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1990년대 들어 자동차 도메인에 전자 제어 장치의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엔진과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에 대한 분석 접근방법 자체가 크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자동차의 설계 및 제조, 그리고 출시 이후의 다양한 서비스에서 데이터 통신의 중요성을 높여왔고 관련 통신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함께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글 / 이소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처 / 한국자동차공학회 오토저널


본 고에서는 자동차 전장 데이터 통신중에서도 ISO TC22 SC3 WG1에서 주도하고 있는 진단 데이터 통신의 최신 표준화 현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표준화 동향은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세계자동차기술기준과 Euro 6 등의 주요 법제화의 근거로서 제시될 예정이므로 국내 유관 산업체의 면밀한 현황 파악 및 대응이 요구된다.

2. ISO TC22 SC3 WG1 개요
ISO TC22 SC3 WG 1(Road Vehicle -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 Data
Communication)은 차량 내부 네트워크와 외부 진단 기기간의 데이터 통신 표준화를 추진하는 핵심 표준화 그룹으로 산하에 Task Force 14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차량 전장장치와 관련된 데이터 통신의 전 분야를 다루고 있다. SAE(VADC, Vehicle Diagnostics) 및 AUTOSAR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ITS/ 텔레매틱스의 확산으로 ISO TC204(Intelligent Transport System)와의 Liaison 협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 주요 OEM(다임러, BMW, 포드, GM, 도요타 등) 및 <표 1, 2> 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WG1의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적인 배출가스 규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기술 규격들을 개발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규격으로, WWH-OBD(Worldwide
Harmonized OBD)와 진단요구사항이 있다.

본 기고에서는 현재 WG1에서 추진되고 있는 표준화의 최신 현황을 다루고자 한다.

3. ISO 27145
승용차량에 대한 OBD 규격(커넥터, 진단 서비스, DTC, 통신 프로토콜 등)은 거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대형차량(HDV, Heavy Duty Vehicle)의 경우에는 두 가지 프로토콜 ISO 15765-4와 SAE J1939/73 이 병행해서 사용되어 왔다.

자동차 규제의 대표적인 기구인 UN/ECE의 세계 자동차 기술기준 조화포럼인 WP.29 는 일찍이 대형차량의 배출가스와 관련되어 있는 온보드 진단 시스템에 대한 세계 기술 기준(GTR)의 개발을 결정하였고, 이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공통의 OBD 프로토콜이 필요하게 되었다. UN/ECE/WP.29 로부터 이를 위임받은 ISO TC22 SC3 WG1 은 2005년 12월에 NWIP 제출을 시작으로 ISO 27145의 개발을 시작하여 2006년 11월에 PAS로 발간되었다. 이후 규격의 완성도를 높여 IS로 릴리즈하기 위해 4년여에 걸쳐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왔으며 2010년 9월 현재 DIS 투표단계에 있다.

ISO 27145는 GTR에서 규정한 범위 안에서 차량내의 OBD시스템과 진단기기간의 통신 방식을 정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OSI 7 계층 모델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 6 까지의 주요 내용은 <표 1>을 참조하기 바란다. 또한, ISO 27145는 2012년부터 발효되는 Euro 6의 HDV용 OBD 법제도의 참조 표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므로 국내 유관 산업체에서는 면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ISO 27145의 표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두 표준(ISO 14229, ISO13400)에 대한 현황이 필요하다<그림 2>.

4. ISO 14229
ISO 14229는 자동차 ECU에 대한 진단 서비스를 표준화한 것으로 보다 명확해진 진단 서비스 체계, 표준화된 세션 관리, 다양한 통신 특성(Event-driven, Periodic, Synchronous) 반영 등 기존 규격에서 지원되지 못한 기능들이 대폭 강화되었다.

CAN 기반의 진단서비스인 ISO 14229-1의 경우 ISO 14230-3(KWP2000), ISO 15765-3(Diagnostics On CAN), 그리고 GMLAN이 병합되면서 단일화된 서비스 셋을 정의하였고, 이를 통해 진단 비용을 절감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되었다. ISO 27145 관련해서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것은 DID(Data Identifier)범위 확장 문제였다. USTAG에 의해 요청되어 WG1에 참여하는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8,000여개의 DID 범위($A600-$A7FF, $AD00-$AFFF, $B200-$BFFF, $C300-$CEFF)가 WWH-OBD 규제 사용 목적으로 추가되어 ISO 14229-1에 반영될 것이 최종 결정되었다(2010년 4월).

아울러 CAN 이외에 다른 통신 인터페이스 이용에 대한 요구가 커져서 ISO 14229를 <표 2>와 같이 여러규격으로 나누어 재구성하게 되었다. 현재 ISO 14229 Part 1 ~ 4는 CD 투표가 완료되었고 그에 따른 코멘트를 반영한 초안을 10월 회의에서 검토할 예정이고, Part 5와 6은 현재 WD 작성 중에 있다.

5. ISO 13400
WWH-OBD 통신 요건에 대한 표준을 진행하면서 당초 ISO 27145 시리즈의 하나로 규정하려고 했던 IP통신 인터페이스는 내용의 복잡성 및 향후 확장 가능성 등의 이유로 별도의 ISO 표준인 ISO 13400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ISO 13400-1은 IP기반 진단 네트워크 구조, 유즈 케이스, 통신 시나리오를 우선 정의하고 ISO 13400-2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차량 내부의 게이트웨이 및 외부 진단기기에 대한 전송 계층 프로토콜과 네트워크 계층 서비스에 대한 요구사항을 정의한다. ISO 13400-3는 IEEE 802.3 기반의 진단 통신을 위한 이더넷 PHY/MAC 규격의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표 3>.

본 규격이 완성되면 ISO 27145에 대한 영향력뿐만이 아니라 차량 진단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해지므로 규격의 영향력이 매우 커진다. 예를 들어 기존의 씨리얼 또는 CAN 통신으로 반나절 이상이 걸렸던 ECU Flash 프로그래밍도 이더넷과 같은 고속의 네트워크가 도입되면 실행속도와 성능면에서 훨씬 효과적인 작업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지능형 자동차의 전자제어 장치에 요구되는 기능이 날로 다양해지고 메모리 크기가 증대됨에 따라 이들로 구성되는 차내망과 외부 기기간의 고속 및 실시간 통신이 가능해지므로 이를 기반으로 차량의 설계 단계뿐만이 아니라 제조 및 출시 이후에도 보다 효과적인 진단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6. 결론
본 고에서 소개한 표준화 현황 및 내용은 대부분 IS표준이 아니므로, 직접 회의에 참여하여 획득한 정보를 소개한 것이다. 본 표준화 그룹의 Face-To-Face 회의는 일년에 두 번, 북미와 유럽을 오가면서 산하의 Task Force 회의와 함께 진행된다.

본 표준화 그룹에는 세계 Top 15 이내의 자동차 제조사 및 유관 산업체에서 지속적으로 참여해오고 있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WG1에서 추진되고 있는 규격 대부분이 GTR 및 Euro 6에서 참조하는 기술규격이기 때문이다. 둘째, 표준화 진행에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IS로 제정됨과 동시에 표준규격에 부합되는 자사의 제품을 즉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셋째, 표준화 회의에 참석하면서 유관 산업체와의 네트워킹뿐만이 아니라 현재 표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술규격의 구현 과정에서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을 함께 논의해가면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독일과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본 WG1에서 개발되고 있는 표준의 중요성을 깨달은 일본은 본 회의에 의 꾸준한 참석과 함께 자국내에 지속적인 전문가 참여 요청 및 적극적인 기고 활동을 펼치면서 대응해오고 있다.

필자는 본 표준화 회의에 2007년 4월부터 4년째 참석해오고 있으며 ISO TC204 WG17 (ITS - Nomadic Devices)에서 추진하고 있는 ISO 13185 표준과 관련하여 Liaison Expert로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의 유관산업체에서도 이와 같은 표준화 그룹에 우선 순위를 두고 지속적인 참여를 하면서 곧 법제화로 연결될 진단기술들에 대해 미리미리 대응하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