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소나타 2.4를 타본 것은 지금부터 18년전 이었던 91년도 당시 고등학교 2학년때였다.

친구네 집차를 몰래 몰았던 기억이 나와 소나타 2.4의 첫만남이었다.


당시에 중형에 1.5리터 100마력 이하의 엔진을 장착한 스텔라나 캐피탈 SOHC가 달리던 시절에 123마력의 소나타 2.4는 꿈의 스포츠 세단으로 받아들여졌을 정도다.

각그랜져 2.4 2.0에 비해 확연히 차별되는 두툼한 토크로 묵직한 차체를 가뿐하게 움직였는데 소나타는 그 넉넉함이 가벼운 무게로 더 크게 느껴졌었다.


소나타2로 바뀌면서 2.4의 자리는 2.0DOHC의 넓은 커버 범위 때문에 존재하지 않았고, EF로 넘어올 때도 2.4리터는 등장하지 않아 소나타 2.4라는 네임이 아예 추억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NF가 등장할 때 F24라는 코드로 소나타 2.4가 복귀했을 때 현대가 돈안돼도 시장을 두드리는 최소한의 시도는 하는구나 하면서 성원을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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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치 휠과 JBL오디오, 그리고 실내의 붉은 스티치 등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통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한 모델이 바로 NF F24S 모델이다.


시승차는 초기형이라 5단이 아닌 4단 자동변속기 모델이었다.

최대출력 165마력에 23kg의 최대토크는 2.0에 비해서 20마력 정도 우위에 있고, 넉넉한 저속토크가 장점이다.


NF
는 택시를 워낙 많이 타봤고, 탈 때마다 운전기사분들과의 대화는 NF칭찬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았다.

택시기준 24만킬로를 버티는 타이밍 벨트와 30만킬로 이상을 버티는 자동변속기, 신형 LPG엔진의 높아진 파워로 인해 운전이 편해진 것 등 택시 기사분들께 이보다 더 좋은 히트상품은 드물다.


가장 많은 판매를 보이는 2.0모델의 상품성은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와 정확한 가격포지션으로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모델이지만 2.0리터 엔진의 아쉬움으로 다른 차를 갈아타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고객층에게는 2.4모델이 확실한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기는 하지만 2.4모델의 활약이 보일 정도의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니 소나타가 타겟으로 하는 계층이 여전히 보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시승은 아주 즐겁고 NF 2.0 140마력 언저리 사양과는 확실한 주행성능이 우위를 즐길 수 있었다.

출발할 때부터 다른 토크감각으로 모든 단수에서 여유있는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F24S가 중고차 시장에서 어쩌면 좀 더 환영받을 수 있는 모델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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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자동변속기는 소나타1 시절부터 내려오는 비슷한 기어비, 6000rpm일 때 2 120km/h, 3 180km/h, 4 100km/h 항속시 2100rpm부근의 낮은 회전수로 가속력보다는 연비에 초점을 맞춘 어쩌면 좀 고루한 세팅이다.

국산 중형차의 4단 변속기 세팅은 위의 기어비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단 택시는 좀 더 높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다.


F24S
4단으로 고속주행을 할 때 높은 토크로 3단으로 내려서 높은 회전수를 사용하는 빈도를 확실히 줄인다. 그만큼 그 단수로 그대로 자연스럽게 가속하는 것이 수월하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승차감 이외의 단어가 떠오르진 않는다.

그냥 푹신한 세팅에서 안정성을 논하기는 사실 좀 힘들다.

부드러운만큼 느슨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크게 불만을 말하고 싶진 않다.


세대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며, 경쟁차들에 비해 어떠한 경쟁력이 있는가가 평가의 초점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NF
EF와 비교해서 승차감의 표현이 좀 더 고급스러워졌고, 바디가 견고해졌다는 느낌이 뚜렷하다.

그것으로 NF가 세대진화에 따른 책임을 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가지만 지적하자면 조향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제동이 걸릴 때의 안정성인데, 왜 그렇게 쉽게 후륜이 잠기게 설계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예를들어 고속주행중 우측 고속도로 출구로 나가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보통 정도의 급하기로 차선을 이동하면서 제동을 거는 상황에서 안쪽 후륜에 너무 심한 제동력이 가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제동이 좀 더 강하면 차는 급격한 모션으로 제어가 어려워진다.


NF
세대에 적용된 ABS EBD(Electric Braking force Distribution)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전후 제동배분이 좀 더 이상적이어야 한다.

샤시의 세팅 전체를 탓하기에는 제동배분의 문제가 너무 뚜렷하게 보여서 좀 아쉬웠다.

엔진의 회전질감을 논하자면 4기통으로서는 더 이상의 밸런스를 바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6000rpm 근처에 가도 엔진이 울지 않았다.


60,000km
를 달린 엔진이 길이 잘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엔진이 가진 기본 완성도에서 엉성함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소나타라는 상품성은 이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꿀릴 것 없는 완성도를 가지고 있고, 미국에서 경쟁하는 비슷한 가격대의 일본차보다 결정적으로 디자인이 좋다는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차가 좋아지는만큼 가격도 시원하게 올리는 모습이 자신감일 수도 있고, 혹자는 너무 비싸져가는 국산차의 가격정책에 불만이 많지만 판매데이터를 보면 소나타 이외의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많이들 사주니 가격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도 회사입장에서는 힘들다.

아직까지 판매가 많은 엔트리 가격대의 수입차와 적당한 갭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면 차를 더 좋게 만들어야하는 부담이 커질 것이다.


현대의 히트상품으로서의 소나타. 앞으로의 진화와 발전에 시련은 있겠지만 실패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나타는 이제 국민들 정서속에 깊이 자리잡은 모델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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