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아주 조용히 디젤사양을 7시리즈를 제외한 모든 승용라인업에 포지션시키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디젤에 대한 전략이나 마켓에 대한 접근은 아직은 소극적으로 보인다.


현재 BMW의 히트상품인 6580만원짜리 528i보다 370만원 낮은 자리에 520d를 포지션 시킨 것만 봐도 디젤과 가솔린의 간섭이 생길 것을 철저히 우려한 나머지 520d가 돋보이지 않게 포지션 시킨 것만 봐도 디젤에 있어서만큼은 BMW는 아주 조심스런 접근 방법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528i가 매달 300~500대를 판매할 때 520d 30대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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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는 320d를 가장 잘나가는 320i에 비해 오히려 210만원 높게 책정해 원하면 우리도 가지고는 있다라는 다소 소극적인 포지션을 했다.


폭스바겐이 디젤의 시장점유율을 엄청난 속도로 높이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BMW입장에서 아우디도 확실히 정착시키지 못한 디젤시장에 목숨을 걸고 달려들 이유가 없다는 차원에서 BMW의 조심스런 시장 접근은 아주 현명한 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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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는 이런면에서 테스트 모델로서 아주 자유로운 시도가 가능한 모델로서 아예 디젤로만 들여왔다.

같은 그룹 소속인 미니가 가솔린을 판매하고 있으니 1시리즈에 가솔린은 내부 간섭을 이유로 아예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컨셉의 자동차를 선보이면서 파워트레인을 디젤로 한정시킨 것은 1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고려해 어차피 언젠가는 드라이브를 걸어야할 BMW 디젤에 대한 전략을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게다가 1시리즈라는 스포티한 차체에 결합된 경쟁력 있는 파워트레인으로 BMW의 디젤 역시 가솔린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스포티하고 재미있는 차라는 것을 강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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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2리터 디젤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얹고 3980만원, 4170만원, 4290만원의 가격대에 포지션 시킨 BMW Korea의 전술은 현재의 환율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은 가격대인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패키징이 좋고, 한국사람들이 원하는 대표적인 옵션들이 대거 투입된 점은 기본적인 상품의 가치면에서 전혀 꿀릴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정쩡한 디자인의 해치백 대신 쿠페형을 선택한 것도 BMW 1시리즈 선택에 있어서 실용적인 접근보단 스타일에 의한 접근이 월등히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고, 1시리즈 해치백이 해치백 상품성에서 만큼은 이미 자리를 확실히 잡은 골프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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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는 135i라는 걸출한 머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후륜구동 컴팩트 쿠페라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바디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아담한 사이즈의 차체만큼 실내도 아담하다. 실내공간은 2인이 장거리를 달리기에 충분하지만 뒷좌석의 효율성은 부족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임시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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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통 디젤엔진은 결코 멋진 소리를 만들 수 없다는 법칙에 있어서 BMW도 예외는 아니다.

거칠고 둔탁한 소리가 세련된 이미지의 BMW와 다소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BMW 2리터 가솔린 엔진보다 소리를 제외하고는 모든면에서 디젤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엔진이기도 하다.


일반 자동변속기와 매칭되어 있기 때문에 부드럽고 만만하지만 DSG를 사용하는 골프 GT TDI와 비교하면 스포츠성에서는 확실히 손해를 본다.


다운시프트를 할 때 Rev. 매칭(회전수 보상)을 하기 때문에 부드럽게 변속을 할 수 있다는 점으로 어느정도 위안이 된다.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면서부터 각 단수의 간격이 짧아진 것으로 인해 토크컨버터의 슬립률이 거의 없어지고 록업(lock up)을 사용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토크가 큰 120d의 특성상 모든 단수에 직결감을 높이는 세팅이 되어 있는 것은 일반 자동변속기 특유의 연비 손해를 줄이기 위한 세팅이다.


가속은 힘차고 속도도 시원하게 붙는다. 어떤 속도대에서도 풀쓰로틀을 하면 속도계가 그 즉시 탄력을 받는다.

180~200km/h로 달릴 때 오른발에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부하가 큰 상황에서 4000rpm부근으로 가도 엔진의 회전이 흐트러지거나 거칠어지지 않고 매끈한 편이다.

정차시나 천천히 전진하는 시가지 상황에서만 디젤의 거친감이 다소 불만일 뿐 일단 맘먹고 달릴 때는 디젤이라는 것을 잊어도 좋다.


샤시의 밸런스에는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3시리즈와 5시리즈의 하체는 후륜구동을 생산하는 모든 브랜드의 벤치마크일 정도로 우수하다.

흠을 잡을 수 없을만큼 완벽한 샤시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밸런스, 승차감, 제동밸런스, 노면추종능력, 고속안정성, 다루기 쉬운 정도 등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다.


반면 1시리즈의 하체는 뭔가 만들다 만 구석이 있다.

예를들어 88도로 같은 곳에서는 노면의 기복에 뒷바퀴가 헛도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150km/h가 넘는 고속주행 상황에서 노면이 좀 거칠고 튄다고 구동륜이 헛돌면서 DSC경고등이 깜빡거리는 모습은 500마력 M5에도 생기지 않는 현상이 177마력짜리 1시리즈에는 발생한다는 것이다.

4바퀴가 지면을 쥐고 있는 끈기가 고속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고속코너에서는 바운스를 먹을 때 원심력 방향으로 기우뚱 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스테빌라이져의 역할이 부족한 듯 느껴지는데, 이를 강하게 했다면 아마 방금 언급한 현상은 줄일 수 있지만 후륜의 안정성은 떨어졌을 것이다.


스테빌라이저의 두께를 키울수록 반응성은 좋아지지만 대신 급격한 모션을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120d에는 나름대로 절충형을 장착했지만 이 역시 BMW 특유의 세팅의 묘미가 전혀 발견되지 않아 좀 씁쓸했다.


머리가 가볍고 짧은 차체는 핸들링이 좋은 아주 민첩한 다람쥐 같이 느껴지는 첫인상에 감동받을 확률도 없진 않지만 속도가 높아지면 그냥 민첩함만으로 실제로 민첩하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의 기량이 동일하다는 조건에서 3시리즈와 1시리즈의 안정감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제동을 걸어보면 이 부분은 BMW의 특장기라서 그런지 제동력, 제동감각, 제동밸런스 모두 엄지손가락을 올려주기에 충분하다.


약간 불안한 하체라도 제동때는 차를 다스리는 능력이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5.7kg의 토크가 1750~3000rpm까지 플랫하게 나오는 특성은 차의 무게를 고려했을 때 과분할 정도의 토크이다.


공인연비 15.9km/리터의 연비와 실제로 상당히 좋은 시가지 연비, 여전히 우수한 폭주 연비를 고려했을 때 탈수록 신나는 차인 것은 분명하다.

1시리즈급의 차량은 한국에서는 테크니컬 디테일보다는 패키징과 디자인 그리고 가격으로 판매는 승부가 나게 된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판매 급상승을 감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품성과 포지션 브랜드 가치를 생각할 때 만족도가 큰 차임에 분명하다.

BMW가 요즘 박터지는 소형차 시장에 뛰어 들었다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된다.


앞으로 시장의 성장을 예상해보면 이미 성숙한 5시리즈 영역(C세그먼트)과 한층 단단해진 3시리즈(B세그먼트) 영역과 비교해 개척중인 A세그먼트는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이 시장의 볼륨을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만큼의 market share를 확보하느냐가 BMW가 판매대수면에서 상위에 랭크될 수 있는 시간을 나타내줄 것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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