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I가 국내에서는 골프의 판매를 리드할 정도로 높은 판매를 보이고 있고, 이는 폭스바겐 자체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해치백이라는 장르의 위상까지도 높였을 정도로 최근 국내에서의 GTI의 인기는 눈부실 정도이다.

순정을 고집하는 순정주의자들도 많지만 사실 GTI를 타는 입장에서 순정으로만 타기에는 다양한 유혹이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은 터빈 업그레이드된 5세대 GTI를 포함해 다양하게 튜닝된 차종을 몰아보면서 튜닝을 하지 않아도 참 좋은차이지만 적당한 튜닝이 주는 순정같은 안정성과 친근함 또한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 태백서킷에서 제법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GTI는 VAG에서 튜닝한 차종으로서 칩튜닝과 풀배기(Miltek 1,2,3번), 빌슈타인 PSS9 코일오버, H&R 앞뒤 스테빌라이져에 18인치 휠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으며, AP racing 4피스톤 캘리퍼는 330mm디스크를 움켜쥔다.

현재 대략적인 엔진파워는 270마력선이며, 얼마전 250마력 5세대 R32와의 롤링배틀에서 R32를 앞서는 가속력을 보여주었고, 최고속에서만 뒤질뿐 실용영역의 순발력은 오히려 앞섰을 정도로 전투력이 상당한 차종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태백 서킷의 노면이 워낙 차가웠기 때문에 몇랩은 적극적인 주행 자체에 쉽지 않았다.
타이어의 온도가 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되었을 때 코너코너 한계까지 밀어붙여 보았다.

일단 직선에서의 최고속은 1번 코너 브레이킹 하기 직전 200km/h를 꽉채운다.
태백의 직선 최고속은 마지막 MJ코너에서 빠져나오는 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1번 코너를 70km/h로 돌아야하는 특성상 제동포인트를 어디에 잡느냐에 따른 최고속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보통 튜닝된 전륜구동형 스포츠 모델들이 태백의 마지막 코너에서 130km/h정도를 항속할 수 있는데, 칩튜닝된 GTI들이 왠만큼 서스펜션이 튜닝되어 있으면 탈출할 때 순발력을 이용해 순정보다 직선코스에 진입했을 때의 속도차가 확실히 크다.

순정 5세대 GTI가 직선에서 185km/h정도를 발휘하는 것과 비교하면 시승차의 직선 최고속은 필자의 270마력 VR6보다 약간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1번코너를 안정되게 돌아나가려면 제동을 충분히 한 후 1번 코너의 안쪽 끄트머리를 찍어주어야 클리핑 포인트 후 재가속 효율이 높아진다.
200km/h를 달리는 직선에서 시승차는 코너 진입 120m에서 풀제동을 가해도 충분히 1번코너의 안정된 진입을 보장받는다.

AP racing 4피스톤 제동력도 훌륭하지만 PSS9이 주는 강인함이 풀제동시 노즈다운을 줄여주고 상대적으로 테일리프트를 현저히 줄여주어 제동밸런스를 상당히 끌어올려주었다.

순정 GTI의 경우 직선 마지막에서 풀제동을 할 때 후륜이 미세하게 좌우로 흔들리기 때문에 태백의 직선 풀제동시 좌측끝에 너무 바짝 붙는 것을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
자칫 전륜의 한쪽이 아스팔트 바깥쪽을 스치기라도 하면 밸런스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순정 GTI로도 태백은 수없이 돌아봤기 때문에 서스펜션이 튜닝된 GTI와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었다.

1번코너 탈출하면서 풀액셀 때는 순정 GTI와 마찬가지로 18인치로 인치업되었긴 하지만 225/40.18 한국타이어 RS2의 조수석 앞바퀴가 그립을 잃어 탈출 순발력에서 손해를 본다.
LSD가 가장 아쉬운 부분은 태백의 1번코너에서 가장 크게 느끼며, 열을 완전히 받은 네오바가 칩튜닝된 GTI의 1번 코너 탈출시 그립을 완벽하게 보장한다는 확신을 하기 힘들 정도로 GTI의 2단 4500rpm이후의 순발력이 상당하다.

2번, 3번 코너는 그림같이 풀액셀로 돌아나가며 4번 좌측 코너 진입전 속도는 이미 150km/h를 살짝 상회한다.
좌측으로 꺽어나가기전 감속을 충분히 해야하는데, 이때 스티어링을 좌측으로 살짝 꺽인 상태에서 제동을 걸어주면 뒤쪽의 흐름을 코너를 돌기 쉬운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

순정 GTI의 경우 후륜을 바깥으로 흐르게 유도하는 듯한 동작, 즉 살짝 우측으로 무게를 실은 상태에서의 강한 제동과 제동후 턴인으로 4번코너의 진입에 테크닉을 싣기가 편한 것과 비교하면 시승차의 후륜의 높은 안정감으로 인해 왠만한 동작에는 뒤의 움직임이 꿈쩍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제동후 스티어링을 꺽을 때 슬립앵글(스티어링 조작각도와 실제로 차가 그리는 선회각도)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5번 우측턴 후 풀가속시 역시 LSD의 절실한 필요를 느끼며, 6번 좌코너때 역시 미리 우측에 충분히 붙었다가 액셀 오프와 함께 좀 과감하게 스티어링 조작으로 안쪽을 파고들려해도 후륜이 너무 정직하게 따라오기 때문에 슬립앵글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4번 코너와 마찬가지로 구지 재미와 세팅의 묘미를 비교하자만 순정 GTI쪽이 운전자의 테크닉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시승차가 앞뒤 스테빌라이져가 되어 있기 때문에 너무 강한 전륜 스테빌라이져의 세팅이 코너진입시 푸시언더가 늘고 코너진입전 턱인현상을 현저히 줄여버린 탓이다.

8번 우측 롱코너는 130km/h를 너끈히 유지하며 저 안쪽너머에 있는 클리핑 포인트를 스치며 풀가속으로 스티어링을 과감하게 풀어주어 왼쪽 연석에 바짝 붙일 때 느끼는 코너에서의 롤강성은 아주 높다.

엔진의 내구성이 워낙 좋고 저배기량 터보엔진이지만 열을 워낙 적게받고 오일온도 역시 쉽게 상승하지 않는 장점으로 인해 경험상 한여름에도 태백서킷을 전력으로 브레이크가 아작날 때까지 달려도 엔진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시승차의 코너에서의 동작을 분석해보면 태백에서 랩어택을 위해선 현재 세팅으로는 일단 후륜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연료를 1/3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전륜의 스테빌라이져가 너무 강하게 조여져있어 전체적으로 언더스티어의 비율을 높이기 때문에 좀 더 느슨하게 하던지 아니면 후륜의 스테빌라이져를 좀 더 강한쪽으로 조이고 현재 너무 낮은 후륜의 지상고를 약간 높여주는 세팅은 코너에서 후륜의 동작을 좀 더 경쾌하게 해줄 것이다.

다만 서킷에서의 특수한 상황과 특수한 형태의 코너만을 고려한 세팅이 아닌 공도에서 안정된 제동밸런스와 코너에서의 동작을 예측가능한 형태로 집중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현재의 세팅 역시 손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감측면에서는 아주 훌륭하다.

LSD와 현재보다 한단계 높은 그립의 타이어가 뒤따라간다면 현재 추가로 장착된 각종 하드웨어적 잠재력과 더불어 훨씬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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