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시리즈는 93년 아우디 80을 베이스로 만든 직렬 5기통 싱글터보 엔진으로 313마력의 출력을 낸 RS2가 초대 최강 아우디 모델이었고, V6 2.7 트윈터보에 380마력의 RS4로 바톤을 넘겨줄 때까지도 줄곧 왜건을 고수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왜건 승용차라는 타이틀은 유럽에서만 판매되었던 것만 보아도 아우디의 S시리즈와 RS는 그 경계가 명확했다.





2002년 데뷔한 RS6는 RS 시리즈중에서는 최초로 세단형으로도 선을 보였으며, 물론 현지에서는 왜건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다.





450마력의 V8 4.2 트윈터보 엔진은 코스워스에서 손을 보았고, 5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있다.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RS6는 총 6대이다.





그 중 3대를 시승해보았고, 순정 RS6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번의 주유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논스톱으로 새벽에 질주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몸이 찌릿찌릿 한다.





RS6가 특별한 이유는 평범한 외모에 강력한 심장을 얹고 스포츠카 딱지를 붙인 그 어떤차와도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4명이 편안하게 고속크루징을 즐기며, 속도를 높여 타다가 시내로 들어와도 별다른 불편이 전혀 없다는 점이 큰 매력이고, RS6가 Pure sports를 추구하느냐 마느냐는 이차를 평가하는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소재거리이다.





이번에 시승한 RS6는 정열적인 붉은색 외장을 가진 차로서 Peak에서 Wetterauer로 ECU와 TCU를 손본 상태였다.





순정 상태에서 터보의 부스트를 좀 더 높게 사용해 525마력에 토크는 66kg을 플랫을 때리고 변속을 완료하는 순간을 좀 더 재빠르게 마무리하도록 조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순정 450마력으로도 고속도로에서는 계기판상 리미터가 작동하는 278km/h를 오르막에서도 치면서 다녔는데, 거기에 75마력이 더 붙은 RS6는 정말 운전자를 출력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기에 충분했다.





5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매일 경험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어쩌다가 한번씩 접하는 500마력 오버 차량은 운전석에 앉아 그 첫번째 풀가속때 심장을 잠깐 멈추게 할 정도로 바로 그 첫번째 액셀링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숨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우디가 차를 제대로 만들줄 알고 기초에 충실하다는 것은 이런 대목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500마력으로 0-100km/h를 5초 이내에 끝내는데도 풀가속에 한치의 흐트러짐이나 노즈 리프트 같은 불안정한 움직임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브렘보 8피스톤 브레이크는 500마력을 그저 하찮은 숫자로 전락시킬만큼 강력하고 운전자는 최소한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브레이크 탓만큼은 하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그 용량이 300km/h 이상의 속도를 충분히 다스리고도 남는다.





V8 과급 엔진은 마치 쌍권총을 허리에 두른 카우보이가 등어리에 바주카포를 매달고 있 것처럼 기세등등하다.

내구성과 파워트레인의 안정성은 아우디의 그것을 따라잡을 수 있는 메이커가 거의 없을 정도로 순정 상태에서 출력을 높이면 엔진의 내구성이 떨어지느니 마느니 하는 이야기는 아우디의 과급엔진에는 전혀 해당없는 이야기이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오면서도 RS6의 오일온도계는 한번도 90도 부근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을 정도로 냉각과 하드웨어는 한마디로 More than enough이다.





2단 115km/h, 3단 175km/h, 4단 245km/h, 5단 280km/h를 5600rpm에서 마크한다.

길이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RS6는 모든 길을 평지로 느끼게 할만큼 강력하다.





RS6가 자동변속기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RS6의 토크를 견딜 수 있는 수동변속기를 준비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450마력을 견디는 수동변속기를 만들 수 없어서가 아니라 아우디가 생각하는 여유요소를 적용한 변속기는 최소한 700마력이상의 그것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 쏟아붇는 개발비에 비해서 자동변속기의 선택은 너무나 쉽게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RS6는 서킷에서 타임 어택을 위해 만들어진 차가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변속기의 토크 컨버터는 댐핑 능력이 있기 때문에 초반에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강력한 토크를 부드럽게 소화해낼 수 있다.





D2 A8 W12 6.0에 실렸던 것과 같은 5단 자동변속기는 600마력 이상을 소화해낸다.

개인적으로 수동변속기의 광팬이긴 하지만 RS6를 몰면서는 수동변속기가 그리 그립지 않았다. 이유는 이렇게 저회전부터 회전한도까지 펀치가 강력한 엔진은 수동으로 몰 때 전력으로 달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변속이 귀찮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차는 수동인 경우 2,4,6단만 사용하던가 아니면 1,3,5단만 사용해도 시가지에서 아무런 불편이 없다.

130km/h 정도의 속도에서도 마치 앞서가는 사람의 어깨를 낚아채는 반동으로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처럼 콰트로가 4바퀴에 골고루 힘을 전달해주는 것이 그리도 고마울 수가 없다.





후륜구동의 경우 중속영역에서도 전자장비의 간섭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한다면 RS6는 시가지나 왠만한 코너에서도 가속패달을 좀 과감하게 밟아도 위험하지 않다.





500마력은 재미있게 즐기기에 필요충분할만큼 강력하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 작은 출력의 차량보다 훨씬 편안하게 운전하게 한다.





쉽게 추월이되고 순간가속력이 좋으면 끼어들기도 한결 수월하다.

속도가 높아도 급제동없이 편안하게 속도 카매라 앞에서 속도를 줄일 수 있고, 구지 킥다운을 하지 않아도 아무 단수에서도 원래 달리던 속도로 금방 속도를 높여놓는다.





장거리를 달리면서 연료를 좀 많이 먹더라도 출력이 큰 차와 동행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고, 자동차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두고두고 이야기거리가 될만큼 재미있는 소재거리를 제공해준다.





260km/h로 완만한 턴을 돌 땐 나름대로 상당히 긴장되지만 강한 차대와 여유있는 하체의 완성도는 충분히 예고를 하기 때문에 나를 그냥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운전자로 몰아세우지 않는다.

RS6의 야간드라이빙때 엔진만큼 고마운 존재는 Bi Zenon 헤드라이트이다.





BMW와 벤츠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밝은 상향등은 RS6가 지나가는 발자취를 밤이 아닌 낮으로 바꿔버린다.





300m는 족히 비칠 것 같은 강력한 헤드라이트는 과히 최강의 안전장비라 불러도 과장이 없다.

노멀 A6와 비교해 우락부락한 오버휀더와 직경이 더 큰 듀얼 머플러, 그리고 약간 더 신경써서 디자인된 앞뒤 범퍼와 RS6 뱃지를 제외하면 차에 심취해있는 몇몇 광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정도이다.





독일차의 절제미와 숨은 내공은 바로 이런 통쾌함이 있기 때문에 자꾸 찾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공력 특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RS6의 오버휀더 같은 디자인은 자꾸 자취를 감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양산차를 베이스로 바디의 형태를 약간이라도 바꾸게 되면 공력특성에 대한 이해를 위해 또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버휀더의 대명사였던 포르쉐 911 터보 역시 996으로 진화하면서 밋밋하고 평범한 라인으로 만족해야했던 내용을 생각해본다면 구형차들에 대한 매력 아니 그 차를 만들당시의 어떤 개발 여건이나 개발 책임자들의 정신세계 이모든 것을 이해한다면 차의 소유가치는 수백배가 될 수 있다.





RS6는 수퍼세단이다.

450마력으로 만족할 수 있는 차이지만 순정 터빈으로도 550마력은 여유있게 소화해내고, 바디와 차대가 견디는 한도는 튜너와 운전자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튼튼하다.





450마력으로 만족하고 있는 운전자에게 525마력으로 튜닝된 RS6를 경험하게 한다면 그 운전자의 RS6에 대한 입맛은 그 즉시 525마력에 길들여질 것이다.

출력은 마약과도 같다. 그런면에서 RS6는 마약과 참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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