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승한 재규어 시승은 용인 주변 와인딩에서 이루어졌다.

96년 XJ6 4.0 시승했을 때 받은 감동이 컸던 이유는 기계적인 감흥을 초월하는 차가 운전자를 사로잡는 분위기에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완벽한 밸런스와 자동차=기계라는 차가운 시선보단 바디라인 곳곳에 숨어있는 고집이 나의 재규어에 대한 인상이다.



X타입은 재규어가 추구하는 바디라인을 심어주었지만 세련된 외모뒤에 약간 인공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아쉽다.



실내에 앉으면 재규어임을 알아챌 수 있는 요소들이 제법 많다.

특이한 J형 체인지레버는 수동기능이 없지만 + - 수동기능이 없다고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소한 것은 게의치 않는다.



한가지 주의해야할 것은 2단과 3단을 주로 사용하는 와인딩에서, 체인지레버를 옮기지 않으면 각단수 리미트에 걸렸을 때 연료차단으로 시프트 업이 안되기 때문에 독일차 자동변속기(수동모드에서도 레드존에 닿으면 자동으로 시프트 업)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변속 타이밍을 잃지 않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일단 발진 가속을 포함한 전반적인 가속성능은 237마력만큼 인상적이진 못하다.

어차피 정신없이 오르는 속도계의 바늘로 어느차가 더 빠르다라고 짐작하긴 힘들기 때문에 수치적인 데이터를 참고하거나 직접 스탠딩 스타트로 드래그 레이스를 해봄으로 누가 빠른지 알 수 있지만 가속시 느껴지는 응어리진 압축된 힘이 약한 것이 조금 아쉽다.



2단으로 110km/h를 커버할 수 있는 기어비이면, 충분히 더 큰 펀치를 가질 수 있었는데 말이다.

곧바로 이어지는 우측 코너는 미리 전력으로 출발해 진입하면 120km/h정도로 진입되는데, 중간에 노면의 기복으로 약간의 바운스를 예상해야 한다.



코너를 도는 중간에 즉 차가 운전석 쪽으로 기운 상태에서 바운스를 하고 착지를 하는 조건이라 차의 평형성을 보기 좋은 조건이다.



롤강성을 단순히 매끄러운 노면에서 차의 기울기만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이처럼 차가 삐뚫어진 상태에서 바운스 후 착지하면서 추가로 롤이 증가할 때의 느낌을 보면 차의 좀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정신없이 이어지는 와인딩을 좀 과감하게 들어서면 X타입은 상당히 스포티하지만 운전자를 많이 가릴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차의 하체 세팅이 경쟁되는 독일차와 비교하면 승차감을 좀 더 고려한 세팅이고, 결과적으로 바운스 후 착지하는 시간이 좀 길게 느껴진다.



노면의 기복으로 붕 떴다가 다시 내려오는 시간이 길다는 이야기이다.

제동과 급코너가 수시로 반복되는 타이트한 와인딩에서는 제동을 걸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턴을 시작할 때 제동 중 앞으로 이동했던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원위치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렇게 무게중심이 원위치하는 시간이 차의 핸들링과 코너 진입시 후륜의 접지상태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X-타입은 차를 달래면서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약간 심할지도 모르는 요잉이 부담이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코너에서 약하게 바운스 하면서 착지하면서 지지하는 바퀴를 중심으로 뒤우뚱하는 느낌이 단순히 스트로크가 큰 서스펜션 특성과 관련된 것 같지는 않다.



코너를 탈출할 때는 4륜 구동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코너를 탈출하면서 가속패달을 때리면 푸시언더가 조금 부담스럽다.



전륜이 스티어링 꺽은 방향으로 좀 더 잡아 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강하다.

즉 전륜이 조타한 방향으로 끌고가는 힘보다 후륜이 전진방향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약간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이다.



한번 더 강조하지만 X타입은 후드에 달린 재규어가 아니더라도 재규어임을 알아챌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B세그먼트 유러피언 중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뒷좌석과 실내 분위기, 그리고 아름다운 바디 라인과 유럽의 건축물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디자인은 독일차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만 재규어가 선택한 4WD는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려면 좀 더 숙성이 필요할 것 같으며, 엔진음색도 차가 가진 위치와 성격에 맞게 좀 더 스포티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재규어는 누가뭐래도 아름다운 차이다.

역사와 그동안 만들어왔던 차종들이 있기에 지금의 디자인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브랜드가 가진 역사적 배경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힘이 되는지 느낄 수 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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