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지만 답이 없는 우문일수도 있는 질문 한가지가 있습니다. 대체 자동차의 고속안정성이란 무엇인가요?


생각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얼마전 설 연휴를 맞아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을 시간으로 새벽 2시~5시를 생각하고, 대전에서 서울까지 저의 애마 뉴아반떼xd 1.5를 운전해서 올라갔습니다. 워낙 도로에 차도 없고 해서 속도를 조금 올렸는데, 네비상 130만 넘어가도 코너를 돌 때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을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드는겁니다. 아, 이게 고속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인가? 라고 처음 생각했죠.


그런데 그건 그냥 사람의 느낌일 뿐일까, 아니면 정말로 안정성이 부족한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이어집니다. 물렁한 서스펜션+쇽 업소버 조합때문인지 고속코너에서 작은 요철이라도 만나면 어김없이 차가 통통 위로 뜨는데, 이럴 때마다 분명 나는 불안감이 들긴 하지만... 실제로 그 정도로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고 뒤가 날아가버릴까? 차가 위로 뜰때마다 분명히 타이어가 지면과 작용하는 마찰력이 줄어들긴 할텐데... 일단 그정도까지 차를 몰아붙이기 무서워서(너무 불안해서)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이쯤에서 정리해보면, 고속안정성이란게 (1) 순전히 사람의 느낌에 대한 문제인가, (2) 아니면 실제 차량의 안정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문제인가가 궁금합니다. 만약 (2)번이라면, 아마도 공학적으로 '고속안정성'을 정의하고 그에 따른 measure나 metric이 있을 것 같은데 정말 그런가요? 그동안 접했던 많은 시승기나 자동차 관련 매체에서 고속안정성을 찾아보니 대부분 드라이버가 느끼는 '느낌적인 느낌'을 논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자동차가 드라이버에게 주는 감성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일까요? 혹은 그런 느낌이란게, 공학적으로 측정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다들 수치가 아닌 느낌으로써 판단하고 넘어가는 것일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봐도, 제가 운전해본 몇 대 안되는 차들로는 쉽사리 결론을 얻지도 못하겠거니와, 차량공학쪽으로는 대학물리 수준 이외에 아는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이렇게 우문을 남겨봅니다.


(수정, 추가)

아참,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궁금했던 부분이 '만약 고속안정성이 온전히 사람의 느낌에 대한 영역이라면, 내가 느끼는 고속안정성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고속안정성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는 결론인데, 그렇다면 그런걸 논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아닌가요? 더 좋은 느낌을 주는 차를 찾아서 수없이 시승을 해 보면, 내가 느끼기에 고속안정성이 좋은 셋팅을 가진 차를 만날 수 있을까요? ㅎㅎ


이런 글도 찾았습니다: http://www.autoview.co.kr/bbs/board.asp?news_section=episode&mode=view&idx=13489&page=1&pageshow=


댓글에 보시면, "고속안정성은 말그대로 안정적인 느낌일 뿐입니다. 느낌이기 때문에 예민하지 않으면, 신경쓰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고속안정성이 안좋다는 차를 타고도 한계속도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느낌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달리는 데에만 신경쓰면 가능합니다. 예전에도...지금보다 불안한 차를 운전하면서도...다들 그렇게 잘 다녔으니까요."라고 하네요. 결국 제가 질문한 보기에서 (1)번에 해당한다는 것인가요?


아 헷갈리네요 ㅠㅠ



p.s. '고속안전성 vs. 고속안정성' 이 두가지도 다른가요? 자동차 관련해서 안전성이라고는 ISO26262에 나오는 functional safety밖에 못들어봤는데, 가끔씩 고속안전성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도 보이네요? 그냥 잘못 쓴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