. 더불어 BMW 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경량소재 및 라이프드라이브 컨셉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첫 날 있었던 전기차의 필요성과 프로젝트 –i 의 역사와 개요를 정리한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BMW의 파워트레인 전략은 크게 내연기관 엔진의 효율성 증대,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엔진 자동차로 나뉜다. 이들 모두는 Efficient Dynamics라는 큰 카테고리에 속한다. 각 분야별로 이미 워크샵을 통해 소개했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전기차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Sustainabile Mobility가 있다. 소비자는 자동차를 계속 탈 수 있어야 하고 메이커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미래의 자동차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력으로 주도권을 쥐고자 양산 브랜드들은 상상할 수 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BMW 가 전기차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i를 시작한 것은 2007년 중반이었다. 그룹 경영진들의 워크샵을 통해 미래지향적이고 가치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며 메가트렌드를 주도할 있는 전략을 수립했다. 그를 통해 도출한 것 중 Strategy No.1 에 속한 것이 프로젝트-i다.

프로젝트-i의 목표는 우선 안전이다. 더불어 BMW의 독자성을 잃지 않으면서 수익성도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를 위해 새로운 기술에서 업계를 리드해야 하며 그로 인해 미래지향적인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것이었다.

BMW는 이미 1972년부터 전기차를 개발해 실험을 해왔다. 매번 다양한 형태의 시작차를 만들어 실험을 하던 것을 2007년 프로젝트i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 배경에는 6개의 핵심 요소가 있었다. 우선 환경의 변화, 즉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다. 지금 시대는 이산화탄소의 저감이 최대의 과제가 되어 있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앞으로 4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나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급팽창으로 현재대로라면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새롭고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는 원유고갈과 맞물린 경제적인 문제다. 현재의 예측대로라면 2025년 정점으로 화석연료의 생산량은 급감하기 시작해 고갈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예측이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내용이다.

세 번째는 정치적인 문제다. 산유국의 분포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국가간의 갈등이 심하다. 또한 각 국가에서는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당장에 2020년까지 평균 20%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지 않으면 자동차 판매가 불가능하게 된다. 온실효과가 높아지고 사용 가능한 자원이 제한됨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의 감소,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원으로의 전환 가속화, 그리고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이는 일이 중대한 우선과제가 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 법안과 무공해 차량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네 번째는 대도시화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이미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 수는 매일 증가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60%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에 거주하게 된다고 한다. 대도시화의 진화는 미세먼지 등 지역환경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도시로 자동차의 진입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있다. 이로 인해 변화된 인프라, 공간 부족, 환경 요염 같은 문제들로 인해 새로운 이동성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

다섯 번째는 가치의 변화다. 고객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지금 지구촌의 소비자들은 지난 10여년동안 원유가격의 변동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여섯 번째는 소비자들의 가치기준의 변화다. 삶의 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대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생존 자체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한 부류를 시작으로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을 중시하는 층, 그리고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는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더 낳은 자동차생활의 필요성을 주창한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의 필요성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BMW를 비롯한 자동차회사들의 생각이다. 물론 전기차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중량이 무겁고 에너지 밀도도 만족스럽지 않다. 100km를 주행하기 위해 디젤 연료는 5리터만 필요하지만 전기모터는 100kW가 필요하다. 또한 5리터의 가솔린을 주유하는데는 1분이 걸리지 않지만 100km를 주행하기 위한 배터리 충전시간은 2~2시간 반이 걸린다. 미래의 기술로는 30분 정도까지 단축이 예상되지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전기차가 기적의 기술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대도시에 적합한 기술이라는 것이 BMW의 생각이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MCV 인 것이다.

e-모빌리티는 현재 개발 초기 단계로, 따라서 일부 분야에서는 더욱 혁신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큰 도전과제는 에너지 저장 장치의 개발이다. 현재 전기 차량의 주행거리는 여전히 내연 엔진의 주행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에너지 저장 장치의 무게는 주행거리를 제한하는 두 번째 요인이다.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에 차량을 움직이는 배터리는 대형 여행가방 크기 정도로 매우 무겁다. 앞으로 배터리 크기를 추가로 늘리고 무게가 늘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개발 엔지니어들은 사용 가능한 배터리 용량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체계적인 경량 구조 같은 방법과 배터리 충전과 사용의 지능적인 전략을 통해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충전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전기 차량을 최대로 충전시키기 위해 몇 시간의 충전 시간, 따라서 대기 시간이 요구된다.

프로젝트-i 를 위한 사전 작업

BMW는 이런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기로 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팀을 결성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으면서 동기부여가 가능한 사람들을 모아 실험을 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미래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 신기술의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거론되었던 것이 환경과 대도시화, 경제성, 정치적 차원의 규제, 고객의 니즈 등이었다. 핵심은 이산화탄소의 저감이었다.

접근 방법은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대화였다. 전 세계에 널린 6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선정해 각 분야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했다. 물론 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같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방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각 대륙과 도시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선 미국의 LA는 도로조건이 좋고 대중교통이 별로 없어 자동차가 중요한 생활 수단이었다. 런던은 도시 내로 진입하는데 혼잡세를 내야 하는 등의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본 동경은 대중교통이 가장 잘 발달된 도시였다. 지하철과 전철, 네트워킹이 잘되어 있어 개인 승용차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18세부터 22세 사이의 청소년의 운전면허 소지 비율이 낮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멕시코 시티는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때문에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다. 시민들은 뭔가 독립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스쿠터와 택시 전용 차선이 있었다. 상해는 메트로폴리탄으로 지속가능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많았고 광동성은 도시가 한창 건설 중이어서 각종 인프라도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처럼 각 도시의 환경이 달랐지만 전기차에 대한 공통 희망사항이 있었다. 우선은 너무 작은 차는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2인승 이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더불어 프리미엄성과 안전성의 손상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었다. 내부공간과 트렁크도 충분해야 했다.

그들을 만나면서 소비자들은 특별한 어려움 없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 내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동안 진행해 오던 전기차의 개발을 결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프로젝트-i다.

미니e의 실증실험을 통해 얻은 것

프로젝트-i의 진행과정에서 얻은 성과는 미니E의 실증실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는 것이다. 미니E는 개조 전기차다. 미니 쿠퍼의 내연기관 엔진을 들어 내고 그 자리에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리어 시트에는 배터리팩을 실었다. 그 때문에 중량이 쿠퍼가 1,100kg인데 반해 미니E는 1,400kg이나 됐다. 경량화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게다가 리어 시트는 배터리 탑재를 위해 사용할 수 없었다.

BMW는 지금까지 미국에 450명, 영국 440명, 독일 65명에 리스 형태로 전기차를 운행하도록 했다. 물론 그 실험에 참여를 원하는 유저를 선발했다. 그중에는 업체도 있고 대학연구소도 있었다. 이들 고객의 프로필은 35세 이상의 남성으로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신기술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미니E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어야 했으며 유사시를 대비해 별도의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또한 BMW 116i, 미니 쿠퍼 등과 같이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었다. 얼마나 운행을 많이 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미니 쿠퍼는 하루 평균 43.5km, 미니E는 37.8km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주차 시간의 파악이었다. 80% 이상의 미니E가 하루 5시간 이상 주차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전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험 초기 우려와 달리 3개월이 지나면서 빠른 충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충전의 필요성에 대한 다른 결과인 것이다. 충전 빈도도 날마다 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일주일에 2~3회면 충분했다. 이들을 위애 베를린에는 50개소의 충전소를 설치했으나 그 중 몇 곳은 한 번도 충전을 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골목마다, 또는 백화점 등 공공 주차장이나 골목마다 충전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과인 것이다. 인프라 구축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던 것을 실험을 통해 뒤집은 것이다.

또한 시내 이동성은 충분히 커버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항속거리 100km 미만은 충분치 않고 적어도 150~200km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BMW는 미니E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것은 시장의 잠재성을 확인했고 소비자들은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BMW ActiveE 컨셉 & Mega City Vehicle

그래서 미니E에 이어 액티브 E를 개발해 2011년부터 실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MCV를 출시한다는 로드맵을 완성하게 됐다. 미니 E는 2인승이지만 액티브E는 4인승으로 실내 공간도 사용할 수 있고 트렁크도 있다. 미니E는 앞바퀴 굴림방식인데 액티브 E는 뒷바퀴 굴림방식이다.

BMW ActiveE 컨셉카는 Project i하에 실시되고 있는 BMW 그룹의 e-모빌리티 연구개발 노력의 산물이다. 최초의 BMW 순수 전기차량에 맞게 특별히 개발된 전기 모터는 125 kW/170 마력의 출력과 25.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보쉬와 삼성의 조인트벤처로부터 공급되며, 일상 사용을 기준으로 주행거리는 약 160km에 이른다. BMW ActiveE 컨셉카는 또한 4인승으로 넉넉한 트렁크를 갖추고 있다. 전기 구동장치의 부품들은 MCV의 요건을 고려하여 설계되었으며, MCV를 통해 현재 생산이전 단계에서부터 시험되고 있다.

2009년 12월에 첫 선을 보인 BMW ActiveE 컨셉카에 기초하여 BMW 그룹은 2011년까지 두 번째 전기 차량을 개발하여 고객 시범운행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