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5가 A5와 함께 데뷔한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항상 S시리즈는 일반형 모델의 라이프 사이클이 중반 이후에 접어들었을 때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요즘 아우디의 S시리즈 출시는 상당히 적극적인 마켓공략의 묘를 살리는 듯 보인다.

A5에는 신형 A4의 플랫폼이 사용되었으며, 가장 큰 변화로는 전륜 액슬의 위치를 앞으로 당겨 오버행을 줄이는 것과 S5에는 RS4처럼 앞뒤 40:60의 토크 배분을 기본으로한다.

이 두가지 요소는 기존의 아우디의 끈적하지만 타이트함이 부족했던 즉 안정성에 초점을 두느라 BMW와는 약간 다른 길을 걸었던 그래서 BMW광팬들은 아우디의 스포츠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바로 이런 요소들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들이다.

독일제 V8 354마력에 6단 수동 2도어 럭셔리 쿠페는 대단히 매력적인 차이다.
상위레벨에 있는 6시리즈나 벤츠의 SL과 같은 모델이 전혀 부럽지 않을 정도의 고급성과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최신형 모델이다.

디자인에서 가장 큰 임팩트는 R8처럼 헤드라이트 하단에 LED를 장착한 것인데, 아우토반에서 달려오는 S5를 두배는 더 멋지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시트 포지션을 잡고 시동을 건다.
상당히 낮은 시트 포지션은 차의 크기를 좀 더 우람하게 느끼게 한다.

S5를 우람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시트포지션만은 아니다. 4.2리터의 당당한 풍체에서 뿜어내는 배기음과 내손에 쥐어진 수동변속기의 노브는 이미 내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한 셈이다.

달리기 위해서 혹은 폼잡기 위해서 태어난 태생을 잘 아는터라 내차도 아닌데 폼잡기는 글렀고, 누가 봐주지도 않는 시골구석에서 오직 달리는 것만이 S5를 즐기는 길이리라.

파워가 좋지만 액셀링에 경박하지 않고, 그렇다고 BMW의 신형 5리터 V8 밸브트로닉 엔진처럼 오른발과 엔진의 단절감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쾌하고 내가 엔진을 조련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아우토반에 올리는 램프에서 과감하게 던져본다.
일단 중요한 것은 평형성이 굉장하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핸들링 점수는 엄청 따고 들어간다.

그만큼 머리의 움직임이 기존의 아우디와는 차이가 있다.
조금이라도 줄어든 오버행과 뒤에서 밀어주는 힘이 커진 것은 아우디가 그동안 지켜왔던 나름의 철학을 큰 폭으로 수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3단, 4단, 5단 풀rpm에서 260km/h를 마크한 후 6단에 넣고도 힘이 남는다.
재미있는 것은 레드존이 시작되는 7000rpm을 지나서 7500rpm에서 회전한도에 부딪치는 바로 이 영역을 즐겨 사용할 때의 쾌감이다.

난 원래 레드존을 사용하는 것을 전혀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전수가 높은차를 무조건 선호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레드존에 가까이 가면 엔진은 토크를 발휘하지 못해 희매가리가 없어진다.
때문에 차를 빨리 몰기 위해서 레드존에 들어갈 이유는 거의 없다.

하지만 S5는 7000rpm을 넘었을 때도 토크의 급격한 하락을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4단과 같이 무게와 속도, 그리고 공기저항을 이겨야하는 고단의 상황에서도 레드존을 넘겨서 변속하는 것이 신난다.
파워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V8엔진은 저회전때 아름다운 저음과 비트를 선사하고 회전수가 올라가면 음색이 얌전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S5는 저음을 즐긴 후 중고속으로 상승할 때 엔진의 으르렁 거림과 흡기음이 묘하게 공존하면서 더 이상 펀치가 아닌 고속으로 쥐어짜는 듯한
감성의 교차가 일어난다.

과거의 아우디 4.2 V8엔진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진화가 있었다.
구형 아우디를 타는 사람들에게 약간 실례가 될 수 있지만 같은 배기량에 비슷한 출력이라해도 스포츠성은 비교도 안되게 향상되었고, RS4 엔진이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S5는 경쟁차종인  BMW 335 트윈 터보보다 180km/h까지의 가속시간이 1.3초나 빠르다.

배기량이 크니까 당연히 빠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은 통하지 않는다.
이유는 BMW는 역사적으로 가속력 경쟁에서 동급의 아우디에게 진적이 거의 없다.

Auto Motor und Sport의 테스트 결과에서 S5는 335i 에 비해 전체 점수에서는 약간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성능과 핸들링을 포함한 주행관련 점수에서는 335i보다 눈에 띄게 앞섰다.

S5가 주행연비로 인한 Running cost의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해 전체점수에서 뒤졌지 핸들링 점수에서도 335i와 거의 대등하거나 일부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S5로 고속을 내달리는 것도 재미있지만 국도를 달릴 때는 이보다 훨씬 재미있다.
미리도 언급했지만 적당한 각도의 코너를 제법 고속으로 달릴 때의 평형성과 가벼운 좌우 몸놀림은 확실히 아우디의 주행감성이 크게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DNA의 변화는 신형 A4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계기판 중앙하단 좌측에 현재 단수를 표시하는데, 시프트 업을 해주라는 화살표 표시가 있다.

옛날 80년대 후반 르망에 적용된 시프트 업 인디케이터가 S5에 장착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빌어먹을 이런 쓸데없는 기능은 아우디와는 전혀 걸맞지 않으며, 괜히 계기판만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전세계적으로 S5를 수동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유럽에 거주하고 수동운전에 도가 튼 사람들이다.
이런 고객성향을 고려했을 때 이런 기능에 고마워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제동 느낌도 좋다.
제동파워가 충분하고 밟는 힘에 리니어하게 반응하는 것도 아우디가 그동안 BMW에 밀렸던 부분이었는데, 확실히 감각이 스포티하고 정교해졌다.

뒷좌석의 공간은 성인이 장시간 타고 가기에 충분하진 않다.
하지만 뒷좌석으로 들락날락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으며, 트렁크 공간도 만족스럽다.
S5는 스타일에서 확실히 도로를 압도한다.

그리고 새로운 아우디의 주행철학을 곁들인 과도기적 시점에 탄생한 스포츠 쿠페이다.
한국에서는 협소한 쿠페시장에 S5가 큰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

S5는 스포티한 차이면서도 아주 젊은이들보다는 나이가 조금 있는 중년부부가 함께 타면 훨씬 더 잘 어울릴 차이다.

아우디가 최근 몇 년 동안 쌓아온  gentle하면서도 dandy한 이미지를 드라마틱하게 발전한 스포츠성과 함께 대단한 숙성도로 완성된 S5가 주행철학에 대한 아우디의 큰 결심을 잘 뒷받침해주기 바란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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