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0은 국내에서 해치백의 위상을 두단계는 올려놓은 지대한 공을 세운 모델이다.
골프를 벤치마크했고, 짜임새가 좋을뿐더러 디자인, 품질, 차대강성 등 어디에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모델이다.

도로를 다니다보면 순정 i30보다 약간이라도 튜닝된 차량을 더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해치백은 고루한 세단형에 비해 뭔가 좀 색다른 멋으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i30 터보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i30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레트 GT2052의 소형 터빈으로 휠마력 195마력을 발휘하는 시승차에는 터빈 이외에도 커스텀 매니폴드, 다운파이프, 중통과 엔드의 풀배기 시스템, 그리고 용량이 더 큰 인젝터를 사용한다.
최고출력은 1바에서 발휘되는데 터빈의 용량상 1바는 아주 미니멈만 사용한 것으로 그 이상 사용할 경우 현재의 타이어로는 그립을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현재 고속도로와 시내를 복합적으로 탈 때 45리터의 연료로 500~550km를 달릴 수 있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일상에서 타기에 아주 좋은 세팅이다.

1단은 사실 풀부스트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휠스핀에 시달리지만 2단부터는 차분하게 가속이 가능하다.
가속패달을 절반 정도만 밟아도 1바는 쉽게 때리기 때문에 가속패달을 힘주어 밟으면서 운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큰 힘으로 운행하는 느낌을 준다.

하체는 영모터스의 코일오버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차체 강성이 충분해서인지 단단하게 세팅해놓은 현재의 상태로도 그다지 불편하진 않았다.
와인딩을 타보면 확실히 큰 파워에 대한 즐거움과 약간의 부담감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

3단으로 코너를 돌다가도 가속패달에 힘을 주면 극심한 언더스티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한다.
i30이 골프를 벤치마크했지만 하체를 통해 파워를 전달하는 과정이나 숙성도는 아직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함은 이런부분에서 확인이 된다.

300마력짜리 전륜구동 골프도 3단에서 이런 언더스티어에 시달리진 않는다. 언더스티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직선으로 밀려나가는 듯한 행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가 예측하기 쉽다.

i30은 예전 투스카니 터보때도 경험했지만 그립을 잘 잡고 가다가 어느 경계를 넘는 액셀링에 그냥 직선으로 미끄러져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LSD가 없는 경우 어느정도 위화감이 있음을 인지하지 않으면 첫번째 중속코너에서 낭패를 만날 수도 있다.

이런 부작용 아닌 부작용도 결국은 순정 115마력에서 거의 두배나 올라버린 출력 탓이다.
동판 클러치도 i30 터보에는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이다.

저렴한 가격의 스포츠 해치백에 엔진마력 220마력 정도는 관리를 잘하면 그다지 부담되는 출력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소프트웨어 세팅이 완전하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야하긴 하지만 말이다.

i30은 요즘 제네시스 쿠페의 그늘에 가려 큰 움직임이 없는 듯 비춰지지만 실생활에서 4도어 해치백이 주는 실용성의 장점을 감안했을 때 매력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가벼운 몸매에 220마력 터보 해치백은 공도에서 생각보다 순발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도로에서 붙게되면 그리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예전에 230km/h를 달리는 나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며 추월을 엿보던 클릭 터보와의 주행도 기억이 생생하니 말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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