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과 공격성의 조화로 섹시함을 표현하는 아우디의 디자인

디자인이 화두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자동차에 있어 디자인은 하나의 제품을 표현할 뿐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요소다. 그로 인해 제품의 가치가 제고되고 소비자들은 그런 가치를 보고 지갑을 연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전면에 내 세우는 브랜드다. 오늘날 아우디가 파죽지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발점도 1998년 TT시리즈를 시작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부터다. 이후 아우디는 ‘우아함(Elegance)’을 근간으로 유럽식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독자적인 DNA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동차 디자인으로서는 극찬에 속하는 ‘섹시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디자인이란 뭔가? 디자인은 점과 선과 면의 조합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누구나 점과 선, 면을 사용하지만 그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모두들 자신만의 독창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받아 들이는 것은 다르다. 디자이너들이 그들만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작품이겠지만 소비자들은 그런 이론적 내용과는 상관없이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받아 들인다. 천편일률적이지도 않다.

다만 어떤 디자인이 더 선호되는가가 있을 뿐이다. 판정은 소비자가 한다. 판매대수로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해 평가한다. 아우디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 그들만의 작품을 내놓았고 시장은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거기에는 경쟁도 한 몫을 한다. 몇 개 되지 않는 프리미엄 브랜드들간의 분명한 차별화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아우디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요약하자면 기술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우아함과 공격성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표현만으로는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아함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 점 정도가 다르다.

그런데도 아우디의 디자인이 인구에 회자되는 것은 언뜻 상반되는 듯한 요소가 별 위화감없이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아함과 공격성 이야기다. 여성적인 면과 남성적인 면이 매치되면서도 일체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이다. 선의 사용에 있어서도 절제된 기법을 보여 준다. 선의 다용보다는 헤드램프와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 등에 광선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한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 역시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아우디의 슬로건과 맞아 떨어지는 내용이다. 또한 디자인은 품질과 질감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A4시리즈였다가 이제는 A5로 파생한 라인업에서는 그런 아우디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A4/A5시리즈는 아우디의 주력 모델이다. A4에는 세단과 왜건 등 5인승 모델을, A5에는 쿠페와 카브리올레, 그리고 스포츠백 등 4인승 모델을 라인업 시키고 있다. 일반 양산 브랜드들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포트폴리오다. 언뜻 비슷한 것 같지만 판매간섭을 일으키지 않는 치밀한 전략의 산물이다. 좀 더 세분화하면 스포츠 버전은 S4 세단과 아반트와 S5 쿠페/카브리올레/스포츠백도 있다. 별도의 존재인 RS4쿠페도 장르는 다르지만 세그먼트상으로는 같다. 이들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고가의 모델이면서도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 다양한 장르의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단지 기술력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다. 자동차에 대한 문화가 다르고 그것을 소화해 내는 소비자들의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더불어 비용 최우선을 강조하는 양산 브랜드와는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프리미엄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장은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메이커가 그들이 만든 제품의 우위성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한만큼 소비자들은 그것을 가치로 여기며 그 브랜드에 더욱 집착해 가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그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아우디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A5쿠페를 시승할 때 A4 세단과의 판매 간섭을 우려했었다. 카브리올레를 시승하면서 그것은 필자가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세단 일색인 자동차문화 속에서 글을 쓰는 필자라고 특별한 예지력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흑백논리로 호불호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유저들이 어떤 성격의 차를 원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A5카브리올레는 그런 점에서 많은 공부를 하게 하는 모델이다.
(아우디 A5카브리올레 시승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