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209 CLK55 AMG는 근본적으로 구형 W208과 파워트레인이 거의 같다.

5.5리터 자연흡기 엔진에서 367마력(구형 W208349마력)을 생산하며 5단 자동변속기와 물려있다.

E클래스 이상의 모델에는 수퍼차져가 장착된 5.5리터 V8이 사용되었지만 그 이하는 자연흡기를 사용한다.


100
마력 이상의 출력 차이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파괴력이라고 부를만한 가공할 토크와 순간 가속력은 수치적 출력 이상으로 느껴질 정도다.


시승차는 리미트가 제거된 상태였고, 전륜 브레이크가 C63 AMG 사양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어있었고, 배기튜닝과 서스펜션은 PSS9이 장착되어 있었다.


CLK55 AMG
를 시승하면서 과거 트랙션 컨트롤이 없을 때 벤츠 V8과 같이 펀치가 큰 엔진을 노인네들이 어떻게 다루었는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제어장치를 꺼버리고 CLK 55AMG를 운전하는 것은 그저 무모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


그냥 차가 잘나간다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엔진과 타이어의 관계가 주인과 너 죽어하면 바로 죽거나죽는 시늉을 해야하는 노예의 그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무리 좋은 타이어라해도 제어장치가 중재를 하지 않으면 개같이 일해야 하는 노예의 입장인 타이어는 순식간에 수명을 다해 버리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벤츠의 V8 BMW나 아우디의 그것보다 훨씬 남성적이고 박력이 있다.

소리가 더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약간 느슨한 핸들링 감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하드웨어를 구성함에 있어서 미숙함은 결코 발견할 수 없다.


문제는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실내의 품질이나 재질에 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CLK의 실내 품질은 현대에게 오히려 한 수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깜빡이를 켜는 다기능 레버의 위치는 인체공학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달아놓은 듯 보인다.

좌측 깜빡이를 켤 때는 괜찮은데 되돌릴 때는 스티어링에서 손을 떼야할 정도로 너무 밑에 있다.

보통 깜빡이를 켤 때 고정시키기 보다는 살짝 건드리면 3번을 깜빡이는 기능이 요즘 독일차에 일반적인데, 이 녀석은 살짝 건드리다보면 고정되어 버린다.


느낌이 헐렁헐렁하기 때문에 신경써서 미세하게 조정하지 않으면 그냥 고정되어 버린다.

구형 미제차의 느낌과 비슷하고 헤드라이트 스위치의 주변 플라스틱의 재질이나 분위기가 크라이슬러의 싸구려 차들과 비슷하다.


시트를 제외하면 맘에 드는 구석을 찾을 수 없고, 특히 센터패시아의 골격은 대시보드에서 내려오는 부분이 두부분으로 나누어지는 곳에는 신용카드 두세개를 모아서 꽂아넣을 정도의 갭이 있는데, 요즘 국산차에서도 보기 힘든 구조의 구성이다.


벤츠 마크가 없는차라해도 좋게 봐주기가 민망할 수준의 실내 품질이나 재질감각은 E클래스 이하의 차량을 탈 때면 늘 나를 까탈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도 운전이 즐거우니, 게다가 이차를 안사고 다른차라는 확실한 대안이 없으니 어쩌겠나?


비슷한 컨셉의 차는 현재는 아우디 S5나 나와야 가능한데, S5를 수동으로 경험한 바 펀치나 주행감각은 CLK쪽이 훨씬 호쾌하다.


만약에 전체를 꼼꼼히 비교한다면 아우디 S5의 실내는 CLK를 짝퉁 명품으로 전락시킬 정도의 극과극의 차이가 있을 정도긴 하지만 말이다.


펀치가 좋은 V8엔진에는 변속기가 민첩해야한다거나 단수가 많아야한다거나하는 조건들이 불필요하다.

킥다운없이 그냥 그 단수에서 회전수가 아무리 낮다해도 그대로 밀어붙일 수 있는 파워만 있다면 4,6기통 엔진의 킥다운은 그저 가소롭기 때문이다.


터널에서 가속을 해보면 CLK 55AMG는 그야말로 뒷골목의 깡패를 떠올릴 정도로 무서운 소리를 낸다.

실내에 유입되는 음량이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여친을 옆에 태우더라도 투덜대진 않을 것 같다.


C
클래스 플랫폼으로 만들었지만 C클래스보다 훨씬 폼이 난다.

집에 차가 여러대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고, 그 취향이 흔해빠진 세단을 타는 사람보다 고귀해 보일 수도 있다.

오너의 말에 의하면 시승차처럼 리미트를 푼 CLK 55AMG는 계기판상으로 305km/h정도 나간다고 한다. 느낌으로 충분히 점령할 수 있을만큼 시프트업이 되면서도 쭉쭉 앞으로 뽑아줄 정도로 강하게 잡아당긴다.


연비는 신선놀음을 하지 않는다면 시가지에서 4~5km/L정도로 보면되고, 타이어 수명은 적당히 즐긴다면 6000~8000km를 사용하면 알뜰하게 썼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류의 토크 50이 넘는 엔진에 매달려 있는 타이어들은 그야말로 언제 저세상으로 갈지 모르는 파리목숨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CLK
W208때도 느꼈지만 고속으로 크루징을 할 때 정말 안정적이고 운전이 편안하다.

긴장감이 없고, 발끝 감각으로 커버하는 속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추월과 가속시에 너무나 여유가 있다.

탑기어 이외에는 다른 기어를 사용할 빈도도 거의 없다.


100km/h
주변으로 항속하면 리터당 10km/L를 살짝 넘는 연비도 가능하다.

역시 이렇게 작은 바디에 큰 엔진을 조합한 경험이 많은 브랜드라 주행과 관련된 기술들은 능숙하기 짝이 없다.


이런 능숙함이 있으니 실내를 아무리 그지같이 만들어도 차를 팔아먹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허접한 벤츠의 실내와 비교하면 요즘의 아우디나 BMW는 노력파로 보일 정도다. 어떻게 벤츠 한번 따라잡아보겠다는 의지로 정말 열심히 뛰는 듯 보인다.


국내에서는 극도로 작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쿠페 시장에서 CLK는 그래도 그 역할에 충실하다고 봐야 한다.

어차피 많이 팔아서 이익을 주는 모델도 아니고하니 그 존재감으로 역시 벤츠라는 말들이 튀어나오게 해줄 수 있으면 그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평가가 쌓이고 쌓여서 일반적인 의견으로 굳어져버리면 그 이미지를 되돌리는 것이 무척 어렵다.

벤츠를 아끼고 언제나 몇몇 벤츠 모델을 드림카 리스트에 고히 간직하고 있는 벤츠 매니어의 입장에서 벤츠를 타려는 분들께 눈을 크게 뜨고 차를 들여다보시라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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