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8과의 첫번째 만남은 와인딩으로 시작해서 30분 정도의 고속주행 그리고 다시 와인딩으로 마무리 되었었던 시승이었다.


대단한 조립완성도와 품질이 좋았고, 드라이섬프를 사용하는 4.2리터 V8엔진은 같은 출력을 가지는 RS4의 그것보다 한결 더 다이나믹했다.


수개월이 흘러 TID 디자인에서 각종 바디킷을 장착한 사양을 고속주행 위주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R8이 가진 고속주행 성능을 테스트함은 물론 새롭게 장착된 바디킷들이 300km/h가 넘는 속도를 제대로 견딜 수 있는지를 동시에 점검하는 기회를 가졌다.



R8
420마력의 어쩌면 좀 겸손한 파워를 가진 준 수퍼카의 레벨이다. 예정에는 500마력 오버의 V10이 뒤따를 예정이었지만 이 계획이 없어지고 대신 V12 6.0 TDI 500마력짜리 수동버젼이 소개되었다.

가야르도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이로서 R8은 가야르도와 포지션 간섭없이 자신의 견고한 위치를 지켰다고 본다.



시퀜셜 타입 변속기는 상당히 정확하고 견고한 느낌을 주지만 습관적으로 변속할 때마다 가속패달을 떼었다 붙이는 식으로 변속기의 무리를 주지 않는 운전을 할 때 회전수의 하강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그래도 RS4와 비교하면 회전수의 하강이 빨라 가속패달을 놓았을 확실한 감속을 만들어내고 이로서 좀 더 확실한 직결감을 느낄 수 있다.


8000rpm
을 돌리는 느낌도 좋고 회전수가 시원한데다가 기어비의 설정이 좋아 엔진의 최대파워를 최고속을 발휘하는데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설정이었다.


각단 최고속은 2 100km/h, 3 150km/h, 4 200km/h, 5 258km/h, 6 7600rpm일 때 계기상 305km/h를 마크한다.



오르막에서 전부하 상태 6 7300rpm 290km/h로 상당히 긴시간을 항속할 때의 오일온도 변화도 전무하다.


V8
이면서도 펀치력을 강조한 느낌보다는 유연성을 강조한 타입이라 우왁스런 가속력이나 순간가속력에 놀랄 세팅은 전혀 아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세팅은 하체가 발휘하는 능력과 아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고속코너링에 대한 발군의 실력은 R8의 하이라이트중에 하이라이트였다.


240km/h
로 돌아나가는 고속코너에서 3번의 범프를 만났을 때의 차의 움직임은 R8과 비교되는 그 어떤 차의 그것과 비교해도 탁월한 안정성을 보여주었다.


카레라S보다는 훨씬 나은 안정감을 GT3와 비교하면 비슷한 코너링 속도를 가지지만 GT3가 좀 까다로운 특성을 보이는데 비해 R8은 차가 어떻게 될 지 도대체 얼마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는지 정확하게 운전자에게 전달해주는 정직한 세팅이었다.



코너를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차들은 많다. 하지만 극한의 안정감과 함께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 수 있는 차들은 한정된다.


예를들어 페라리나 콜벳의 경우에는 분명 더 높은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것을 이성으로 간파하지만 코너에서 범프를 쳤을 때의 동작에 놀라 속도를 줄여야하는 경우가 많고, 지금보다 10km/h를 더 높여서 코너를 돌면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이 상당히 심난한 경우가 많다.


R8
은 이런면에서 더 높여서 돌 수 있다 없다를 현재의 속도에서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TID
에서 디자인한 제품들은 모두 대단한 완성도를 가진 듯 보였다. 300km/h이상을
달려도 모든 부품들이 모두 제자리에 잘 붙어있었고, 테스트를 마친 후 다시 공장에 들어가 각 패널들이 높은 공기의 흐름속에서 혹시 접합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R8
은 충분히 인정받을 수준의 높은 완성도의 기계임에 틀림없다. 아우디가 그동안 너무 안정적이라 재미가 덜하다는 비판 아닌 비판에도 불구하고 R8의 고속안정성을 아우디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을 높이사고 싶다.



운전재미와 확실한 코너웍을 가졌고 이렇게 짧은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가진차가 고속에서 이렇게 유연한 동적 성능을 가지는 것은 아우디가 그동안 만들었던 차들과 다른 변종을 만들면서도 그들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철학을 차에 담아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기술이 좀 더 돋보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제시하는 수치적인 데이터만으론 뭔가 부족하다.

그동안 만들었던 차들과 일맥상통하는 연관성, 철학 그리고 시대를 리드하되 흔들리지 않는 고집이 있어야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아우디는 그런면에서 튀지 않으면서도 강한 색깔을 가지고 있고 어떤 종류의 차를 만들어도 그들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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