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 B7 RS4가 일찌감치 단종된 관계로 독일제 컴팩트 수퍼세단의 대결은 C63 AMG E92 M3의 양자대결로 압축된다.


엄청난 펀치력과 매혹적인 사운드를 가진 C63 AMG와 비교하면 고회전 소형 V8 7 DCT(Dual Clutch Transmission)를 가진 신형 M3AMG와는 공통점이 거의 없어 보일 정도로 극단적인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직렬 6기통은 M디비젼의 뿌리깊은 전통이다.


M1
때의 영광과 감성이 E34 M5 E36, E46 M3에 고스란히 전해졌고, 현재 V8 V10 M엔진들은 과거 6기통이 가진 카리스마에 대적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엔진에 불과하다.

BMW가 고회전 V8 4리터 엔진을 만들 때 바로 M 6기통들이 가졌던 감성을 뽑아내기 위한 고뇌와 노력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M3
와 머슬사운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피스톤이 작은 4리터 엔진의 특성상 굵은 음색을 뽑기에 한계도 있을뿐더러 고회전으로 세팅을하면서 음색이 가늘어지고 희매가리없는 너무나 평범한 음색으로 전락할 소지가 아주 많았을 것이다.


그만큼 V8 4리터 정도의 사이즈로 왠지 아주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BMW가 택한 새로운 감성은 E46보다 일단 럭셔리한 음색을 가져야한다는 점과 실내외에서 엔진이 작동할 때 구형 6기통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메탈릭한 음색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는 점 그리고 초고회전에서도 엔진의 울부짖음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내가 E92 M3에 올라타자마자 음색을 직접 내 귀와 몸으로 느끼는 것에 할애한 이유도 BMW V8을 선택하면서 겪었을지도 모를 고민에 대해 어떤식으로 해결하였는지 빨리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여기에 트윈클러치 방식의 반자동 변속기를 택한 것도 SMG를 버려가면서까지 택한 큰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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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에 카본 루프를 가진 M3의 외형은 강렬했다. 선루프와 같은 장비는 아예 꿈도 꾸지 말라는 배려(?)는 스포츠카로서는 당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선루프가 잡아먹는 강성과 무게는 실제로 스포츠 드라이빙에 작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EDC(Electric Damper Control)
도 달려있다.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소프트한 쪽에 두면 320과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평범한 도시형 승용차가 되고 가장 하드한 쪽에 두면 엄청난 도로 적응 댐핑 스피드와 상당히 단단한 감쇄력으로 탈바꿈된다.


중간단계와 가장 하드한 단계를 번갈아 타봐도 충분히 다른 느낌일 정도로 실제로 쓸모가 많은 장비이다.

인테리어의 감성품질과 질감도 C63 AMG와 너무 비교가 된다.

특이한 가죽재질은 상당한 고급스러움을 주고, 도어안쪽 내장재의 마감과 디자인도 벤츠와비교하면 압도적으로 고급스럽다.   


본격적으로 달려보면 DCT의 작동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가장 빠른 변속 타이밍일 때 변속직후 차가 앞으로 튕겨나가는 식의 반클러칭을 사용하는 세팅으로 란서 에볼루션과 일부 흡사한 느낌을 준다.

다운시프트때는 빠르게 힐&토우 효과를 내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다운시프트 할 때 기어를 내리고 내부에서 클러치를 완전히 붙이는 동작에 좀 뜸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수동기어의 힐&토우에 익숙한 사람들은 연속으로 기어를 내리면서 클러치를 이을 때 한번에 과감하게 클러치를 연결하고 밟고를 반복하지만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클러치를 붙일 때 과감하게 한방에 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면된다.

왠지 시프트업보다는 다운이 자신이 없어보인다.

다만 다운시프트를 할 때 밖에서 들어도 시원할만큼 ’’하면 액셀링음은 확실하게 뿜어준다.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보아 소프트웨어가 보강되면서 좀 더 확실한 직결감을 주는 방식으로 진화해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것이 이런류의 변속기에서는 반드시 완성되어야 하는 기능이다.


7
단 변속기는 어떤 방식으로 세팅해도 스프린터와 크루저의 역할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각단 최고속도를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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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m/h

3 150km/h

4 210km/h

5 240km/h

6 7900rpm 271km/h

7 6600rpm 270km/h 6단 기어비도 상당히 높은 설정이다.

 

회전수에 8000rpm에 다다르면 회전계 주변이 밝게 점등되어 시프트업 포인트를 일러주는 표현법이 재미있다.


구형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엔진느낌이 고급스럽고 결과적으로 쥐어짜는 듯한 토크밴드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토크가 많이 실려있는 영역에서는 충분한 펀치를 보여준다.


서스펜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뤄보면, EDC의 가장 하드한 세팅일 때 고속주행을 하면서 노면의 기복이 있는 곳을 지날 때 댐퍼가 노면의 기복을 따라 움직이는 댐핑스피드가 엄청나다.

원래 에어기반의 액티브 서스펜션들은 결코 흉내내기 힘든 정직함을 M3는 제대로 표현할 줄 안다.(M3는 유압베이스)


댐퍼가 노면을 스캐닝하듯 훑는 느낌이 뛰어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초고속으로 노면이 안좋은 구간을 지날 때 댐퍼는 노면의 정보를 모두 소화해내지 못하고 거르는 경우가 많고, 바운스의 경우 댐퍼가 속도를 못따라가면 엇박자가 나 차가 상하로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 M3 EDC는 각 단계별 목적이 확실하고 조작 후 곧바로 세팅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동능력은 구지 언급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밟은만큼 정확히 작동하는 느낌은 20년 전 모델들에서 조차 이미 충족되었던 부분이다.


와인딩을 달려보진 못했기 때문에 능력을 가늠해보진 못했다.

다만 던롭 SP9000순정 타이어는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다. 요즘 시대에 일반 스포츠 세단에 장착하기도 부끄러운 허접한 타이어가 M3와 같은 극한 성능을 가진 차에 순정으로 장착된 것은 납득이 어렵다.


시트도 구형에 비해 훨씬 안락하고 뒷좌석에 앉았을 때의 레그룸이나 헤드룸도 구형보다 월등하다.

스티어링휠이 너무 두꺼운 점은 좀 지나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때 너무 두꺼우면 장갑을 끼고 운전할 때 손이 작은 사람들은 불편하다.

그리고 두꺼운 스티어링 휠이 주는 디자인적 스포티함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 주는 큰 혜택 같은 것은 없다.


상품성으로 보면 M3는 충분한 전통과 비록 8기통으로 바뀌긴 했지만 주행감성에서 구형모델들과 일맥상통하는 연관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시승하는 동안의 구간 연비나 체감연비가 C63 AMG보다 좋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다.

다만 복잡한 장비가 거의 없는 C63 AMG와 비교하면 M3는 고장날 소지가 있는 장비들이 너무 많고, BMW는 엔진과 반자동 변속기에서 벤츠보다 고장이 적었던 적이 없었다.

완전히 새로 만든 엔진의 바노스나 DCT의 내구성등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세월이 갈수록 각 브랜드들이 가진 독특함이 희석되는 상황에서도 벤츠와 BMW의 대표적인 스포츠 모델들에 투여한 아이덴티티는 눈이 부실 정도로 뚜렷하고 극명하다.

아우디가 신형 RS4를 당장 내놓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3자 대결은 몇 년 더 기다려야한다는 것이 좀 아쉬울 뿐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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