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이 2002년도에 국산차 대비 점유율 1%를 넘어선 이래 현재까지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소위 히트모델이라고 하는 베스트셀러 모델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몇년이었다.

렉서스가 현재의 시장 지위를 누리게 된데에는 ES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할만큼 많은 대수가 팔려나갔다.
선대 모델인 ES330의 히트는 ES350으로 풀모델체인지가 되면서도 전혀 식지 않았고, 5000만원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붙박이 모델이 되었다.

기본형 5960만원, 프리미엄 6390만원이라는 가격은 5시리즈, A6, E클래스의 C세그먼트 대표선수들의 주판매 모델과 절묘하게 가격 간섭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위치에서 경쟁자가 없었다.

528i가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통해 ES350의 안정된 포지션에 충격을 가하는 듯 보였지만 작년에 3300대가 팔려 월평균 300대를 조금 못미치는 판매실적이 올해에도 거의 비슷한 숫자를 유지하는 것만 보더라도 부동의 렉서스 로얄층이 확실히 두텁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독일차가 가격을 인하해도 렉서스와 대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진 고객층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되고 렉서스 입장에서 새제품을 포지셔닝할 때 수월해지는 이점도 생긴다.

렉서스 전용모델은 원래 후륜구동 베이스의 GS, LS가 렉서스의 정통성을 가지며, 사실 ES는 도요타의 캠리를 베이스로 하는 모델이다.
철저히 북미의 주행패턴과 구매기호를 고려해서 만든 모델인만큼 우리나라 실정에도 잘 맞는 모델이라 볼 수 있다.

커다란 덩치에 출렁이는 승차감, 골프백 4개를 소화해낼 수 있는 큰 트렁크, 실제 차량의 수준보다 높게 평가되게 만든 시각적인 고급성과 높은 품질등은 왠만한 한국 중년층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항목이겠다.

시동을 걸면 들리는 초저소음 엔진작동음과 가벼운 핸들의 느낌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할 부분이다.
277마력의 3.5리터 엔진은 생각보다 파워풀했고, 가속력도 일품이었다.

비슷한 출력의 혼다 어코드와 비교하면 급가속시 차를 견인하는 자세가 조금 어정쩡한 것이 하체의 능력에 비해 파워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토크스티어도 클뿐더라 완전히 직선이 아니면 파워를 높이면서 주행하는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출렁이고, 근본적으로 밸런스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정감이 없다.

ES를 선택하는 오너들이 특별히 고려하는 내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주행안정성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현대의 TG의 서스펜션 세팅보다 오히려 한수 아래이다.
전체적인 킥백이나 조향감각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현대 XG세대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구지 국산차와 비교를 하는 이유는 TG나 제네시스가 얼마나 큰 성과를 냈는지 상대적인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S는 철저히 특정 시장이 원하는 형태의 차로 만들어졌다.
렉서스라는 그럴듯한 포장에 왠만해선 고장이 안나는 품질을 앞세웠지만 하체 설계 단계에서 고도의 엔지니어링이 들어갔다던지 주행의 재미를 느끼게하는 요소는 전혀 없다.

신분이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는 GS와 비교하면 ES에 투입된 세팅능력은 정말 보잘 것이 없다.
GS는 부드러움속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기초 운동신경이 갖춰졌지만 ES는 운동신경이 전혀없는 운동치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언급된 장점 이외에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이라는 점과 네비게이션의 작동을 순정 스위치들을 모두 이용해서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차체에 장착된 G센서와 횡가속센서가 한국형 네비게이션과 연결되어 있어 지하에서 램프를 따라 빙글빙글 돌아도 네비게이션이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 앞좌석 쿨링 시트등은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다.

ES는 시장에서 엄청나게 환대받는 모델이기는 하지만 시승을 통해 한가지 얻은 확신은 이정도 수준이면 현대의 수준에서 그리 멀리 위치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차의 전체를 평가할 때 특정항목만 두드러지는 것은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아직도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대가 그동안 풀었던 숙제의 난이도와 비교하면 ES를 따라잡기 위해 남은 숙제의 난이도는 이전것보다 강도가 약하다는 점이다.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