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김윤성님의 애마를 시승한 후의 느낌을 적습니다.

1.6 수동 사양에 121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은 모든 것이 순정이었고, K&N필터만 장착되어 있었다.
이 엔진은 i30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엔진인데 i30때는 4000rpm을 넘어가면 심하게 울리는 공명음이 원래 그런줄 알았는데, 아반테 HD에서는 그런 흡기 공명음이 들리지 않아 훨씬 쾌적했다.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높다는 인상에 낮춰보려했지만 이미 가장 낮은 포지션이었다.
골프와 비교해도 높은 자세였다.

변속기의 질감이 아주 맘에 들었다. 들아가고 나가는 느낌이 명확했고, 치합이 좋았다.
엔진은 약간 느슨한 운전감각으로 운전해야 수동변속기의 클러치 미트가 부드럽다.
회전수를 높였다가 가속패달에서 발을 떼도 너무 천천히 내려오는 경향 때문에 빠른 변속을 한 후에는 클러치 미트를 통해 내려오기 싫어하는 회전수를 강제로 내리는 수 밖에 없다.

엔진의 전체적인 밸런스나 고회전에서 진동억제등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매우 훌륭한 마무리였지만 회전수가 너무 늘어져버리는 느슨함은 스포티한 느낌과 철저히 상반된 느낌이다.

Incus쇽업소버와 스프링 그리고 스테빌라이져 휠 타이어 이 모두가 한 세트였다.
순정을 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절대적인 평가는 가능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느낌은 상당히 젠틀했고, 과거 국산차들이 아무리 좋은 서스펜션을 장착해도 너무 약한 바디강성 때문에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대가 최근에 선보인 차들의 기본 차대의 견고함으로 인해 둔덕을 넘을 때 굉장히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뒷좌석에 한사람이 동승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기대했던 것보다 바운스는 좀 느껴졌다.
120km/h정도의 중속코너에서 살짝 바운스를 먹었을 때 뒤쪽에서 타이어 간섭이 느껴졌다.

심하게 긁히는 느낌이 아니라 어디 커버 같은 곳에 스치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스티어링을 꺽었을 때 머리의 움직임에 기민함을 주긴 하지만 좌우 연속으로 짧은 턴을 시도하면 후륜이 좌우로 털리듯 요동칠 가능성도 있었다.

그만큼 턴인에 초점을 맞춰 세팅된 느낌이었고, 순정 아반테 HD의 브레이킹 세팅상 스티어링 앵글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제동을 걸었을 때의 차량 각도변화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부분에선 일본 스포츠 모델과 한국차들이 흡사한 면이 많고, 요즘 독일차들은 코너에서 브레이크 패달을 가지고 차의 앵글에 변화를 주는 기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

상당히 가볍게 코너를 클리어해나가고 코너에서의 스피드 역시 높았다.
VDC가 장착되어 있었지만 코너를 돌 때 하중조절로 뉴트럴하게 만들어서 돌았던터라 전자장비에 방해를 받지 않았다.

금호 LX타이어는 급제동시 타이어 느낌은 절대적으로 높은 그립의 타이어가 아니라는 점인데, 코너에서 버티는 모습에 차대와 서스가 연출하는 영역이 높은 것이 분명했다.

댐핑의 전체적인 느낌이 아주 단단한 느낌보다는 범용으로서의 성격이 강했고, 때문에 지금보다 두,세단계 정도 더 높은 그립을 보이는 유럽제 혹은 일제 UHP타이어가 장착될 경우 좀 지나치게 예민한 조향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타이어의 그립이 높아지고 그 높아진 그립을 제대로 코너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때 차의 롤을 억제하기에 충분할만큼의 댐핑압력이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시승이 노면이 비교적 좋은 구간에서의 시승이었고, 주로 코너링을 체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Incus킷의 전체적인 완성도나 유연성등을 두루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순정 스포츠 서스펜션 킷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 같은 완성도는 느낄 수 있었고, 아반테 HD의 컨셉과 비교해 너무 심각한 세팅이 아니어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해보였다.

이제 국산차들도 해외의 브랜드들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업체에서 완성도 높은 제품들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돋보이는 훌륭한 기본 바디 디자인에 내실있는 하체튜닝 그리고 특이한 Dark purple계열의 외장 색상은 정말 보기 좋았다.
1.6리터가 가지는 경제적인 이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한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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