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GTI는 넘쳐나는 5세대 GTI로 인해 나름 희소성이 생길만큼 국내 판매당시 년간 10-15대 정도가 판매되었고, 만4년 동안 60대 정도가 판매되었다.
총대수가 5세대 GTI 한두달 판매량 정도 밖에 안팔렸으니 도로에서 보기 힘든 차종이 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4세대 GTI를  튜닝의 정도에 따라서 시승해보았고, 4세대 GTI로 튜닝을 한다면 비용대비 가장 훌륭한 세팅으로 가는 방향을 잡았기에 안산 서킷 테스트 드라이브때의 느낌을 토대로 1.8T GTI 튜닝의 실체와 환상에 대한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엔진]
1.8T 순정 엔진은 150마력을 가지고 있으며, 흔히들 튜닝발 좋은 엔진으로 통한다.
북미에서 소개된 각종 파워풀한 1.8터보 엔진 덕분에 출력을 무한정 받아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필자 역시 가격대비 이보다 더 튜닝하기 좋은 엔진이 또 있을까 생각했지만 여러가지 튜닝 사양의 1.8터보 엔진을 경험해보니 그 생각이 일부 틀렸음을 깨달았다.

가장 저렴하고 가장 큰 효과를 내는 튜닝은 역시 순정 터빈을 활용한 칩튜닝이다.
200마력 정도를 확보하고 거기에 배기튜닝을 해주었을 때 가장 저렴하면서 큰 만족을 준다.

터빈을 업그레이드하는 경우 K04일반 터빈으로 가면 230마력, K04스포츠로 가면 250마력선을 마지선으로 본다.
280마력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K04스포츠를 장착한 엔진들이 280마력을 실제로 뽑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즉 과장이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300마력 오버로 간다면 가레트제 빅터빈들을 장착하는 방법으로 커버해야하는데, 이미 마력당 money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튜닝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고, 여기저기 보강하다보면 차의 성격이 애매해진다.

즉 순정 엔진의 압축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올릴 수 있는 출력이 1.8터보 엔진에게는 경제적인 튜닝영역이라 볼 수 있으며, 칩튜닝 200마력 K04스포츠 250마력 정도가 가장 안정적으로 좋은 세팅이라고 본다.

S3에 장착된 순정 225마력 엔진은 같은 블럭이지만 튜닝 포텐셜이 다르다. 칩튜닝으로 265마력이 만들어지고 가변 캠샤프트가 있어서 일반 1.8터보 엔진이 보여주지 못하는 고속가속력이 가능하다.
터빈 업그레이드로 2바 이상을 사용해 400마력 정도를 만든다면 반드시 S3엔진을 토대로 하는 것이 훨씬 쉽고 안정적인데다가 최고속도 쉽게 나온다.

S3의 경우에도 265마력 세팅이 메인트넌스 걱정 전혀하지 않고 타기에 가장 좋은 출력이다.
터빈 업그레이드를 통해 압축비를 건들게 되면 원래 레그가 좀 있는 엔진의 특성상 시가지 연비와 주행성이 나빠지는 부작용이 동반한다.

[서스펜션]
일반적으로 빌슈타인 컵킷 정도가 가장 무난하고, 하드코어로 간다면 올린스 정도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평상주행과 서킷주행을 가끔하는 정도라면 KW V3에 스테빌라이져 세팅을 권한다.
이 세팅에서 댐퍼의 감쇄력 세팅과 리바운스 때문에 머리가 많이 아플 수도 있는데 일단 둘다 중간에 맞춰서 타는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고 그것을 기준으로 가감하는 미세 조정을 하는 것이 좋겠다.

3세대와 비교해 4세대는 바디가 눈에 띄게 강하기 때문에 비슷한 강도의 서스펜션을 장착해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
확실히 4세대 바디는 숙성의 완성도가 높게 느껴지고 가벼운 엔진으로 인해 위의 세팅을 한차는 코너에서 제법 민첩하다.

LSD가 들어가면 코너 진입부터 움직임이 좋아지는데 250마력 이하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립이 좋은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 200마력 정도는 코너에서 탈출시 휠스핀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

[브레이크]
순정 브레이크에 패드만 교환해서 타는 정도라면 안산은 커버가 되지만 태백서킷에서는 부족하다.
어떤 제품이던 4피스톤 캘리퍼를 사용하는 제품이면 충분한 제동력이 확보되고 300마력 오버가 되어도 이정도면 충분한 제동이 가능하다.

[휠타이어]
서킷 주행을 많이 한다면 17인치가 18인치보다 좋다.
225/45.17을 많이 사용하지만 250마력 이하라면 215/45.17에 7.5J 정도 휠이 오히려 랩타임에 유리할 수도 있다.
10mm가 코너에서의 횡그립에 그리 영향을 주지 않고 스티어링을 풀면서 가속할 때 트랙션을 타이어가 커버할 수만 있다면 215가 좀 더 가벼운 액셀링이 가능하다.

위의 사진의 GTI는 200마력 정도로 세팅되어있고, 안산에서 주행해본 결과 5세대 GTI에 미세 조정이 없이 그냥 서스세팅만 해놓은 차보다 코너에서 더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엔진 파워 때문에 직선에서는 크게 재미를 못보지만 운전에 자신이 있으면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안산 서킷 직선 마지막에서 late braking으로 충분히 차량 5대 정도의 거리차는 극복이 가능하다.

터보튜닝은 마약과도 같아서 어떤 경계를 넘어서다보면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차를 고치고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일단 차가 완성되어서 즐길만하면 차를 고치면서 조바심낼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공허함이 몰려온다.

이것저것 커스텀으로 차를 만져놓고 막상 팔려고 하면 중고값이 안나오고 차를 운행했던 시간대비 비용을 산출해보면 한숨만 나온다.
경험이라는 값진 것을 얻긴 했지만 재정적으로는 이런 튜닝은 손해가 크다.

만들어 놓은 차를 오래탄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오너가 가진 열정으로 완전하게 만들어놓고 오너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의 완성도를 가지고 오래도록 차를 운행한다면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상쇄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소개한 시승차는 오너의 주변의 여러 유혹에도 불구하고 아주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튜닝을 통해서 재미를 극대화시킨 차종이다. 게다가 고장없이 만5년을 탔으니 그동안 차에 들어간 비용도 많은 부분 보상이 되었다.

이제는 수동변속기의 GTI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4세대 GTI는 더욱 더 가치가 있다고 본다.
조금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4세대 GTI를 구매한 당시 오너들의 GTI Heritage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모델의 우수한 완성도와 하드웨어가 반드시 랩타임으로 환산되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 차가 가진 전통과 본연의 임무 즉 어떠한 용도로 만들어졌는지에 충실했을 때 롱런이 가능할 것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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